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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김선형이 1쿼터에만 15점을 몰아쳤다. 이대성의 3쿼터 폭발력도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냉정히 볼 때 김상식호는 세계무대에서 1~2명의 분전만으로 경기에 균열을 낼 수 없다.
31일 개막하는 2019 FIBA 중국남자농구월드컵 직전에 치른 마지막 모의고사. 인천 4개국 국제농구대회다. 24일 FIBA 랭킹 6위의 리투아니아에 29점차로 대패했다. 그리고 25일 FIBA랭킹 24위의 체코다.
신장, 체격, 운동능력, 기술의 열세. 공수에서 뾰족한 해답이 없다. 일단 라건아, 김선형, 허훈, 최준용 등의 기동력을 활용한 얼리오펜스가 1옵션이다. 그러나 40분 내내 빠른 공격만 할 수는 없다. 실점 후 세트오펜스가 문제다.
라건아를 활용한 2대2는 쉽지 않다. 김상식 감독은 리투아니아전 직후 "큰 선수들이 스위치를 해버리니 방법이 없다"라고 말했다. 신장이 크고 기동력을 갖춘 상대가 내, 외곽에서 올 스위치를 하면 패스루트가 사라진다. 이럴 경우 기술을 갖춘 선수가 골밑을 헤집은 뒤 외곽찬스를 보거나 라건아의 찬스를 보는 게 현실적이다.
이 역할은 김선형이 적격이다. 25일 체코와의 맞대결. 자신보다 훨씬 큰 NBA리거 토마스 사토란스키(시카고 불스)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반대로 공격에선 계속 드라이브 인을 시도했고, 득점도 많이 올렸다. 이런 패턴을 좀 더 가다듬어 미드레인지에서 찬스를 만들거나 3점슛 기회를 노리는 게 현실적이다. 김 감독은 "수비가 있어도 일단 시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장신가드로 활용 가능한 최준용의 수비 및 패스 센스, 체코전 3쿼터 이대성의 외곽슛 폭발력. 간간이 흐름을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그러나 경기는 40분이다. 이들을 제외하곤 사실상 공격에서 흐름을 이끌 선수는 없었다. 라건아조차 골밑 슛을 던질 때 자신보다 큰 수비수를 의식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수비는 더 걱정이다. 리투아니아 NBA리거 조나스 발렌츄나스를 라건아가 1대1로 맡았다. 그러나 최소 2~3 포지션 이상 미스매치. 스위치&로테이션, 헷지를 지속했다. 문제는 초반부터 끊임없이 움직이니 후반에 에너지가 뚝 떨어졌다는 것. 로테이션이 무너지면서 무차별 3점포를 맞았다. 스크린을 당한 뒤 대처가 전혀 되지 않았다. 또 그 과정에서 라건아가 파울트러블에 걸리자 내, 외곽이 동시에 뚫렸다.
체코전서도 비슷했다. 스위치를 하면서 라건아가 외곽으로 나가니 빠른 패스게임에 골밑이 한 번에 뚫리는 약점이 여전했다. 초반부터 내, 외곽이 뚫리면서 패트릭 아우다, 제로미 보하츠, 마틴 페트리카 등에게 잇따라 3점포를 맞았다. 이들 모두 수비수 한 명을 쉽게 벗기고 돌파와 미드레인지 공략 능력까지 갖췄다. NBA리거 토마스 사토란스키는 말할 것도 없었다. 골밑에서의 간결한 2대2를 전혀 막지 못했다. 3쿼터까지 59-80으로 밀렸다.
그러나 세계무대서 트랩을 섞은 하프코트 및 풀코트 프레스 같은 건 더더욱 쉽지 않다. 정상적인 수비를 해도 체력소모가 심해 구멍이 생긴다. 개인기량이 좋은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지역방어를 오랫동안 사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날 2-3 매치업 존을 사용했으나 체코가 크게 어려워하지는 않았다.
물론 이승현의 투지 넘치는 수비와 공격리바운드 가담, 속공 마무리는 돋보였다. 그러나 한국 수비를 40분 내내 이승현이 '하드캐리'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라건아도 막판 수비 응집력이 돋보였다. 덕분에 흐름을 타면서 10점 내외로 추격했다. 체코 역시 외곽슛이 터지지 않으니 당황스러워하는 모습. 사토란스키를 뺐다가 경기 막판 다시 투입하기도 했다. 결국 한국의 89-97 패배.
이래저래 공수에서 경쟁력을 끌어올릴 확실한 카드가 마땅하지 않다. 개개인은 선전했지만, 김상식호는 세계무대와의 격차가 큰 현실을 이번 대회서 다시 확인했다.
[김상식호. 사진 =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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