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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연상호 감독, 배우 강동원, 이정현이 '반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23일 밤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 스페셜 GV가 개최됐다. 이동진 평론가가 진행을 맡았고 연상호 감독, 배우 강동원, 이정현이 참석했다. 이 행사는 '반도' 배급사 NEW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로 개봉 7일만에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세를 눌렀다.
이와 관련해 연상호 감독은 이날 "영화마다 운명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반도'의 운명이다. 전 세계 동시 개봉일을 맞추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상황으로 아시아권부터 개봉을 했다. 8월 초에는 북미 개봉을 할 예정이다. 외신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 영화의 팔자가 좀 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강동원도 "이런 시기가 오게 되리라고 상상도 못했다. 본의 아니게 전 세계 극장가에 저희 영화밖에 없게 돼 어이가 없기도 하고 신기하고 만감이 교차한다"라고 말했다. 민정 역의 이정현은 "관객 분들이 많이 오실 수 있을지 개봉 전 날까지도 걱정을 많이 했다. 많은 분들이 보러 와주셔서 뿌듯했다. 기분이 좋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번 영화에서 정석 역으로 분한 강동원은 "혼자서만 빛나지 않았다"는 호평에 "예전에 선배님과 같이 호흡할 때는 선배님들이 스토리를 이끌고 가시면 제가 영화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아 두드러졌을 거다. 하지만 '반도'는 끌고 나가면서 이정현 선배님의 가족이나 다른 분들이 돋보이는 구조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정석이 가장 평범하다고 생각했다. 또 수동적이다. 크게 돋보이는 것 없이 일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연상호 감독은 '반도' 탄생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연 감독은 "사실 속편이라고 하면 비슷한 걸 해야 하는데, 새로운 걸 하고 싶었다. '부산행'처럼 '홍콩행' 이런 걸 생각하다가 다른 영화를 시작했다. '부산행2'보다는 '반도'라는 독자적인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답습하는 건 저로서 재미가 없다"며 "처음부터 카체이싱 액션을 넣고 싶었다. 워낙 '매드맥스'가 유명하긴 하다. 다만 '매드맥스'는 광활한 사막을 육중한 차들이 직선으로 달린다. 한국의 지형들은 평지가 별로 없어서 고가, 골목 등에서 액션을 살리고 싶었다. 다이나믹한 액션들을 원했다"라고 전했다.
민정 캐릭터를 통해 첫 액션 연기에 나선 이정현은 "되게 효율성 있게 찍었다. 액션을 길게 안 시키셨다. 불필요한 액션을 길게 하다보면 다치는데 감독님이 계산을 정확하게 하셨다 .너무 감사했다"라고 연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강동원은 액션 연기에 대해 "배우로서 액션 연기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액션도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고, 무용과 같다. 몸으로 감정을 표현한다"며 "웬만하면 제가 하려고 한다. 제 움직임과 스턴트더블의 움직임이 다르다. 선도 다르고 감정표현도 다르다. 뒷모습이라도 제가 하려고 한다. 제가 짜놓은 캐릭터 리듬이 달라지는 게 싫다. 스턴트더블이 들어오면 캐릭터가 달라보인다. 모든 연기의 기본은 액션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이를 듣던 연 감독은 "홍콩에서 정석이 유리잔을 깨는 장면이 있다. 설탕으로 만들었어도 위험하다. 대역으로 촬영했는데 모니터를 보더니 자기 손 같지가 않다고 하더라"라고 말했고 강동원은 "제가 생각했던 정석의 감정과 맞지 않았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스턴트더블에게 설명을 해줬는데 잘 안 됐다. 그래서 그냥 제가 했다. 약간 긁혔다"고 전해 시선을 모았다.
연 감독은 극중 캐릭터들의 전사가 공개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전사는 사실 상당히 많이 만들었다. 드라마 4부작 정도다. 하지만 영화가 스피디하게 진행되다 보니 캐릭터를 설명할 수 있는 공간이 적었다. 그래서 서 대위(구교환)의 방 안에 널부러진 책들을 여행 책들로 배치하곤 했다. 서 대위는 누구보다 과거를 그리워하는 인물이고 황 중사(김민재)는 자극을 쫓는 사람이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강동원은 '반도'의 의미를 묻자 "어려운 시기에 개봉한 용감한 영화라고 1차적으로 기억을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본격적으로 성인 연기로 접어든 첫 영화라고 본다. 제 나이가 40살이 되면서 더 이상 제가 소년이 아니라는 걸 느꼈다. 책임을 져야 할 일도 많이 생기고, 직업적인 면에서도 끌고 가야할 게 많아진 것 같다. 이 영화는 캐릭터가 가진 고민 자체가 달랐다. '두근두근 내 인생'은 애아빠였지만 철부지 같은 면모가 있었다. 정석 캐릭터는 성인 남성에 가장 가깝다"고 말했다.
또 연 감독은 '반도' 프리퀄 계획도 넌지시 밝혔다. 그는 "지금 이야기하고 있는 건, '어떤 형태로든 이야기를 내놓는 게 좋지 않을까'다. 소설이든, 애니메이션이든, 만화이든, 드라마일 수도 있다"라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반도'는 지난 15일 개봉 이후 한국을 넘어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에서도 압도적인 수치로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며 아시아 영화의 흥행 구원투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영화 최초로 IMAX, 4DX, ScreenX, 4DX SCREEN, SUPER 4D, ATMOS 등 6포맷으로 개봉하며 관객들의 오감을 사로잡고 있어 흥행 질주는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NEW 유튜브 캡처화면, NEW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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