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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신원호 PD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소회를 밝혔다.
신원호 PD는 8일 마이데일리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뜨거운 화제 속에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1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지난달 28일 밤, 12회를 끝으로 시즌1의 막을 내렸다. 평균 14.1%·최고 16.3%를 기록하며 전 채널 동시간대 1위,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주 1회 편성, 시즌제라는 새로운 시청 팬턴을 개척하기도 했다.
'믿보작감' 조합 이우정 작가와 신원호 PD는 '응답하라' 시리즈에 이어 또 한번 신드롬을 일으켰다. 전문적인 의술에 집중하기보다는 '병원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그들의 삶을 깊이 있게 다루며 신원호 PD, 이우정 작가만의 특별한 의학 드라마를 완성했다.
먼저 신원호 PD는 "주 1회 방송이라는 편성도, 명확한 기승전결이 아닌 소소한 이야기를 꾸려나가는 구성적인 면도 저희에게는 큰 도전이었는데, 많이 좋아해주셔서 다행이다. 보통 많이 활용되는 드라마 형식(16부작, 20부작 등)이 아닌 주 1회나 시즌제로 갈 수 있는 드라마가 성공해서, '뉴 노멀'이 되었으면 한다"라고 '슬기로운 의사생활' 흥행 의미를 되새겼다.
이어 "물론, 모든 제작사나 방송사가 주 1회 방송이나 시즌제, 사전제작 등의 풍토가 자리잡기엔 현실적인 문제들이 많다. 결국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앞으로 5분물, 30분물, 120분물 등 런닝타임의 변화나 3부작, 6부작 등 제작편수의 변화 같이 드라마 형식이 다양화 되고, 이와 함께 플랫폼들이 확장되면서 정말 수많은 형태의 개성넘치는 작품들이 많아지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시청자들의 큰 사랑에 대해선 "작품을 하면서 늘 목표했던 건 공감이었는데 이번 온∙오프라인 반응들은 모두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따뜻했다. 시청한 후 '좋았다', '힐링 됐다', '보는 내내 너무 따뜻했다'라는 후한 댓글들이 많았다. 오프라인에서도 정말 생전 드라마 안 볼 것 같던 분들에게 오는 감동의 반응들도 많았다. 그런 리액션들이 PD라는 직업을 계속 할 수 있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따뜻한 온기가 공유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가 전하고 싶은 건 모두 전해진 셈이다"라고 기뻐했다.
특히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여느 의학 드라마보다 리얼한 에피소드로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찐 의사'들에게도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던 바. 종영한 현재까지도 전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실제 의사들의 비교 리뷰 영상이 줄줄이 쏟아지며 드라마의 보는 재미를 배가시켰다.
이에 대해 신원호 PD는 "최근에서야 실제 의사들의 리뷰 영상을 봤다. 영상을 보니 자문 선생님이 현장에서 이야기했던 것이 뒤늦게 이해되더라. 촬영을 하면서도 자문 선생님의 말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었는데, 유튜브 영상을 보니 이해를 돕는 지점들이 많더라. 이렇게 내가 만든 콘텐츠가 새로운 플랫폼의 새로운 크리에이터들과 만나 또 다른 콘텐츠가 탄생하는 세상이라는 게 신기한 것 같다. 저도 늘 새로운 플랫폼을 놓치지 않고 배우려고 하고 언젠가 또 다른 플랫폼에 서야 된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는데, 유튜브 리뷰 영상들이 그런 중간 단계를 보는 것 같아서 재밌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 의사 선생님이 '의사 시청률 100%'라고 하더라. 자문 선생님을 통해 의료진의 의견을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었는데 뿌듯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너무 리얼하다', '리얼해서 보기 불편하다'라는 농담 섞인 리액션들을 보니 의료진분들의 삶을 비슷하게 그려낸 것 같아 좋았다. 에피소드 하나하나 모두 의료진들이 실제로 겪는 일인데 그분들은 막상 다음 환자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감성에 빠져 곱씹는 순간이 없지 않나. 그래서 객관적으로 자신의 일을 바라볼 수 있는 지점이 되었다, 자기가 겪은 일인데도 뭉클하고 가슴 아프다는 이야기가 신기했다"라고 얘기했다.
