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해외출장 자체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요."
KBL, WKBL 구단들이 코로나19 휴식기에 가장 신경 쓰는 건 외국선수들이다. 특히 외국선수들을 고국으로 보낸 구단들의 경우 꾸준히 소통하며 의견을 주고 받는다. KBL, WKBL 모두 잔여일정을 재개하면 외국선수들의 유무가 최대변수다.
그런데 현재 외국선수 이슈보다 다음시즌 외국선수 선발이 더 골치 아플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없다고 가정해보자. KBL, WKBL 모두 시즌 막판이다. 특히 KBL의 경우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가 유력한 구단들이 다음 시즌 외국선수 영입 및 리스트 관리를 위해 슬슬 해외출장 일정을 짜는 시기다. 정규경기가 끝나자마자 감독과 프런트가 바로 출국하는 구단도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 포츠머스에선 매년 봄 포츠머스 인비테이셔널 토너먼트(이하 PIT)가 열린다. KBL에 올만한 수준의 외국선수가 다수 뛴다. 여름에 열리는 NBA 서머리그도 KBL 구단들이 체크하는 무대다.
그러나 올해 PIT는 코로나19로 취소됐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이미 미국 모든 프로스포츠가 멈췄다. CDC(질병통제예방센터)는 최근 향후 두 달간 50명 이상 모이는 행사를 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NBA 재개가 4~5월을 넘기고, G리그는 아예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 시점에선 서머리그 개최 자체가 불투명하다.
유럽도 미국처럼 코로나19 확산세가 엄청나다. 스페인 등 중단된 리그들도 있다. 한 KBL 지방구단 관계자는 "유럽은 5월까지 리그를 하는 국가들이 있다. 6강 탈락 팀들은 말할 것도 없고 4강이나 챔프전까지 치른 팀들도 현장에서 선수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시국에 어떻게 유럽을 가겠나. 이미 중단된 리그도 있다"라고 했다. 이 구단은 프런트의 해외출장 자제를 권고한 상태다.
다른 구단들도 사정이 비슷하다. 또 다른 KBL 지방구단 감독은 "다음시즌 외국선수 선발이 더 문제다. 미국이고 유럽이고 이 상황서 어딜 가겠나. 지금 외국선수들과 재계약도 생각해볼 수 있다"라고 했다. 사실상 1년 내내 리그가 열리는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 출장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심지어 FIBA도 올 시즌 일정을 무기한 중단했다.
WKBL도 상황이 막막하다. 구단들은 WNBA가 개막하는 5월에 맞춰 미국으로 넘어가 선수들을 확인한다. 그러나 NBA가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상황서 5월 16일로 예정된 올 시즌 개막전이 정상적으로 열릴지 미지수다.
KBL 지방구단 관계자는 "구단들이 어지간한 외국선수들과 재계약을 하려고 할 수 있다. 몸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외국선수 샐러리캡은 70만달러다. 어느 정도 몸값 인상을 각오하고 재계약 방침을 정해도 다른 외국선수 한 명의 몸값까지 고려해야 한다.
현재 보유한 외국선수들이 도저히 다음 시즌에 재계약 할 수준이 아닌 구단들은 더 골치 아프다. 결국 기존에 쌓아놓은 정보력과 네트워크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 전통적으로 외국선수 투자에 소극적인 몇몇 구단들의 어려움은 더욱 크다.
WKBL의 경우 외국선수 재계약을 할 수 없다. 자유계약도 아니고 드래프트를 한다. KBL에 비해 영입할만한 선수의 풀이 좁은 게 차라리 다행이다. 그렇다고 해도 예년보다 상황이 어려운 건 분명하다. 뉴페이스 발굴이 쉽지 않다. KBL, WKBL 구단 모두 정보력과 영상만으로 외국선수를 완벽히 평가하는 건 불가능하다.
당장 올 시즌 마무리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다음 시즌 걱정을 하는 게 이르다고 볼 수도 있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16개 구단의 비 시즌 해외출장이 100% 무산된 것도 아니다. 또한, 모든 구단이 기본적으로 당장 영입 가능한 외국선수 리스트를 갖고 있고 수시로 업데이트 한다. 코로나19를 둘러싼 상황이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 4~5월 이후 시즌을 재개하는 리그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KBL, WKBL 대부분 구단이 보통 이 시기부터 다음 시즌 외국선수를 서서히 구상하는 걸 감안할 때 좋지 않은 상황인 건 분명하다. 올 시즌이 예년보다 늦게 끝나면 그만큼 다음 시즌 외국선수를 구상할 시간이 줄어든다.
현 시점에서 다음 시즌 외국선수는 생각도 하기 힘들다. 해외출장 일정을 잡는 것도 당연히 불가능하다. 상황이 호전되고 뒤늦게 해외출장을 떠나도 예년에 비해 어려움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구단들은 미국, 유럽 등 코로나19의 세계적 추세 및 해외리그들의 상황을 꼼꼼하게 체크할 수밖에 없다.
[KBL, WKBL 외국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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