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유병훈과 이원대가 김시래가 없는 상황서 잘해주고 있다."
LG 핵심 김시래는 구랍 26일 KGC전을 끝으로 갈비뼈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캐디 라렌과 함께 전력의 50% 이상인 주전가드의 장기 결장. 예상대로 구랍 28일 현대모비스, 31일 KT전서 맥 없이 13점, 18점차로 졌다.
그러나 4일 SK를 3점차로 잡으면서 반등했다. 5일 전자랜드에 1점차로 졌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강병현과 최준용 사건이 LG에 좋은 터닝포인트가 됐다. 그리고 LG 선수들이 점점 김시래 없는 농구에 적응하고 있다.
김시래가 뛰지 못하면서, 유병훈과 이원대의 활용폭이 넓어졌다. 유병훈은 김진 전 감독 시절에 비중 있게 활용됐다. 패스센스가 좋고, 득점력도 갖춘 가드다. 이원대는 기복이 심하지만, 슈팅능력을 갖췄다.
그동안 LG를 상대한 팀들은 김시래와 캐디 라렌의 픽&롤, 픽&팝에 대한 수비를 준비하면 7~80% 이상 싸울 준비가 끝난 것으로 봤다. 그런데 시즌 중반 이후 김동량, 김준형, 강병현 등 국내선수들의 득점 지분이 조금씩 늘어났다. 최근 캐디 라렌의 페이스가 다소 떨어졌고, 김시래가 빠지면서 다른 국내선수들의 공격 가담이 극대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서 LG는 서민수로 3~4번 라인을 보강했고, 마이크 해리스를 라킴 샌더스로 교체했다. 샌더스는 아직 합류하지 못한 상황. 현주엽 감독은 9일 오리온전을 앞두고 "해리스는 수비가 약하고 트랜지션이 느렸다. 샌더스가 트랜지션, 팀 디펜스가 낫다고 봤다"라고 밝혔다.
라렌이 오리온의 강력한 마크에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현 감독이 1쿼터 중반 해리스로 바꾸면서 분위기가 살아났다. 오리온은 최근 SK, KGC를 상대할 때의 수비 에너지를 보여주지 못했다. 어이 없는 실책도 잦았고, 이지샷도 몇 차례 놓쳤다.
LG가 강력한 트랜지션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유병훈과 베테랑 강병현이 많은 활동량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유병훈은 속공은 물론 라렌과의 2대2도 능숙하게 이끌었다. 오리온은 라렌의 골밑 공략에 트랩을 사용했지만, 2대2에 대한 대처는 미흡했다.
이밖에 LG 해리스는 김동량의 득점을 돕더니 직접 3점 플레이를 만들었다. 속공 트레일러로 가담, 득점을 생산하기도 했다. 여전히 나쁘지 않은 활약. 3쿼터에는 서민수마저 득점에 가세했다. 이원대는 모처럼 날카로운 슛 감각을 선보였다.
다만 4쿼터에 거센 추격을 당하자, 라렌에게 공을 넣은 뒤 나머지 선수들이 서 있는 모습이 다시 보였다. 그러나 2분51초전 라렌이 유터와 이승현을 뚫고 골밑슛을 넣은 뒤 추가자유투까지 성공하는 건 LG 국내선수들의 사기를 높이는 확실한 한 방이었다.
결국 김시래가 빠지고 라렌이 주춤하자, 오히려 LG의 공수활동량이 올라가면서 득점분포도가 넓어졌다. 라렌과 해리스가 10점대 후반의 득점을 하고, 나머지 국내선수들이 10점 내외의 점수를 만드는 이상적인 분포도. 이날 라렌의 경우, 평균득점(21.5점)보다 약간 높았다. 22점.
오리온이 상대적으로 부진하긴 했다. 추일승 감독은 3쿼터 중반 베테랑 이현민을 투입했으나 소용 없었다. 최근 페이스가 좋은 임종일은 공수에서 많은 활동량과 정확한 외곽포를 선보였으나 경기흐름을 뒤집지 못했다. 결국 LG의 76-64 완승. 김시래와 라렌의 2대2는 분명 위력적이지만, 득점루트가 넓어야 상대가 더욱 봉쇄하기 어렵다. LG는 최근 당연하지만 소중한 교훈을 깨닫고 있다.
[LG 선수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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