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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주 김진성 기자] "빅 라인업으로 가보려고 합니다."
오리온은 최근 빅 라인업을 즐긴다. 1번 한호빈 외에 임종일, 허일영, 이승현, 장재석, 최진수, 보리스 사보비치를 동시에 기용한다. 2~3번 높이를 이용해 제공권 열세 극복, 미스매치 공략, 스위치디펜스 시 미스매치 최소화 등의 이점을 누린다.
추일승 감독은 7일 KCC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오늘은 빅 라인업으로 가보려고 한다"라고 했다. 한호빈, 임종일, 이승현, 장재석, 사보비치. KCC 전창진 감독은 "처음부터 빅 라인업으로 나왔다. 지역방어를 처음부터 사용해야 할지도 모른다"라고 했다.
KCC는 라건아가 있지만, 2~4번 높이가 월등한 건 아니다. 더구나 4번으로 기용되는 송교창이 이승현 수비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4라운드 맞대결 역시 그랬다. 전반에 이승현을 막지 못하면서 끌려갔다.
전 감독은 경기 시작과 함께 2-3 매치업 존을 했다. 이후 맨투맨과 지역방어를 지속적으로 바꾸며 오리온 빅 라인업에 대응했다. 지역방어를 하면서, 송교창이 이승현 수비에 대한 부담을 다소 덜었다. 이승현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아 보이기도 했다.
이날 KCC가 인상적인 건 평소보다 공격 템포가 다소 빨랐다는 점이다. 전 감독은 얼리오펜스보다 세트오펜스를 선호한다. 5명이 번갈아 공을 만지며 스크린과 패스를 통해 찬스를 잡는 전통적인 농구를 선호한다. 실제, 경기 전 "난 요즘 그런 농구(치고 넘어온 뒤 곧바로 공격)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올 시즌 상위권 팀을 보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한다"라고 했다.
다만, 빅 라인업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이 얼리오펜스인 건 사실이다. 오리온 빅 라인업의 트랜지션이 느린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투 가드일 때보다 느린 건 사실이다. KCC는 유현준과 송교창이 잇따라 빠른 공격을 하며 오리온 빅 라인업의 허점을 찔렀다. 제공권서 오히려 앞섰다.
이정현과 이대성은 나란히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2쿼터부터 본격 가동. KCC는 이승현이 공을 잡자 트랩을 했는데, 이때 이승현과 빼준 공을 김강선, 이현민이 3점포로 잘 공략했다. 임종일과 이현민의 좋은 얼리오펜스도 나왔다. 그러나 아드리안 유터의 공수생산력이 너무 떨어졌다. 장재석도 쉬운 슛을 몇 차례 놓치며 흐름을 잡지 못했다.
결국 오리온은 1쿼터 중반 임종일을 빼고 김강선을 넣었고, 2~3쿼터에도 빅4를 고집하지 않았다. 스코어는 KCC의 5~10점 내외 리드. KCC가 주도권을 잡았지만, 안심할 수 없었던 경기. 결국 추 감독은 4쿼터에 다시 한번 빅 라인업으로 승부를 걸었다. 한호빈을 축으로 임종일, 허일영, 이승현, 사보비치.
KCC는 4쿼터에 유현준과 이정현이 번갈아 경기를 운영했다. 이정현이 노련한 플레이를 많이 했다. 템포를 자유자재로 조절했고, 특유의 파울유도 플레이를 많이 했다. 수비수의 관성을 활용해 자신의 실린더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파울 유도. 플라핑이 아니었다. 5분3초전 7점차로 달아나는 송교창의 3점포를 도운 것도 백미.
그리고 잠잠하던 라건아가 골밑을 장악했다. 송교창과 정창영의 패스를 받아 2분15초전, 1분37초전 연속 득점을 올리며 11점차로 달아났다. 승부를 가른 순간. 3분11초전 송교창이 이승현의 공을 스틸한 것도 결정적이었다. 결국 KCC가 능수능란한 템포 조절로 오리온 빅 라인업을 무너뜨렸다. 78-70 승리. 사실상 6강이 멀어진 오리온은 3연패. 동기부여가 쉽지 않다.
[송교창.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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