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지더라도…” 이대성, 남다른 나이지리아전 출사표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어디 하나 부러져서 시즌을 못 뛰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이대성이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남긴 포부였다.

한국이 예선 2연패에 빠졌다.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지난 2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농구월드컵 B조 예선 2차전에서 73-87로 패했다. 한국은 조별예선 2연패에 빠졌다.

한국은 3쿼터 초반 격차를 1점까지 좁히는 등 경기 중반까지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3쿼터 중반 이후 러시아의 화력을 잠재우는데 실패했고, 결국 아쉬움 속에 예선 2차전을 마쳤다.

이대성은 러시아전에 대해 “매번 이렇게 15점, 20점 가까이 지다 보니까 너무 아쉽다. 많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충분히 해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한 두 번만 흐름을 넘었으면 충분히 해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너무 아쉽다”라고 말했다.

비록 한국은 패했지만, 교체 투입된 이후 이대성이 보여준 경쟁력은 인상적이었다. 이대성은 과감한 3점슛과 수비를 바탕으로 한국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대성은 22분 23초 동안 17득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3점슛은 9개 가운데 4개 성공시켰다.

이대성은 “솔직히 대표팀에서 맡은 역할이 내가 가장 잘하는 부분은 아니다. 현대모비스에서의 역할과 완전히 다르다. 여태껏 연습하고 땀 흘렸던 것을 못 보여주는 게 아쉽다. 내 강점은 플레이 메이킹이라고 생각하는데 슈터 역할을 하고 있어서 조금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대성은 이어 “물론 슛 연습을 많이 해서 자신감이 있지만, 플레이메이커 역할로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붙어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욕심이 너무 많다. 장점인 수비에 최선을 다하려고 했긴 했는데 많이 답답하다. 한국 팬들은 우리가 무기력해 보인다고 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대성을 비롯해 김선형, 양희종이 경기 초반 선보인 수비는 인상적이었다. 이대성은 “우리가 해야 하는 수비였다. 월드컵에서 더 크고 빠르고 잘하는 선수를 상대로 수비를 못해서는 답이 없다. 일단 수비를 하고 난 후에 슛이 들어가면 이변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첫 경기에서 지고 난 후여서 러시아전에서 에너지 레벨이 더 다운될 수도 있었는데, 공격수 1명은 내가 물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예선 2연패를 당한 한국은 오는 4일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예선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이 대회 개막 전부터 1승 상대로 꼽았던 상대다.

이대성은 나이지리아전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 자책만 하고 있으면 팀에 도움 될 게 없다. 나이지리아전에 대해 약속드리고 싶은 게 있다. 어디 하나 부러져서 시즌을 못 뛰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이대성. 사진 = 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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