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종합
지역축제 제도적 안전망 시급. 지역축제 활성화가 곧 경제활성화
청와대 신문고를 두드린 ‘축제종사자들을 위한 방침’
2월 3일 60회 축제이야기가 오픈되고 뜻이 같은이의 의견이었는지 기사가 오픈된 그 시간대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역축제 종사자들에 대한 안전망을 구축해달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아프리카 돼지열병, 사스, 조류인플루엔자 같은 국가재난이 발생했을 때 지역축제가 취소되거나 축소되어 축제 관계자들이 큰 고통을 입고 있는 만큼 이런 국가재난 발생에 대비한 명확한 정부 지침 및 메뉴얼 필요하다는 것이 이번에 올라온 지역축제 관련 국민청원의 요지다.
지난회 축제 이야기에서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지역축제 문제점을 조목조목 꼼꼼하게 짚었다.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 이상 축제 준비를 해놓고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같은 국가재난이 발생하면 그 즉시 축제가 취소되거나 반토막이나 축제 관련 기업과 종사자가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을 진단한 글이었다.
2018년 1월은 조류독감 때문에, 2019년 1월은 구제역 때문에, 2019년 가을은 아프리카 돼지열풍과 태풍 때문에, 전국 지역축제가 취소되고 축소되었다.
그럴 때 마다 제반준비를 해온 축제기업과 대행사, 축제 총감독의 결정권 없이 축제개최 유.무는 주최기관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현장에서 뛴 실무자의 입장과 땀과 눈물은 완전히 배제한 채 행정적인 결정으로 지침을 하달하면 그만이다.
단 한 번의 고민 없이 주민 안전을 앞세워 지자체가 결정을 내려버리면 축제를 준비해 온 기업과 관련 종사자들은 ‘닭 �i던 개 신세’가 되어 망연자실 할 뿐, 어디 가서 항변 한마디 못 한다.
잘못 끼워진 지역축제 첫 단추
우리나라 지역축제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때가 1995년부터다. 1995년은 35년 만에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한 해로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을 뽑는 풀뿌리가 선거가 있었는데 이때부터 지역축제 개발 사업이 활성화되었다. 지역에서 축제를 개최하는 가장 큰 명분은 지역의 문화유산과 특산물을 전국적으로 알리자는 것, 이를 통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어 주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면 축제를 개최한 지자체는 날개를 달게 되는 셈이니 주저 없이 너도나도 지역축제애 개막선언을 올렸다.
이렇게 20세기 말 지역축제 시대가 개막되었고, 곧이어 my car 시대가 열리면서 대한민국은 바야흐로 축제 공화국이 된 것이다. 지난 해 전국에서 열린 지역축제와 대규모 행사는 어림잡아 계산해보면 1,500여 개에 달한다. 양적으로는 세계 어디 내놔도 뒤지지 않을 만큼 풍요로운데 뚜껑을 열어보면 그 나물에 그 밥인 경우가 많아 지역축제에 괜히 왔다는 관광객들이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지역축제가 이렇게 속빈 강정으로 변질 되는 이유는 지역축제 탄생 배경에 있다. 지역축제 열중에 일곱 여덟는 기초단체장 결단에 의해서 만들어진 선심성 축제다.
단체장 입맛에 따라 만들어진 축제이다 보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국가재난이 발생했을 때 큰 고민 없이 취소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지금 지역축제. 대규모 행사 관련 업체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병으로 2차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재난시 지역축제 안전망이란 제도가 있고 그 안에서 해당 축제를 기획하고 추진했더라면 지자체와 관련 단체에서 일방적인 취소 통보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본다.
지난회차에도 언급했듯이 위기라는 말 속에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한다.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위기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럴 때 축제 대행사와 관련단체, 종사자들이 손 놓고 중앙 정부와 지자체의 처분만 바라고 있으면 이런 위기는 앞으로 더 많이 더 크게 지역축제를 강타할 것이다. 기초단체장의 선심성으로 출발한 지역축제의 단추를 모두 풀어 첫 단추부터 제대로 채워야 지역축제 본래의 취지가 되살아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다. 지역문화의 결정체이자 꽃인 지역축제가 관(官) 홍보의 전유물에서 지역 주민 행복과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는 소통의 장으로 환골탈태하려면 지역축제의 주인이 누구인지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게 첫 순서다.
권리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는다
대형행사 기획자 연출, 지역축제 총감독 경험이 많은 필자 김종원은 오래 전 부터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를 가동해왔다. 지역축제 콘텐츠를 개발하고 축제관련업계 종사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협회로 아름아름 찾아온 축제종사자와 지자체 축제를 도와주는 차원에서 활동했는데 이번에 운신의 폭을 대폭 넓혀 축제 관련 종사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사단법인화 했다. 지난 1월 서울시로부터 <사단법인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승인을 받아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축제관련 기업과 축제 대행사, 축제 이벤트사 등의 권익을 위해 발 벗고 나설 계획이다.
