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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이주영(29)이 성별에 국한되지 않은 '젠더 프리' 이미지에 대한 생각을 소신껏 밝혔다.
이주영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야구소녀'(감독 최윤태)와 관련해 인터뷰를 진행, 각종 이야기를 공개했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야구소녀'는 고교 야구팀의 유일한 여자이자 시속 130km 강속구로 '천재 야구소녀'라는 별명을 지닌 주수인(이주영)이 졸업을 앞두고 프로를 향한 도전과 현실의 벽을 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담은 여성 성장 드라마. 이주영은 영화에 대해 "저희 영화는 여성이 중심이 돼 이끌고 나가는 영화다. 여자선수라도 안 될 건 없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그 주제를 빼고 저희 영화를 이야기할 수 없을 거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수인이라는 캐릭터가 최진태(이준혁) 코치와 함께 끌고 나가는 버디 무비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다만 진태가 주는 도움들로 인해서 프로가 되면 수인이의 자의와 주체적인 면이 바래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감독님과 그 부분을 이야기하며 연출에 신경을 많이 썼다"며 "완성본을 보니 주수인이 타의로 방향을 결정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안심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저희 영화는 광범위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연령층들이 봐도, 각자 하나의 캐릭터에는 이입할 수 있을 거 같다. 여성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주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포함하고 있다"고 영화가 지닌 의미를 명확히 전했다.
무엇보다 이주영은 성소수자를 비롯해 여러 약자들의 삶을 조명한 작품들에 주로 출연해왔던 바다. 최근엔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트랜스젠더 캐릭터를 연기하며 여성이라는 성별이 지닌 한계를 스스로 깨트렸다. 이와 관련해 이주영은 "'젠더 프리' 이미지는 의도한 게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의도하고 싶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냥 제가 선택했던 작품들의 결이 그랬다"라고 말했다.
그는 "작품들을 선택하는 데 저만의 기준을 세운다. 작품성, 흥미로움 등에 기반해 작품을 골라왔다. 큰 상업영화가 아닐지라도 소수의 팬들에게 보여질 수 있다는 것에 감사를 느낀다. 단편을 찍어도 영화제에 갈 수 있을지도 모르고, 장편을 찍어도 개봉을 못할 수도 있다. 노력들에 보답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많은데 너무 운이 좋게도 작품성 있는 작품들을 만나게 됐다. 배우는 작품으로 이야기를 한다. 젠더프리적인 이미지를 얻게 된 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동일할 거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만 나아갈 수는 없다. 꾀를 부리면서 이미지를 만드는 것보다는 제가 해온 대로 가고 싶다. 또 다른 이미지가 축척될 수 있다"고 소신을 전했다.
여성 인권 등 사회적인 편견에 가감 없이 목소리를 내왔던 이주영은 "제가 단편독립영화를 시작한 건 2012년이다. 그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자. 소수자의 권리, 동물권, 여권 등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모든 종류의 권리를 취약하게 다룬 시나리오는 이제 퇴보했다는 평가를 받는 거 같다. 모든 감독과 아티스트들은 이미 이런 문제에 너무나 관심이 많다. 이런 것들이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2년과 비교해봤을 때 확실히 상위 고려 대상이다. 작품을 찍고 만드는 데 있어서. 제가 특별히 그런 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하기보다는 너무나 당연한 거다. 저도 물론 관심이 있고 조심하려고 한다. 이미 주변에서 제가 실수하는 것들을 잡아줄 수 있을 정도다. 서로 보완하면서 채워나갈 수 있는 양질의 변화가 이뤄지는 거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야구소녀'는 지난 2019년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에 초청되며 호평 받았다. 관객석 역시 전석 매진 대중성을 잡는데도 성공했다. 오는 18일 개봉.
[사진 = 싸이더스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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