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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성시경이 박명수와 만나 찰진 입담을 폭발시켰다.
11일 오전 방송된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이하 ‘라디오쇼’) 코너 ‘직업의 섬세한 세계’에 가수 성시경이 출연했다.
이날 성시경은 “원래는 5월 말에 공연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9년째 하는 공연이 연기됐다. ‘축가’라는 콘서트다. 사실은 그때 맞춰서 앨범을 내려고 가열차게 녹음을 했다. 그런데 더 잘 된 것 같다. 거꾸로 생각하면 더 많이 불러서 더 좋은 앨범으로 돌아오면 되니까”라고 근황을 공개했다.
DJ 박명수가 "거의 벌이가 없겠다“고 하자 ”사실은 무직이다. 저희는 프리랜서니까“라고 답한 성시경.
박명수가 ‘직업의 섬세한 세계’의 시그니처 질문인 한 달 수입에 대해 질문하자 성시경은 “‘온앤오프’ 방송을 하고 ‘보이스 코리아’를 시작하게 됐는데 그전에는 제로였다. 제가 건물이 있어서 임대 수입이 있는 것도 아니고”라며 “그래서 요즘에는 그거 두 개 합쳐도 사장, 매니저 월급 주고 월세 내면 마이너스다”라고 솔직히 밝혔다.
이어 “이런 거 기사 나면 되게 없어 보이겠다. 성시경 마이너스”라면서도 “괜찮다. 빵 구울 재료 살 수 있으면 된 거죠 뭐”라고 덧붙였다.
이날 당근 케이크를 구워 ‘라디오쇼’를 방문한 성시경. SNS에 직접 요리하는 사진, 영상 등을 공개하며 팬들과 소통 중인 그는 “재미있다. 요즘에 약간 일처럼 됐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13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성시경은 “‘너넨 할 수 없지?’라는 건 절대 안 올린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을 하든가, ‘내 몸매 좀 봐’, ‘내 남친 좀 봐’, ‘내 여친 좀 봐’, ‘네가 한 번도 못 봐본 이곳 수영장을 봐’ 이런 게 많지 않나. 저는 ‘이거 해봤는데 여러분도 할 수 있고 맛있겠죠?’가 좀 많은 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 “제가 라디오를 할 때는 박명수 씨처럼 매일 얘기할 수 있지 않나. 나 통풍이 왔어 어쨌어 하며. 전 통풍이 와도 얘기할 데가 없었다. 왜냐면 일이 없으니까. 그렇다고 제가 팬미팅을 지금 할 수 있는 분위기도 아니고”라며 “옛날에는 쑥스러워서 못했는데 (팬들에게) 미안하고 고맙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어디서 성시경 좋아한다고 하기가… 쟤는 방송만 하고 음악도 안 내주고, 그렇다고 소통할 수 있는 창구도 없고. 그게 해소가 되는 것 같아서 요즘 좀 가열차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명수가 성시경의 신곡 ‘And We Go(앤드 위 고)’를 언급하기도. 성시경은 “저희는 무직이더라도 신곡이 차트에 걸려 있으면 들어오지 않나. 지금 차트에 없다”고 전했다. 잠깐 순위에 들었다가 없어졌다고.
이후 박명수가 “요즘은 방송이나 가요계가 아이돌 아니면 트로트다. 성시경 씨는 어떻게 가요계에서 살아남을 거냐”고 하자 성시경은 “받아들여야죠”라며 “이걸 바꿀 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인 건 차트 안에 발라드곡은 항상 있다”고 말했다.
박명수가 “아이돌, 트로트, 성시경보다 어린 발라드 가수가 다 와 있다. 그런데 성시경이 없다. 어떻게 생각하냐”고 돌직구를 날리자 성시경은 “자기 할 일을 그냥 계속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욕심을 버리고”라고 대답했다.
