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최창환 기자] 좌완투수 상대 시 타율이 .050에 불과했던 외국인타자의 5번타자 선발 출장. 언뜻 도박처럼 보일 수도 있는 용병술이었지만, 허문회 감독의 판단은 정확했다. 데이터만으론 설명할 수 없는 직감이라는 것도 야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기에 선보인 승부수였다.
허문회 감독은 17일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앞서 지난 16일 맞대결을 돌아봤다. 롯데는 팽팽한 승부 끝에 7-5로승, 중상위권 추격을 이어갔다.
롯데는 당시 딕슨 마차도를 5번타자에 배치했다. 키움의 선발투수가 좌완투수 에릭 요키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아한 선택이었다. 실제 이 경기 전까지 마차도의 좌완투수 상대 타율은 .050(20타수 1안타)에 불과했다.
하지만 허문회 감독의 노림수는 적중했다. 마차도가 요키시를 상대로 3타수 2안타를 터뜨리며 허문회 감독의 믿음에 보답한 것.
허문회 감독에겐 지난달 23일 요키시의 롯데전 등판이 좋은 참고자료가 됐다. “타격코치-수석코치를 거치며 쌓은 느낌이라는 게 있다”라고 운을 뗀 허문회 감독은 “상대성이다. 지난 맞대결에서 요키시의 구위가 좋았는데, 마차도가 좋은 승부를 했던 게 기억에 남아있었다. 결과론이지만, 운 좋게 잘 풀린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마차도는 요키시와의 첫 대결서 2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 이때 터뜨린 안타는 2루타로 연결됐다. 비록 마차도는 좌완투수에게 약한 타자지만, 허문회 감독이 말한 상대성이라는 것만큼은 2경기를 통해 증명된 셈이다.
허문회 감독은 “나도 .050이라는 타율을 봤지만, 데이터 외에 선수의 컨디션이나 멘탈도 체크해야 한다. 그런 부분까지 삼위일체가 되어야 한다. 데이터만 본다고 되는 게 아니다. 이와 같은 부분이 감독 입장에서 힘든 것 같다. 물론 이는 중간계투를 투입할 때도 마찬가지다. 데이터가 좋다 해도 당일 컨디션까지 체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허문회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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