무엇보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주요 출연진의 각양각색 '러브라인'을 매끄럽게 녹여내며 쫄깃한 흥미를 높였던 바. 이에 대해 신원호 PD는 "의학 드라마에 러브라인 소재 우려에 관해서는 제작 초반 농담으로 제목을 '병원에서 의사가 사랑하는 이야기'로 하자고 얘기한 적이 있다. 멜로 부분이 크지는 않지만 캐릭터들이 살아가면서 사랑을 빼고 가는것도 너무 큰 걸 회피하고 가는 기분이어서 당연히 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했다. 다만 철저히 선을 지키고 정해진 만큼을 지키는 선에서 보여져야 한다고 봤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의 마음속 가이드라인은 70% 병원 이야기에, 각자의 30%가 더해지는 구조였다. 그 30%엔 가족 이야기며 친구 이야기, 꿈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사랑 이야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하나의 소재를 색깔로 꼽기보다는 소소한 여러 이야기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결국은 모여 큰 그림이 되는 방식으로 극을 꾸려갔다. 그래야만 병원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하루하루를 편안히 관찰하듯 볼 수 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전통적인 이야기 전개 방식이 아닌 새로운 도전이었는데 재미있게 봐주셔서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아로하' '밤이 깊었네'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등 매 회 극의 몰입감을 끌어올렸던 찰떡같은 명곡 선곡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신원호 PD는 "선곡에 있어서는 대본 단계에서 이우정 작가가 결정한다. 대본을 쓰면서 대본 흐름에 맞게 어울릴법한 곡들을 정하는 거다. 대본 흐름에 따른 선곡이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 나올 곡을 미리 생각해두기는 쉽지 않다. 다만 저작권 문제가 있어 외국의 메탈, 록 등 유명한 고전 밴드들의 곡의 못쓰는 경우가 더러 있어 아쉽다"라고 털어놨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99즈' 조정석, 유연석, 정경호, 김대명, 전미도까지 주연진에 대한 극찬도 잊지 않았다.
먼저 신원호 PD는 이익준 역의 조정석에 대해 "못 보던 유형의 배우"라고 표현하며 "뭐랄까, 늘 놀랍다. 연출로서 '이 부분은 아무리 새롭게 하려고 해도 뻔하게 나오겠다'라고 생각하는 지점들이 있는데, 그런 순간 조정석은 예상 밖의 뉘앙스와 톤을 던지는 배우다. 심지어 같은 대사들도 컷마다 달랐다. 저는 그게 너무 좋았다. 표정과 몸짓이 프리 한 친구다 보니, 정형화되지 않은 연기를 얻어내는 게 너무 좋았다. '이런 걸 이렇게도 할 수 있네'라고 깨닫게 해준 친구다"라고 감탄을 자아냈다.
그는 거듭 "조정석은 저의 정형화된 사고방식을 반성하게 해준 친구기도 하다. 연기한 지 오래됐는데도 매번 다르게 보일 수 있구나를 보여준, 정말 놀라운 경험을 했다"라고 치켜세웠다.
안정원 역의 유연석에 대해선 "스위트한 면모, 그가 갖고 있는 다정다감함, 아이를 정말 좋아하는 부분들이 연기로 한 번 나와주면 정말 찰떡같을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 캐릭터를 한 번도 안 해봤지만 안정원 역할은 유연석이라면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고, 유연석도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해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안정원은 따뜻하고 참 잘 자란 바른 청년이지만, 단호할 땐 단호하고 예민할 땐 예민하다. 그런 여러 국면을 유연석이 잘 표현해 줘서 고마웠다. 게다가 소아환자들이 모두 어리다 보니 현장에서 통제가 어려운 순간들이 너무나 많았는데 그때마다 참 따뜻하게 아이들과 교감해가며 연기를 끌어내주는 게 참 예뻤다. 다섯 명이 모인 현장에서도 '99즈'중 실제 막내이면서도 묘한 추진력을 주는 역할을 해주었다"라고 전했다.
