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파이터로서 권아솔(33)의 커리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권아솔은 8일 서울 역삼동 아르누보시티 컨벤션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파이터로 임하는 포부에 대해 밝혔다.
권아솔은 지난 5월 18일 열린 ROAD FC 053 메인이벤트에서 만수르 바르나위에게 패한 바 있다. 1라운드 3분 44초 만에 리어네이키드초크에 의한 서브미션 패배를 당한 것. 끊임없는 신경전을 통해 자신감을 드러냈던 것에 비하면, 매우 굴욕적인 패배였다.
‘100만불 프로젝트’에서 씁쓸히 퇴장한 권아솔은 이후 ROAD FC를 통해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정문홍 전 대표는 지난 6월 ROAD FC 자체 콘텐츠를 통해 권아솔의 의사를 전하는 한편, 선교 활동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권)아솔이가 ‘저는 은퇴를 하겠습니다’라고 하더라. 마음대로 하라고 답했다. 하지만 신중히 생각해보라고 했다. “아솔이 본인의 인생 계획이 있었다. 브라질에 선교 활동을 가는 게 그중 하나였다. 나도 알고 있었다. 100만불 토너먼트를 하고 이기든 지든 가는 걸로 확정이 되어 있었다.” 당시 정문홍 전 대표가 남긴 코멘트였다.
하지만 권아솔은 기자회견을 통해 현역으로 커리어를 이어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권아솔은 “은퇴한다는 말은 아니었는데 와전이 된 것 같다. 고민을 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은퇴를 하면 도망간다는 느낌이 들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ROAD FC는 빠른 시일 내에 권아솔의 복귀전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권아솔의 복귀전 상대는 샤밀 자브로프(러시아)가 될 가능성이 높다. ROAD FC는 권아솔이 샤밀을 제압한다면, 만수르와의 재대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권아솔은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말이 있지 않나. 그렇게 떠나면 좋을 것 같다. 한국에 있는 후배들에게 벨트를 물려주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라고 전했다.
-기자회견을 갖게 된 배경은?
“(만수르에게)패한 이후 조금 쉬었고, 은퇴까지 고민을 했다. 은퇴한다는 말은 아니었는데 와전이 된 것 같다. 고민을 했던 것은 사실이다. 원래 이기면 곧바로 브라질에 선교 활동을 하러 갈 계획이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민했던 것이다. (선교 활동을)가긴 할 텐데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 만수를 잡은 이후 선교 활동을 다녀오겠다.”
-선교 활동을 다녀올 계획이라고 들었는데 심경의 변화가 생겼나?
“이기면 갈 생각이었다. 15년간 격투기 생활을 해왔는데 이렇게 은퇴를 하면 도망간다는 느낌이 들 것 같았다. 만수르를 잡고 은퇴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확실히 한국격투기는 내가 빠지면 재미가 없다. 한국격투기가 망할 것 같아서 내가 복귀해 시끄럽게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나라 경제도 힘든데 사람들이 욕할 대상이 필요하지 않나. 욕먹을 각오로 돌아왔다. 쉬는 동안 살이 많이 (살이)탔다. 선교 공부는 계속 했다. 매주 정해진 날마다 목포(고향)에 가서 노숙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며 선교 활동을 했다. 지난주에는 섬에 가서 일손을 도와드렸다.”
-만약 샤밀을 이긴 후 만수르까지 제압한다면, 곧바로 은퇴할 생각인가?
“만수르를 이긴 이후에 대해선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 생각보다 센 상대여서…(웃음). 다만,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말이 있지 않나. 그렇게 떠나면 좋을 것 같다. 한국에 있는 후배들에게 벨트를 물려주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샤밀보단 남의철이 복귀전 상대로 더 의미가 있지 않나?
“만수르에게 패한 후 목표가 생겼다. (남)의철이 형과의 경기는 한국 격투기계에 의미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 의철이 형처럼 추해지긴 싫다(. 선수가 적절한 시기에 은퇴하지 못하면 추해진다(웃음). 나는 이제 말년이라 생각한다. 아름다운 은퇴를 하고 싶을 뿐 ‘퇴물매치’는 하고 싶지 않다.”
-만수르와의 맞대결에서 한계를 보였다는 평가다. 앞으로 어떻게 준비할 생각인지?
“확실히 경기를 오래 쉬었던 것으로 인한 약점도 있었다. 경기를 하며 멍한 느낌도 들었다. 준비한 부분이 있었는데 몸에서 잘 나오지 않았다. 그런 부분들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 몸이 빠르게 반응하지 못했다. 대비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앞으로의 포부를 밝힌다면?
“갑자기 취재진을 불러 죄송하다. 아무 것도 아닌 선수인데 와주셔서 감사드린다. 내가 있어야 한국 격투기도 더 재밌어진다. 팬들도 내가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욕도, 응원도 많이 해주셨으면 한다.”
[권아솔.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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