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오늘은 축하받고 싶지 않네요"
KBO 리그의 새로운 역사를 쓴 전인미답의 기록을 달성한 선수의 첫 마디였다. LG의 '심장'으로 통하는 박용택(41)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삼성과의 시즌 14차전에서 9회말 대타로 나와 우월 2루타를 터뜨려 개인 통산 2500번째 안타를 마크했다.
KBO 리그에서 단 한번도 나오지 않은 대기록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마침 2-2 동점에서 터진 박용택의 2루타는 1사 만루 찬스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LG의 끝내기 승리가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끝내 LG는 승리를 잡지 못했다. 후속타 불발로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고 연장 12회 이성규의 결승 솔로포가 터져 2-3 분패를 당했다.
그래서일까. 박용택은 "오늘은 축하받고 싶지 않다"는 말로 자신의 기분을 설명했다. 전인미답의 대기록도 팀의 패배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이야기다.
박용택은 "내가 꿈꾸던, 이기는 경기에서 중요한 타석에 안타를 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그런데 참 야구 어렵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미 KBO 리그 '안타왕'인 박용택은 2500안타라는 대기록을 의식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주위에서도 2500안타와 관련한 질문을 많이 하더라"는 박용택은 "나에게 그런 질문을 할 때마다 2497개를 치든 2498개를 치든 2499개를 치든 최다안타를 치고 은퇴하는 것인데 무슨 차이가 있겠냐고 말했다. 솔직하게 정말 그런 마음이었다"라고 말했다.
오히려 박용택에게 의미 있는 기록은 통산 2500안타보다 통산 2224번째 경기 출장이라고 한다. 이날 경기 출장으로 통산 2222경기를 출전, 이 부문 1위인 정성훈(2223경기)의 기록에 1경기차로 다가선 박용택은 이제 2경기만 더 나서면 또 하나의 신기록을 갖는다.
박용택은 "개인적으로 2500안타보다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이 더 의미가 클 것"이라면서 "정말 일을 많이 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웃음을 지었다.
아직 LG에게는 17경기가 남아 있고 여전히 치열한 순위 전쟁 중이다. 박용택은 "정말 중요한 경기들만 남았다. 순위 싸움에 5~6팀이 엮여 있다. 조금만 잘 하면 위로 올라갈 수도 있고 조금만 못 해도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면서 "선수들이 즐거운 긴장감으로 받아들이고 끝까지 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LG 박용택이 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LG의 경기 9회말 1사 1루에서 2루타로 KBO 최초 2500 안타를 기록한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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