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 이후광 기자] 명세터 출신 최태웅 감독이 황동일의 토스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는 18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대한항공 점보스와의 원정경기서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2연패에서 탈출하며 2위 대한항공을 승점 3점 차이로 추격했다. 시즌 12승 9패(승점 36) 3위.
외인 다우디가 무려 72.22%의 높은 공격 성공률과 함께 양 팀 최다인 30점을 올렸다. 신영석은 블로킹 4개, 서브 3개를 포함 14점, 전광인은 블로킹 5개를 비롯해 13점으로 지원 사격했다. 이적 후 첫 선발 출격한 세터 황동일의 예측불허 토스도 인상적이었다. 그 결과 팀 블로킹(14-5)과 서브(8-2)에서 모두 상대를 압도했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경기 후 “대표팀 선수들 모두 휴식이 필요한 시기였는데 중요한 경기라 내가 밀어붙였다. 이겨서 다행이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다. 모든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뭉친 게 경기에 나왔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다우디가 선발에서 제외됐다가 1세트 중반 교체 투입됐다. 이에 대해 물으니 전략이 아닌 선수의 실수 때문이었다. 최 감독은 “유니폼을 가져오지 않았다. 연습 유니폼을 경기 유니폼인 줄 알고 착각해서 가져왔다”며 “다행히 천안에 남아 있는 코치가 급하게 인천까지 유니폼을 가져왔다. 스태프들이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우디는 30득점으로 실수를 완벽하게 만회했다. 최 감독은 “경기가 거듭될수록 집중력이 높아졌고 유니폼을 잘못 갖고 온 것에 자책감을 많이 가졌는데 팀에 누를 끼쳤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어차피 지나간 거니 앞으로 더 잘하면 된다. 잊어버려라’는 말을 해줬고, 그 다음부터 경기가 잘 풀렸다”고 했다.
최 감독은 이날 다우디와 함께 황동일의 토스웍에도 놀라움을 표현했다. “경기 전 다우디에게 놀라고 경기 중 황동일에게 놀랐다”는 최 감독은 “(이)승원이 토스 패턴을 다른 팀들이 많이 읽고 대비가 돼 있는 상태였다. 때마침 작년 봄에 온 황동일이 적응을 거의 다 해 과감하게 투입했는데 공격수들 간의 호흡에 놀랐다. 예측불허의 토스를 했다”고 칭찬했다.
계속해서 황동일의 선발 기용 여부를 묻자 “오늘 컨디션이면 선발도 충분히 고려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5년만 일찍 만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팀에 신영석, 문성민 등 대학 동기가 있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만년 유망주에 그쳤던 황동일을 어떻게 변화시킨 것일까. 최 감독은 “나이 든 선수들이 갖고 있는 습관은 사실 고치기 쉽지 않다. 반복 연습을 꾸준히 해서 극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황)동일이가 올 때부터 남다른 마음가짐이 느껴졌고 절실함, 간절함도 보였다. 생각보다 프로 마인드가 잘 잡혀 있다”라고 전했다.
최 감독은 황동일 이적 당시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 바 있다. 이날 경기를 통해 몇 점을 매길 수 있냐고 묻자 “어디로 토스할지 몰라 예측이 불가능한데 오늘 잘했다. 이제 자만하지 않게끔 하는 게 맞다. 계속 제로에서 했으면 좋겠다”라고 웃었다.
신영석, 전광인, 최민호 등 대표팀에 다녀온 선수들의 컨디션에 대해선 “세트가 거듭될수록 컨디션 저하가 보여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물론 다 이해한다고 이야기했지만 그런 걸로 약해지면 안 된다. 대표팀에서 한 건 대표팀에서 한 것이고 팀에서는 똑같은 마음을 갖고 해야 한다. 잘 버텼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태웅 감독.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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