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영화인들이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해 영화법 개정을 촉구했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는 영화 '겨울왕국2'와 관련해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제기하는 독과점해소를위한 영화인대책위(이하 반독과점영대위)의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독립영화협의회 낭희섭 대표, C.C.K픽쳐스 최순식 대표, 부산영화협동조합 황의환 대표,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안병호,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이은·반독과점영대위 운영위원 권영락, 반독과점영대위 대변인 배장수, 영화 '블랙머니'의 정지영 감독이 참석했다.
전날인 21일 반독과점영대위는 "특정영화가 스크린수를 과도하게 점유하는 스크린독과점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라며 "이는 다양한 영화 관람을 원하는 관객들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한국영화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태다"라고 지적하며 "'겨울왕국2'와 동시기 개봉한 한국영화들은 무너지고 있다"라고 공식 보도자료를 내며 긴급 기자회견을 예고해 파장을 일으켰다.
스크린이 과도하게 '겨울왕국2'에 쏠렸다는 이야기다. '겨울왕국2'는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사상 처음으로 사전 예매량 110만을 돌파하며 1편에 버금가는 신드롬급 인기를 예고했던 바. 사전 에매량으로 100만을 넘긴 영화는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 이후 최초다. 예매율은 92.6%에 육박했다.
이와 관련해 반독과점영대위 측은 이날 "'겨울왕국2'가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에 이어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또 일으키고 있다"며 "논란을 빚은 올해의 작품은 '엔드게임', '겨울왕국2', '캡틴마블', '극한직업', '기생충' 등이 대표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겨울왕국2'는 개봉 첫날에만 일일관객수 60만6807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관객수는 60만7972명. 첫날 확보한 스크린 수는 2343개였다.
이에 반독과점영대위는 "스크린 독과점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원회'는 2017년 11월에 발족한 이래 서울영상미디어센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국회 등에서 영화 향유권, 다양성 증진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수차례 개최하며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를 향해 '영화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증진에 관한 법률) 개정 및 바람직한 정책 수립, 시행을 촉구해왔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 해소는 법과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 특정 영화의 배급사와 극장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겨울왕국2' 등 관객들의 기대가 큰 작품의 제작, 배급사와 극장은 의당 공격적 마케팅을 구사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영화 향유권과 영화 다양성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것은 지양되어야 한다. 따라서 규제와 지원을 병행하는 영화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또 프랑스의 CNC(국립영화센터)가 시행하고 있는 영화법을 언급하며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일부 특정 영화들이 나머지 대부분의 영화들을 압사시키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시각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승자독식, 약육강식이 당연한 것이라면 우리들의 삶과 우리네 세상만사는 과연 어떻게 되겠나. 시장이 건강한 기능을 상실해갈 때 국회와 정부는 마땅히 개입해야만 한다.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 해소는 프랑스의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는 한시라도 빨리 '영화법'을 개정하고, 실질적 정책을 수립, 시행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엇보다 반독과점영대위는 "이 기자회견은 특정 영화를 저격하는 것이 아닌, 고질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구조를 타파하기 위한 자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하 반독과점영대위 입장 전문.
"영화법 개정, 규제와 지원 정책 병행하라"
지난 11월 2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겨울왕국2'가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에 이어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또 일으키고 있습니다. 올해 기준으로 두 번째로 높은 상영유율(63.0%)과 좌석점유율(70.0%)을 기록한 것입니다. 이처럼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빚은 올해의 작품은 '엔드게임', '겨울왕국2', '캡틴마블', '극한직업', '기생충' 등이 대표적입니다. '엔드게임'의 경우 무려 80.9%(상영점유율), 85.0%(좌석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스크린 독과점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원회'는 2017년 11월에 발족한 이래 서울영상미디어센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국회 등에서 영화 향유권, 다양성 증진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수차례 개최하며 국회,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를 향해 '영화법'(영화 및 비디오물의 증진에 관한 법률) 개정 및 바람직한 정책 수립, 시행을 촉구해왔습니다.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 해소는 법과 정책으로 풀어야 합니다. 특정 영화의 배급사와 극장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겨울왕국2' 등 관객들의 기대가 큰 작품의 제작, 배급사와 극장은 의당 공격적 마케팅을 구사합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영화 향유권과 영화 다양성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것은 지양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규제와 지원을 병행하는 영화법 개정이 이뤄져야 합니다.
프랑스의 경우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에 해당하는 CNC(국립영화센터)는 영화법과 협약에 의거, 강력한 규제 및 지원 정책을 영화산업 제 분야에 걸쳐 병행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15~27개의 스크린을 보유한 대형 멀티플렉스에서 한 영화가 점유할 수 있는 최다 스크린은 4개이며, 11~23개 스크린에서는 각기 다른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데 이는 바로 CNC의 규제 및 지원 정책에 기인합니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일부 특정 영화들이 나머지 대부분의 영화들을 압사시키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시각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승자독식, 약육강식이 당연한 것이라면 우리들의 삶과 우리네 세상만사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진정 그런 것일까요. 시장이 건강한 기능을 상실해갈 때 국회와 정부는 마땅히 개입해야만 합니다.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 해소는 프랑스의 사례에서 배워야 합니다.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는 한시라도 빨리 '영화법'을 개정하고, 실질적 정책을 수립, 시행해야 합니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에이스메이커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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