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팀 농구가 더 좋았다."
한국 남자농구가 다시 한번 세계무대에 도전한다. 31일부터 중국에서 열릴 2019 FIBA 남자농구월드컵. 아르헨티나, 러시아, 나이지리아와 B조에 속했다. 한국농구가 보여줄 색깔이 24~27일 인천에서 진행 중인 4개국 초청대회서 일정 부분 드러났다.
한국의 목표는 1승이다. 현실적으로는 한국농구의 색깔을 세계무대에 보여주고, 어느 정도 통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래야 그를 바탕으로 미래의 한국농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우월한 신체조건과 개인기술, 조직력을 갖춘 FIBA랭킹 6위의 리투아니아, 27위의 체코는 상당히 좋은 스파링파트너였다.
김상식호가 지난 두 경기서 월드컵서 사용할 모든 걸 보여주지 않았다. 그러나 기본적인 뼈대는 분명했다. 공격에선 라건아, 김선형, 이대성 중심의 얼리오펜스가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우는 무기다. 허훈, 최준용 등 패스감각이 좋은 선수들이 가세한다. 실제 한국이 리투아니아, 체코를 상대로 잠시 흐름을 잡을 때 상황은 대부분 상대의 턴오버에 의한 빠른 공격전환이었다.
최준용이 체코전 도중 어깨를 다쳤다. 김상식 감독은 "소리가 들렸다. MRI를 찍으러 갔다"라고 했다.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큰 신장에 기동력, 패스센스, 수비센스까지 지난 최준용이 제외되면 김상식호의 옵션은 하나 더 줄어든다. 최준용을 가드 혹은 스몰포워드로 내세운 빅 라인업의 효율성도 떨어진다.
세트오펜스는 고민이다. 2대2에 의한 3점슛, 미드레인지 공략을 준비했다. 그런데 키 크고 빠른 리투아니아와 체코의 스위치디펜스에 고전했다. 김선형이 출정식에서 떠올린 5년 전 상황과 같았다. 라건아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슛은 조금이라도 틈이 생기면 수비수가 있어도 시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체코전 막판 접전을 펼친 것도 김선형의 과감한 돌파와 적극적인 3점슛 시도 덕분이었다. 5대5 상황서 세밀함을 가다듬는 게 숙제다.
수비는 다 보여주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스위치&로테이션, 헷지를 들고 나간다. 그러나 빅맨의 활동량이 늘어나 체력관리가 쉽지 않은 약점이 생긴다. 리투아니아전이 그랬고, 체코전 중반까지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두 가지 무기가 더 있다. 맨투맨을 섞은 지역방어, 그리고 풀코트 혹은 하프코트 프레스다. 지역방어의 경우 코너와 골밑 방어에 유리한 2-3을 활용한다. 김 감독은 "지역방어를 해서 큰 선수를 안에 집어넣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간격유지를 하면 체력소모를 줄일 수 있지만, 월드컵서 개인기술이 좋은 선수들에게 뚫릴 수도 있다. 양날의 검이다.
프레스의 경우 김 감독은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게 보이는데 지시할 수 없었다. 대신 연습은 많이 했다. 월드컵서 보여드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대한 수비변화를 다양하게 가져가면서 잠깐이라도 혼란을 안기면 성공이다.
한국 전력상 월드컵서 1승을 따내는 건 쉽지 않다. 여전히 공수에서 확실한 킬러 콘텐츠가 없다. 경기흐름에 따라 스코어 차가 너무 벌어지지 않게 관리하는 게 현실적이다. 다만, 심리적으로 밀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 김선형은 "리투아니아전을 비디오로 다시 보니 너무 소극적이었다. 적극적으로 하면 충분히 찬스를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MBC스포츠플러스 최연길 해설위원도 "쫄지 않으면 러시아(9월1일 B조 2차전)와도 해볼 만하다. 러시아가 체코보다 느리다. 쉐베드가 나오지 못하기 때문에(발목 부상) 슛만 조금 터지면 붙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농구의 색깔을 찾는 과정에서 미리 낙담부터 하거나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한국은 세계무대의 언더독이다. 잃을 게 없다.
[남자농구대표팀. 사진 =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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