김준완 역의 정경호는 어땠을까. 신원호 PD는 "정경호는 정말 스위트하고 다정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친구다. 연기자이기 때문에 실제 성격과 캐릭터가 달라도 상관없다는 걸 알면서도, 정경호와 김준완은 전혀 다른 인물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하지만 정말 실제 성격과 극과 극의 캐릭터인데도 잘 해줘서 참 프로페셔널하구나 느꼈다"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평소에는 정경호지만, 멜로신만 찍으면 특별한 기술을 쓰는 것도 아닌데 희한하게 다른 느낌이 들더라. 우리 드라마의 멜로 스타터였고, 짧은 신 안에서 멜로를 보여줘야 했음에도 잘 표현해줬다. 멜로에 최적화된 배우다. 덧붙여 주변 사람 누구에게나 먼저 다가가는 정경호의 그 힘이 다섯 명을 끈끈하게 엮었다고 생각한다. 세상 사람들이 정경호라는 배우가 어떤 사람인지 더 알게 됐으면 좋겠다"라고 애정을 과시했다.
또한 양석형 역의 김대명에 대해선 "제일 먼저 캐스팅한 배우"라고 끈끈한 신뢰감을 엿보게 했다. 신원호 PD는 "김대명이 왠지 양석형 같은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을 것 같지만, 한 적이 없더라. 그래서 더욱 잘 됐다 싶어 캐스팅했다. 양석형이라는 캐릭터가 처음에는 마마보이처럼 보여야 하고, 소심하다.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정형화돼 보일 수 있는데, 무대에 잔뼈가 굵고 다양한 연기를 해왔기 때문인지 풍부한 연기를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이 친구는 늘 진심이다. 그 순수함이 양석형을 애정 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로 만들어주었다. 덧붙여 김대명은 양석형 역을 맡고,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하는 게 진심으로 행복했던 것 같다. 술 한잔하며 행복하다는 말을 종종 하는데, 그게 그때마다 묘하게 감동으로 다가왔다. 행복하게 일하는 김대명의 진심이 다섯 명의 분위기뿐만 아니라 현장 전체의 분위기를 따뜻하게, 몽글몽글하게 만들어줬다고 생각한다. 늘 진심인 친구라 그런지 그 친구가 행복해하는 모습은 이상하게 감동스럽다. 연출자 입장에선 내가 만들어놓은 환경과 크루를 행복해하고, 이를 표현해주는 것이 참 고맙다"라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채송화 역의 전미도에 대해선 "현장에서도 초반에 캐릭터에 대한 밸런스를 잡아준 것 말고는 특별히 디렉션 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무대에서 최고로 인정받아온 연기자에게 연기하는 공간이 바뀌는 것쯤은 별 의미가 없는 듯 보였다. 놀라운 건 이미 잘하면서도 노력한다. 전미도는 정말 모범생 같다"라고 놀라워했다.
신원호 PD는 "이를테면 베이스를 만져본 적도 없는 사람이 '캐논'을 해낸 것도 놀랍지만, '어쩌다 마주친 그대'에서 그 어려운 슬랩을 해내는 순간, '너는 정말 모범생 같다'라고 칭찬할 수밖에 없었다. 베이스 선생님도 초보가 할 수 있는 진도가 아니라고 했는데도 해냈다. 악기 연주도, 교회에서 춤추는 씬도 너무 완벽하게 해냈다. 하지만 모범생이라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게 틀에 박혀있지도 않아 늘 예상치 못한 연기를 던져준다. 깜짝깜짝 놀랄만큼 영리하다. 정말 든든하면서도 똑똑한 큰딸 같은 느낌이다"라고 밝혔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신원호 PD는 "2021년 새로운 계절에 돌아올 예정이니 방송을 통해 모든 부분을 확인해 주셨으면 좋겠다. 올해 말에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고, 방송 시기는 미정이다"라고 귀띔했다.
끝으로 신원호 PD는 "'응답하라' 새 시리즈를 기다리고 있는 팬들이 많다"라는 물음에 "계획은 잘 모르겠다(웃음).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집중 중이라 아직 다른 장르는 생각해보지 못했다"라고 답변했다.
[사진 = tvN]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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