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CJ ENM이 자사 채널 엠넷에서 불거진 오디션 프로그램 순위 조작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한다며 30일 오후 기자들을 불러모았다. 당일 갑작스럽게 일정을 알리며 관심을 모았지만, 기존 사과문을 되풀이하는 원론적 수준의 입장을 내놓는데 그쳤다.
이날 침통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선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는 "저희 엠넷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로 모든 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렸다"며 머리를 숙였다.
허 대표이사는 "데뷔라는 꿈 하나만 보고 모든 열정을 쏟았던 많은 연습생들이 받은 상처를 생각하면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 정말 미안하다"며 "소중한 시간을 쪼개어 문자투표에 참여하는 등 프로그램을 응원해주신 팬들과 시청자 여러분께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죄송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프로듀스 X 101' 생방송 마지막 경연에서 데뷔가 유력했던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데뷔 조에 포함되면서 불거졌다. 논란이 커지자 CJ ENM은 제작진에 대한 수사를 경찰에 의뢰했고, 시청자들도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제작진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한 차례 공식 입장을 내고 가급적 말을 아껴온 CJ ENM이 수사 착수 5개월 만에 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사과한 것이다.
엠넷은 지난달 5일 투표 조작 의혹을 받는 안준영 PD, 김용범 CP(총괄 프로듀서) 등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제작진이 구속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도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사과문 발표 이후 신윤용 CJ ENM 커뮤니케이션담당, 하용수 CJ ENM 경영지원실장 등이 자리한 가운데 이뤄진 질의응답 시간에선 시청자 피해 보상안, 원본 데이터 및 실제 순위 공개 여부 등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CJ ENM 관계자들은 사과문을 포함한 질문 대부분에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추후 논의해 알려드리겠다"며 확실한 대답을 주지 않거나 "회사 차원에서 책임질 부분은 적극적으로 질 계획"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며 답답한 모습이었다.
'프로듀스 X 101'에서 시작된 투표 조작 의혹이 전체 시리즈로 번지며 아이즈원과 엑스원이 활동 중단 사태를 맞자 "내부적으로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에 따른 합당한 조치, 피해보상, 재발방지 및 쇄신 대책 등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던 CJ ENM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의 활동 재개와 관련해 "모든 것을 지원하겠다"며 "두 그룹의 향후 활동을 통해 얻는 엠넷의 이익은 모두 포기하겠다" "순위조작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엠넷에 돌아온 이익과 함께 향후 발생하는 이익까지 모두 내어놓겠다"는 등의 구상만 새로이 밝혔을 뿐이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엠넷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