성시경은 “그건 마치 제일 예뻤던 여자배우가 마흔여덟쯤 돼서 스물다섯짜리 배우랑 같이 연기를 할 때 샘을 내는 거랑 비슷한 것 같다. 샘을 내면 안 되는 것 같다. 나의 시기가 있었고, 이제 나의 시기가 지나갔고, ‘그 대신 멋은 없지 말자’ 싶다. 그리고 열심히 해야지”라며 “갑자기 제가 ‘강남스타일’처럼 터지던가 그러지는 못한다. 그건 제가 노력해서 되는 게 아니지 않나. 윤종신의 ‘좋니’처럼. 그것 또한 종신 형이 열심히 곡을 냈으니까 그러다 얻어걸리는 것이다. 욕심을 버리고 차트 밖으로 나가도 웃을 줄 알고, 더 좋은 음악을 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물론 대중가수니까 저도 아이유와 경쟁하고 싶다. 하지만 안 된다면 그걸 ‘아니 내가 성시경인데 이게 말이 돼?’가 아니라 ‘내가 그렇게 인기가 많을 때도 있었지’ 하고 혼자 바지락 끓여 술 먹고 해야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또 성시경은 “제 잘못이다. 제가 너무 쉬었다. 10~20대 친구들 노래 리스트에 제 음악이 없어진 지 오래된 것 같다. 중학생이었던 친구는 지금 대학생이 됐는데 성시경은 그냥 ‘배틀트립’ 아저씨인 것이다. 아 내가 좀 더 부지런하게 음악을 냈었어야 되는구나 후회를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마음 아프게 하는 라디오인지 몰랐다”는 성시경에게 박명수는 “더 아파야 한다. 내가 친하니까 많이 안 건드린 것이다. 울면서 나가는 사람도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즉문즉답 시간도 가졌다. ‘성시경에게 아이유란?’이라는 질문에 성시경은 “멋진 후배”라고 답했다. 아이유와 작업을 같이 했던 성시경에게 박명수가 “또 하고 싶냐”고 질문하자 성시경은 “아이유랑도 이야기했는데 그렇게 자주 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10년마다 한 번씩 하자고 하더라”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어린 팬분들은 ‘왜 아이유 등에 빨대를 꽂냐’고 하시는데, 어차피 누군가에겐 꽂아야 되는 빨대였고 아이유가 선뜻 되게 하고 싶어 했기 때문에 진행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시경은 “오해하시는 분도 있는데, 홍보에도 도움이 되고 유명하고 핫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물론 전 아이유 덕을 봤지만 ‘아이유를 쓰면 잘 팔릴 거니까 아이유를 하자’는 생각은 되게 몹쓸 생각이다. 진짜 그렇지 않았다. ‘이 노래는 듀엣곡인데 이런 예쁜 목소리였으면 좋겠는데. 태연한테도 부탁해보고 싶고, 아 아이유도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아이유가 처음 이야기했는데 바로 오케이를 해서 된 것이다. 곡을 만들 때는 ‘그런 사람이랑 해야겠다’는 거지 ‘그래도 얘가 잘나가니까 좀 안 맞지만 얘로 하자’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명수는 “성시경에게 싱글 라이프란?”이라는 질문도 건넸다. “지긋지긋하다”는 성시경. 박명수가 “예전에 많이 해서 그런 거 아니냐”고 하자 성시경은 “제 나이쯤 되면 안 했다고 이야기할 순 없고, 많이 했다고 얘기할 순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박명수가 “연예인도 만났잖아요”라고 공격하자 “제 나이쯤 되면 안 만났다고 얘기할 순 없다”고 방어한 성시경. 재차 박명수가 “연예인 만나면 좋아요? 죄송하다”고 말하자 성시경이 “저질이네요”라고 받아쳐 웃음을 자아냈다.
방송 말미 성시경은 “당분간 녹음하고 방송도 하고 SNS 요리도 하고 할 테니 ‘쟤 왜 나와?’가 아니라 ‘나오기 시작하는구나’라고 이해해주시면 좋겠다. 앨범은 언제 낼까 고민 중인데 만약 가을에 제 ‘축가’ 콘서트를 할 수 있다면 그 앞뒤로 앨범을 내지 않을까 싶고, 더 좋은 앨범이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좋은 곡들을 부르고 있겠다”고 전했다.
[사진 =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 보이는 라디오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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