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아 "영화 시나리오 잘 들어오지 않는데…'돌멩이', 내게 와 신기했다" [MD인터뷰①]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송윤아(47)가 영화 '돌멩이'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송윤아는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돌멩이'(감독 김정식) 홍보차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 취재진과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돌멩이'는 평화로운 시골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하고 있는 8살 마음을 가진 어른아이 석구(김대명)가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범죄자로 몰리면서 그의 세상이 송두리째 무너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김대명, 김의성이 출연했다. 송윤아는 극중 은지(전채은)를 보호하기 위해 석구에 대한 정당한 심판을 요구하는 성당 산하의 청소년 쉼터 소장 김선생으로 분했다. 주인공에 대척점에 서있는 인물이라 자칫 답답함을 유발할 수 있으나 인물에 몰입한 그의 진심 어린 열연이 빛을 발했다.

이날 송윤아는 기나긴 스크린 공백에 대해 "영화가 저한테 많이 들어오지 않는다. 마지막까지 생각하다 고사를 하는 경우엔 스케줄이 여유로울 수 있지만 영화는 거의 지방 촬영이다. 그 부분이 현실적으로 결정하기가 어려웠다"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돌멩이' 시나리오를 읽어봐달라고 연락이 왔다. 그런데 저는 언제부턴가 일을 많이 안 하기도 했지만, 아이가 있다 보니까 제게 들어왔던 작품을 다 할 수 없는 현실적인 상황이 있었다. 드라마 대본만 받고 있던 중에 영화가 저한테 왔다는 게 신기했다. '나한테? 웬일이지?'이라는 마음이 더 컸다. 제가 이 영화를 할 거라는 생각으로 본 게 아니라 들뜨고 신기한 마음으로 책을 읽게 됐다. 가볍게 그렸지만 주제가 굉장히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영화였다. 소파에 앉아서 다 읽고나서 몇 분간 그냥 앉아있었다. 많은 생각이 오고갔다. 그냥 가만히 있었던 기억이 난다. 또 저를 생각해준 부분이 감사했다. 김선생이라는 인물을 훨씬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들이 많은데 저를 생각해줬다는 게 감사했다. 그래서 하게 됐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돌멩이'와 송윤아의 운명같은 만남은 송윤아의 다른 모습을 이끌어내고자 했던 김정식 감독의 의지로부터 시작됐다. 김 감독은 그를 향해 "전사 같았다"라고 표현하기도. 이에 송윤아는 "감독님이 저에게 느꼈던 이미지와 다른 걸 입혀보고 싶었다더라. 이전 작품 속의 송윤아는 왠지 늘 약자 편을 들어줄 것 같고, 두루두루 살피는데 김선생은 그런 인물이 아니다.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믿음이 답이라고 믿고 가는 인물이다. 그런 이면성을 저로부터 보여주고 싶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영화 속의 석구 상황에서 생각나면 김선생이 참 원망스러운 인물이다. 하지만 김선생의 시선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인물의 삶 속에서 불의를 보거나, 자신의 시선에서 '아니다' 싶을 때는 그걸 바로잡기 위해 밀고 나가는 인물이다. 우리 사회에는 그런 인물들이 많다. 단지 안타까운 건 진실이 그게 아니었던 거다. 악역이거나 독특한 성격의 캐릭터로 몰고 가지 않았다. 그래서 (관객들이) 김선생도 이해를 해주지 않을까. 석구가 호프집에서 돌멩이를 던지고 친구들과 난리가 나는데 그 장면이 되게 슬펐다. 다들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 감독님이 깊이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참 잘 표현을 해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이 다를 뿐이지, 누구라도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대중이나 관객이 익숙한 그런 상업적 성격의 영화는 아니에요. 그래서 오히려 이 안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노개런티로 참여한 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나도, 내 이웃도, 내 가족도 겪을 수 있지만 알면서도 모르는 척 또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누구에게나 크고 작은 상처들이 다 있잖아요. 이 영화가 저를 위로해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식혀주고 위로해주는 느낌이에요. 비단 저뿐만 아니라 대명 씨나 의성 선배님 등 누구나 다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이야기를 나눴고요. 이게 영화로 각색이 되고 만들어졌을 뿐이에요. 우리 모두의 영화이지 않을까 싶은 작은 희망을 느꼈어요."

한편, '돌멩이'는 지난 2018년 열린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의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되며 첫 공개된 이후 2년 만의 개봉이라 예비 관객들의 기대가 쏠린다. 15일 개봉.

15일 개봉한다.

[사진 = 리틀빅픽처스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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