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SK 외국선수들의 수난시대다. 올 시즌 하위권으로 추락한 원인 중 하나가 외국선수들의 기대 이하 행보다.
올 시즌 SK의 성적 하락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그러나 하위권으로 추락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있었을까. 에이스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한 닉 킹엄이 단 두 경기(2패 평균자책점 6.75)만 뛰고 퇴단했다.
리카르도 핀토와 제이미 로맥도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특히 핀토의 최근 페이스는 상당히 우려된다. 5~6월 2승2패 평균자책점 4.71, 1승2패 평균자책점 3.29로 괜찮았다. 그러나 7월에는 1승2패 평균자책점 7.18이었다. 8월 첫 등판이던 4일 인천 롯데전서는 3⅓이닝 13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 1탈삼진 8실점했다.
기본적으로 성격이 예민하다. SK가 시즌 초반 추락한 원인 중 하나가 승부처 수비 불안이었다. 그런데 핀토는 수비에서 실책이나 실수가 나올 때마다 표정부터 흔들렸다. 이후 난타를 당하며 실점하기 일쑤였다. 포수와 볼배합을 하면서도 종종 멘탈이 흔들렸다.
박경완 감독대행은 핀토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핀토는 7월28일 인천 LG전서 '자기 주도 볼배합'을 했다. 결과는 대참사. 4이닝 7피안타 2탈삼진 5사사구 6실점. 이 경기서도 경기가 마음대로 풀리지 않자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박 감독대행은 불펜 과부하에도 더 빨리 빼지 못했다며 다른 선수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문제는 볼배합 주도권이 아닌 제구와 커맨드다. 반대투구도 잦다. 심지어 4일 롯데전서 13안타를 맞자 박 감독대행은 "롯데 타자들에게 투구 버릇이 노출된 것 같다"라고 했다. 롯데 타자들이 모든 구종에 정확하게 타이밍을 맞추는 모습을 확인했다. 롯데에 핀토의 투구 버릇이 노출됐다면 나머지 8개 구단도 모를 리 없다. 이미 핀토에 대한 데이터가 쌓일대로 쌓인 상태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외국인선수 교체는 어렵다. SK는 잔여시즌서 외국인타자를 두 명(로맥, 타일러 화이트) 쓰기로 했다. 어떻게든 핀토를 안고 가면서 국내투수들의 에너지를 안배해야 한다. 박 감독대행은 "핀토는 계속 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돈다"라고 했다.
투구 버릇 노출에 대해 내부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박 감독대행은 "롯데 타자들이 잘 친 건 인정한다. 다만, 모든 구종에 타이밍이 다 맞는 건 뭔가 노출되지 않았나 싶다. 핀토와 얘기해보겠다"라고 했다. 또한, 핀토가 등판하는 날에는 팀에서 가장 안정적인 이흥련과 배터리 호흡을 맞추게 할 계획이다.
로맥은 5일까지 72경기서 257타수 64안타 타율 0.249 13홈런 36타점 29득점. 홈런은 그럭저럭 생산한다. 그러나 애버리지가 너무 떨어진다. 최근 10경기서는 0.211 1홈런 2타점. 7월 말만 해도 타이밍 및 타격포인트를 앞으로 가져오면서 하이패스트볼에 헛스윙하는 비율을 줄였다. 그러나 좋은 흐름을 오래 끌고 가지 못했다.
박 감독대행은 다시 타이밍 문제를 지적했다. "전체적인 밸런스는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 타이밍이 뒤에 있다(늦다). 정타 확률이 떨어진다. 타이밍이 조금 앞으로 가야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타이밍이 늦으면 그만큼 다양한 구종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확률이 떨어진다.
화이트는 14일까지 구단이 마련한 강화도의 한 펜션에서 자가격리 한다. 화이트 로맥 모두 주 포지션은 1루. 화이트의 1군 데뷔전은 빠르면 19일 인천 한화전이다. 화이트 합류 후 상황에 따라 로맥이 외야 수비를 해야 할 수도 있다. 로맥으로선 타격페이스가 좋지 않은데 환경까지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SK로선 로맥과 화이트가 공존하면서 시너지를 내야 마지막 반등을 노릴 수 있다. 일단 로맥이 타격 페이스를 끌어올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핀토(위),로맥(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