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베테랑들이 보여줘야 한다.
롯데 공필성 감독대행은 빙모상으로 30일 대구 삼성전을 지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후반기 시작과 함께 임시 지휘봉을 잡으면서 한 가지 명확한 방향성을 보여줬다. 베테랑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아직 성적을 포기할 수 없다는 메시지다. 일단 팀 분위기부터 바꾸고 그 다음 방향을 모색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공 감독대행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주장을 손아섭에서 민병헌으로 교체했다. FA 이적 2년차지만, 프로 14년차 베테랑이다. 그리고 문규현, 정훈 등을 1군에 올렸다. 마무리도 박진형에서 다시 손승락으로 교체했다. 30일에는 퓨처스리그서 빌드업하던 또 다른 베테랑 채태인도 1군에 올렸다.
올 시즌 롯데에서 제 몫을 해내는 베테랑은 전준우와 민병헌, 중간계투 고효준 정도다. 전준우는 95경기서 타율 0.311 17홈런 61타점 66득점, 민병헌은 59경기서 타율 0.315 5홈런 26타점 37득점이다. 민병헌은 시즌 초반 부상으로 1개월 반 정도 결장했다. 그 기간을 제외해도 롯데에서 가장 꾸준히 활약하는 타자다. 고효준은 무려 55경기서 2승7패14홀드 평균자책점 5.52. 기록을 떠나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한 투수라는 점에서 성실함을 인정 받아야 한다.
이제 베테랑 대열에 접어든 손아섭은 96경기서 타율 0.288 6홈런 46타점 55득점이다. 간판타자 이대호는 98경기서 타율 0.278 12홈런 71타점 36득점. 둘 다 나쁜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이름값을 감안하면 좀 더 해줘야 한다.
30일 1군에 올라온 채태인은 허벅지 부상으로 2개월간 이탈했다. 39경기서 타율 0.219 3홈런 19타점 6득점. 많은 분발이 필요한 베테랑이다. 마무리로 복귀한 손승락도 기복 없는 투구가 가장 중요하다.
토종 선발진, 포수, 중앙 내야 정도를 제외한 모든 파트를 실질적으로 베테랑들이 이끌어간다. 공 감독대행이 베테랑 위주로 가기로 했으니 베테랑들이 그라운드에서 실력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 팀 타선 부진의 열쇠도 일단 베테랑들이 쥐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4연패로 출발한 것도 결국 베테랑들이 솔선수범하며 풀어내야 한다.
베테랑들이 성적을 내면서 덕아웃 분위기를 이끌고, 젊은 후배들이 따라오면 자연스럽게 끈끈한 케미스트리, 건전한 경쟁 분위기가 조성된다. 팀 분위기부터 살려야 장기적인 차원에서 리빌딩도 모색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포스트시즌 진출은 힘들어도 순위를 1~2계단이라도 상승할 동력을 얻을 수 있다.
롯데가 장기적으로 건강한 야구를 하려면 리빌딩이 필수다. 그 계획과 시스템은 코칭스태프, 프런트의 몫이다. 다만, 현장에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경쟁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건 사령탑과 선수 공동의 몫이다. 지금 롯데에선 베테랑들이 해내야 한다.
[공필성 감독대행(위), 롯데 선수들(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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