알다시피 사단법인은 일정한 목적을 위하여 결합한 사람들의 단체에 법적인격을 인정하는 것을 말한다. 총회에서 의사를 결정하고 집행기관이 이를 대 내외적으로 집행하는데 법적으로 지위가 보장되어 있어 문제해결을 하는데 힘을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하면 회원들의 권익이 혼자일 때보다 크게 보장될 수 있다는 얘기다. 법에 따라 법률적인 권리와 의무의 주체로 인정받은 사단법인이라는 우산을 쓰고 있으면 혼자서 싸울 때보다 힘이 덜 들고 효과 또한 높다.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는 말이 있다. 지역축제가 지역 문화자산으로 떠오른 시점을 1995년으로 잡는다면 지역축제 역사가 26년 남짓 된다. 지역축제가 이제 중년의 나이로 접어들고 있는 셈이다. 지금 지역축제의 위상과 가치, 축제의 주역이 누군지를 재정비하지 않으면 지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은 비상사태 때 키(KYE)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 당하고만 있을 것이다. 권리는 누가 가져다 주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싸워서 쟁취해야 한다. 그러고 더 중요한 건 혼자 싸워서는 죽도 밥도 안된다는 명백한 사실이다.
기본 메뉴얼 축제 실무자 의견 반영되어야
세월호 사건, 메르스,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 돼지 열병,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사회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직격탄을 맞은 지역축제 종사자들에게 최소한 링거라도 꽂아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각계각층에서 일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국가 재난사태에 있어 효과적인 위기관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가재난 사태가 발생했을 때 명확한 결정 판단을 돕고 불필요한 사회적 경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관리방안을 시급히 마련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런 국민적 요구가 있으면 중앙정부와 문체부.농림수산식품부.등 기타관련 기관에서는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 재빨리 중앙정부의 지침과 메뉴얼을 만들어 하달하는데 현장 경험이 많은 축제전문가가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알맹이 없는 탁상공론 매뉴얼로 현장적용이 어렵고 혼란만 가중 될 뿐이다.
사회재난 발생에 따라 축제가 취소되거나 축소될 때 준비과정에서 발생한 경제적 손실 및 기회비용은 물론이고, 향후 발생하는 손실 등 2차 피해까지도 감안하는 매뉴얼이 만들어져야 한다. 정확하고 합리적인 매뉴얼 없이 그때그때 주먹구구식의 결정으로 재난 상황에 대해 대응한다면 대한민국 지역축제의 미래는 없다.
불투명한 안개 속 봄 축제
겨울 축제는 말할 것도 없고 봄 축제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경상북도 영덕군의 경우 2월20일부터 나흘 간 강구항 일대에서 개최하려던 '영덕대게축제' 개최를 무기한 연기했다. 또 울진군도 당초 2월27일부터 사흘간 후포항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 준비를 중단해 현재로서는 축제 개최 여부도 알 수 없다. 사정은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8일, 전남 광양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제22회 광양매화축제 개최를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김종호 매화축제추진위원장은 "광양의 대표축제인 매화 축제는 도시 이미지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대단히 커 축제 개최 여부를 많이 고민했다. 국가적 위기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당분간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결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판단해 공식 축제를 전격 취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지금 추세라면 4월에 있을 벚꽃 축제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축제 전문가의 자세
이렇게 어수선한 때 축제 전문가들은 더 바빠야 한다. 지자체들은 공식적으로 축제를 취소하더라도 축제 전문가들은 내공을 길러야 상황이 좋아졌을 때 지자체를 리드할 수 있다. 축제가 취소되었더라도 상황실을 운영하고 교통·주차관리, 도로변 불법 노점상·불법음식점 단속, 이동 화장실 설치·관리 등 지역축제에 관련한 운영 노하우를 교류하고 고품격 콘텐츠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만이 잡는다고 했다. 맹자(孟子)는 병법(兵法)에도 능한 철학자였다. 그는 위, 아래가 한마음이 되는 군대가 승리를 거둔다고 했다. 그러면서 “좋은 시기를 잡는 것은 지형의 이점을 이용하는 것만 못하고, 지형의 이로움을 이용하는 것은 사람을 단합시키는 것보다 못하다”고 했다. 다시 말하면 사람의 단합이 가장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빨간 불이 켜진 지역 경제에 초록 불이 들어올 수 있도록 지역축제 전문가들이 힘을 모아야 할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필자 소개
사단법인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이사장
대규모 행사기획 연출
함양 산삼축제 총감독
양구배꼽축제 총감독
지리산 산청 곶감 축제 총감독
보성다향대축제 총감독
마포나루새우젓축제 총감독
남해 보물섬마늘축제 총감독
귀주대첩 1,000주년 관악 강감찬 축제 총감독 外 다수 역임
서울정원박람회
사랑의 행복콘서트 가요제
김제 효(孝) 콘서트
김정연의 효(孝).행복 콘서트 外 다수 연출
축제관련 TV토론. 라디오 출연. 포럼 패널. 강연 활동
KBS. TV 조선. MBN 등 토크쇼 출연
(現)파주시 정책 자문위원 (문화경제분야)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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