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경 "'히트맨', 120분간 눈치 안 보고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영화"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이이경(31)이 영화 '히트맨'으로 더욱 강력한 코미디로 돌아왔다.

이이경은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영화 '히트맨'(감독 최원섭) 관련 라운드 인터뷰를 개최해 영화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 및 배우 이이경에 대한 각종 이야기를 공개했다.

'히트맨'은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국정원을 탈출한 전설의 암살요원 준(권상우)이 그리지 말아야 할 1급 기밀을 술김에 그려 버리면서 국정원과 테러리스트의 더블 타깃이 되어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영화. 웹툰, 애니메이션, 실사를 오가는 장르 변주를 선보이며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했고 웃음 폭탄을 안기는 유머코드와 타격감 있는 액션도 더해졌다. 설 연휴에 제격인 종합선물세트다.

배우 권상우, 정준호, 황우슬혜 등이 맹활약했던 이번 영화에서 이이경은 준 '덕후' 막내 암살요원 철로 분해 자신의 존재감도 톡톡히 챙겼다. 드라마 '고백부부', '으라차차 와이키키', 케이블채널 tvN 예능 프로그램 '플레이어' 등으로 신흥 코믹 강자로 거듭난 그는 강렬한 눈빛 연기부터 개성 넘치는 코믹 연기까지 넘나들며 매력을 발산했다.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처음 봤다던 이이경은 "긴장을 하면서 봤다. 특히 코미디니까 주변 반응을 계속 살폈다. 무대인사도 계속 다녔는데, 다들 너무 좋게 봐주셨다. 원초적인 재미가 있으니 그 부분에서 웃으시는 것 같다. 권상우 선배는 두 번 보셨는데, 두 번째 관람 때 더 괜찮다고 하셔서 너무 좋다"며 "제 연기는 늘 만족한 적이 없다. 이번에도 다음 스텝을 이어가기 위한 걸음이라고 본다. 다행히 감독님께서 대본 이외의 대사나 행동, 애드리브를 좋아해주셨다. 그것만으로도 사실 만족을 하고 있다"고 기분 좋은 긴장감을 드러냈다.

특히 이이경은 이번 영화에서 역대급 애드리브를 펼쳤다. 권상우와 정준호는 "제2의 성동일"이라며 이이경의 센스와 순발력을 극찬했고 최원섭 감독 역시 "잘 돼서 시즌2가 나오면 이이경 대사는 공란으로 둘 것"이라고 밝히기까지 했던 바다.

이와 관련해 이이경은 "과거 영화 '공조' 출연 당시 막내 형사1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분명히 누군가는 해야 할 캐릭터인데, 평평해서 말투나 톤에 개성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더라. 그런 부분에 대한 대답은 배우 스스로가 찾아야 할 몫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많은 걸 준비했다. 대본대로만 했으면 밋밋했을 것 같다"며 "현장에서 감독님들과 선배님들이 좋아해주셔서 자신감이 생겼다. 무엇보다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아직도 모든 배우들에게 존댓말을 쓰면서 대우를 해주시는 분이다. 굉장히 어려운 건데, 대단하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애드리브를 한 게 모두 다 나왔다. 잘린 게 전혀 없다"며 "늘 애드리브를 하지는 않는다. 상황마다 다르다. 싫어하는 작가님이나 감독님이 계실 수도 있다. 이번엔 이런 감독님을 만나고, 그런 선배님들이 계셔서 가능한 것이었다"고 말하며 감사를 전했다.

다만 액션씬은 권상우에게 쏠려 있어 이이경의 화려한 액션을 보긴 힘들다. 이이경도 "아쉬운 건 사실"이라며 "그나마 극중 준을 잡으려고 액션을 했는데, 방독면을 쓰고 했다. 대역 분들과 돌아가면서 했는데, 영화를 보면서 '이게 나인가? 누구지?' 싶었다. 처음부터 얼굴을 보여줬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연신 권상우와 정준호를 향한 존경심을 표현하던 이이경은 "(권)상우 선배님을 너무 좋아한다. 영화 작업 전 선배님을 팬으로서 좋아했다면 지금은 친동생이 되고 싶다. 성격이 그렇게 시원하고 정확할 수가 없다. 열정 장난 아니다. 고민 있어서 이야기하면 답이 바로바로 나온다. 열정과 에너지는 이길 수가 없다"라며 "현장에선 상우 선배랑 제가 분위기를 끌고 갔다. 특히 상우 선배는 현장에 각종 아이템을 가지고 오셔서 잘 활용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이경은 "정준호 선배님과 권상우 선배님은 코미디 계보의 1세대, 2세대다. 저는 3세대라고 생각한다. 이런 분들과 함께 해 영광이다. 상우 선배는 전체 리딩 때 절 보시자마자 '나 너 알아. 너 '으라차차 와이키키' 다 끌고 가더라. 너 잘하더라'라고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코미디를 여신 분이지 않나. 저에 대해서 알고 인정해주시는 것 같아서 기분 좋았다. 연기를 하면 다 받아주신다. 감독님도 대단하다. 어떻게 이 조합을 다 모으셨나 싶다"라고 만족해했다.

대중에게 늘 큰 웃음을 안겨줬던 이이경이지만 코믹 전문 배우로 인식되는 것에 대한 염려는 없었을까. 이이경은 "흘러가는 대로 즐기고 있다. 포지션이라고 한다면, 이게 내가 가야 할 포지션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또 다른 길이 오면 그것도 제 길이라고 생각한다. 선택을 받고, 캐릭터 부여를 받고 연기하기 때문에 부여를 받을 수 있다는 자체에 감사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더니 "저는 계획보다 일찍 이 자리까지 왔다.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이룬 편이다. 되게 감사하다. 이런 걸 다 겪다 보니까 계획대로 되는 것도 없고 뭔가 잘 받아들이고 눈앞에 있는 걸 잘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좁게 보지 않고 넓게 보는 거다"라며 "액션이든, 코미디든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냥 늘 연기를 하고 싶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설 연휴에 맞춰 오는 22일 개봉하는 '히트맨'은 '남산의 부장들'(감독 우민호), '미스터 주: 사라진 VIP'(감독 김태윤) 등 쟁쟁한 한국 영화들과 경쟁하게 된다. 이에 이이경은 "장르가 다 너무 다르다. 저희 영화 댓글 중에 'B급 같은데 B급 같지는 않고 A는 또 아닌'이라는 댓글이 있다. 호불호는 있겠지만 저희만의 장르 장점이 있다고 본다. '제1의 히트맨'이라는 수식어가 나오길 바란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또 "관객 분들 평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 '모두가 웃으니 서로 눈치 안 보고 웃을 수 있는 영화'라고 하셨다. 그게 코미디의 목표다. 영화를 보시는 2시간만큼은 눈치 안 보시고 편하게 웃으시면 좋겠다. 나가는 길까지 즐거우시면 좋겠다"며 "저희 영화에는 가족애도 있고 액션도 화려하다. 코미디까지 있어서 설날 종합선물세트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