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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김지만 디자이너는 브랜드 ‘그라피스트만지’(이하 ‘만지’)의 이름을 고교 시절 별명에서 가져왔다. ‘지만’을 ‘만지’로 바꿔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옷에 직접 그래픽과 자수를 넣어 대중을 사로잡은 ‘만지’는 현재 두타 매장을 비롯해 신세계 현대 롯데 등 주요 점포에 입점돼 있다. 한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특히 중국과 일본에서 선호도가 높다.
여기까지 오는 길은 쉽지 않았다.
열등감이 나를 키웠다
그는 순수 국내파다. 유학을 다녀오지 않았다. 유명 디자이너 중에는 해외 유학파가 많다. 처음엔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화를 내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의 아이덴티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브랜드 이름에 자신의 이름을 넣은 것도 책임감을 갖고 중심을 잡고 싶었기 때문이다.
처음엔 ‘빈센트만’이라는 이름을 썼죠. 빈센트 반 고흐를 좋아하거든요(웃음). 동업을 했는데, 제가 원하는 방향과 달라서 못 견디겠더라고요. 모든 것을 주고 나왔어요. 이후에 빚을 갚으며 살았죠.”
뭐라도 된 것처럼 까불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우여곡절 끝에 ‘만지’를 론칭했을 때 주변에서 “왜 또 그걸 고집해?”라는 말을 들었다. 오기가 생겼다. 자신이 옳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주변에서 서서히 인정하기 시작했다. ‘빈센트만’ 시절의 디자인을 기억했던 팬들이 ‘만지’를 알아봤을 때 눈물을 흘렸다.
볼 때마가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영화 ‘헤드윅’
그는 영화 ‘헤드윅’ 마니아다. 뮤지컬도 N차 관람했다. 패션 아이디어도 많이 얻었다. 영화의 라스트신에 대한 해석도 달라졌다. 어렸을 때는 존 카메론 미첼이 비틀비틀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새드엔딩이라고 생각했다. 몇 년전에 봤을 때는 해피엔딩으로 보였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의 길을 가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한 대 맞은 느낌이더라고요. 마음을 비우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자신만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하게 구축하라
그는 가끔씩 대학 특강에 나선다. 12일에도 동대문 인근 대학에서 특강을 하고 인터뷰를 했다. 학생들에게 무엇을 강조할까.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갖고 작업하라고 힘주어 말하죠. 하고 싶은거 하라고요. 그래야 지치지 않으니까요.”
2015년 알렉산드로 미켈레는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된 이후에 전통을 깨고 자수 무늬를 넣기 시작했다. 김지만 디자이너는 ‘구찌’의 변화를 보며 쾌재를 불렀다. ‘내가 가는 길이 옳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만지’를 세계서 인정받는 그래픽 기반의 유니섹스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만지’에서 ‘지만’으로
그는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 ‘만지’가 그래픽을 전면에 내세웠다면, 새로운 브랜드 ‘지만’은 그래픽을 보일 듯 말 듯 드러내는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 계획이다. 아직은 준비 단계다. 디자이너로 일하며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옷도 좋지만, 액세서리가 훨씬 재미있어요. 엑세서리가 패션을 완성시켜주니까요. 자연스럽게 콜라보도 더 하게 되고요. 토탈 브랜드가 목표죠. 모자, 가방, 신발, 주얼리 등등. 더 나아가서는 홈웨어도 할 생각입니다. 끝없이 도전하고 싶어요.”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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