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일단 시도를 해봐야 결과가 나온다."
교타자가 장타력까지 갖추는 건 결코 쉽지 않다. 장타를 갖추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다 오히려 정교한 타격까지 잃는 경우도 있다. 그런 점에서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는 대단하다. 정교함과 장타력을 둘 다 붙잡았다.
이정후는 2017년 데뷔 후 작년까지 교타자 이미지였다. 실제 타율 0.324~0.355~0.336에 홈런은 각각 2개, 6개, 6개가 전부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39경기서 타율 0.369에 홈런은 벌써 6개다. 지난 2년간 109경기, 140경기를 뛰면서 홈런 6개씩 쳤지만, 올 시즌은 작년의 약 3분의 1경기 정도 뛴 시점에서 6홈런을 돌파했다.
물론 절대적인 수치를 볼 때 6개의 홈런이 많은 건 아니다. 리그 1위 로베르토 라모스(LG 트윈스)는 이미 13개의 홈런을 쳤다. 또한, 공인구는 작년과 같다고 해도 올 시즌은 작년보다 타고투저다. 손혁 감독은 30경기 기준 타구 비거리가 작년보다 약 7m 더 나간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장타율이 0.617로 리그 6위다. OPS는 1.052로 4위. 이정후보다 OPS가 더 좋은 국내타자는 강진성(NC 다이노스)이 유일하다. 또한, 이정후는 2루타를 17개나 때렸다. 리그 1위다. 이정후의 장타력 향상을 간과하기도 어렵다.
일단 이정후 특유의 재능이 역대 최상위 클래스인 건 부정할 수 없다. 손 감독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일화를 떠올렸다. "동체시력이 정말 좋더라. 볼 차이(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를 의미)가 나긴 했지만, 하나 정도는 헛스윙하거나 파울을 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데 여유 있게 골라내더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선구안이 좋고, 공략 가능한 코스, 구종이 많다. 여기에 자세히 보면 타격 준비자세에 팔의 위치도 미묘한 변화가 보인다. 그리고 틀림 없이 웨이트트레이닝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다고 봐야 한다.
손 감독도 몸의 변화가 크다고 봤다. 해설위원 시절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을 현장중계한 에피소드를 떠올렸다. "야수만 60명 정도를 봤다. 나보다 키 작은 선수가 호세 알투베(휴스턴 애스트로스) 한 명이었다. 대부분 나보다 컸다. 대신 알투베의 몸통은 대단했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투수에게 좋은 투구동작을 설명하면서 '이 투구동작을 완성하려면 거기에 맞는 몸이 있어야 한다'라고 한다. 누구나 타이거 우즈의 스윙을 갖고 싶지만, 우즈의 몸이 안 된다. 일단 좋은 몸이 있으면, 기술은 시간의 차이일 뿐 근접해진다"라고 했다.
또 하나. 손 감독은 변화에 적극적인 모습 자체를 높게 평가했다. "일단 시도를 해보는 게 중요하다. 시도해서 성공하면 한 단계 위의 선수로 성장하는 것이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면 또 나름대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어떤 선수든 변화를 시도하는 건 좋다"라고 했다.
좋은 재능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변화 시도, 몸의 변화까지. 더 이상 진화할 구석이 없는 것 같던 이정후가 또 진화했다. 손 감독은 "타구를 어떻게 그렇게 수비수 없는 곳으로 잘 보내는지, 신기하다"라고 했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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