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적장이지만,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은 김하성을 두고 “매년 성장하는 게 보인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뿐만 아니라 많은 야구인들, 팬들의 시선도 비슷했을 터. 하지만 김하성은 안주하지 않았다. ‘왜 매년 기록이 비슷할까?’라는 고민 속에 보다 철저히 자기관리에 임했고, 마침내 30홈런 유격수 계보에 이름을 올렸다.
김하성은 1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 3번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장, 5타수 4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키움은 최원태의 6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 3실점(3자책) 호투를 더해 5-3으로 승, 2연패에서 벗어나 4위 두산 베어스와 승차 없는 5위를 유지했다.
4안타를 때렸을 뿐만 아니라 순도도 높았다. 첫 타석에서 내야안타를 때려 예열을 마친 김하성은 2회초 맞은 2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터뜨려 일찌감치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김하성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키움이 2-2로 맞선 4회초 2사 1, 2루 찬스. 김하성은 배제성을 상대로 1타점 2루타를 터뜨려 키움에 주도권을 안겼다. 이날의 결승타였다. 기세가 오른 김하성은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키움에 3점차 리드를 안기는 솔로홈런까지 쏘아 올렸다.
김하성이 데뷔 첫 30홈런 및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이종범-강정호에 이어 유격수로 30홈런을 달성한 역대 3번째 사례이기도 했다.
김하성은 경기종료 후 “홈런이 나오기도 했지만, 팀이 이겨서 기분 좋다. 아직 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들뜬 마음을 가라앉혀야 할 것 같다. 팀이 순위싸움 중이기 때문에 조금 더 팀을 생각하며 경기에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하성은 2016시즌부터 3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지만, 30홈런은 벽과 같은 기록이었다. 지난 시즌에는 4년 연속 20홈런을 눈앞에서 놓치기도 했다. 지난 시즌 기록은 19홈런.
김하성은 “정체된 느낌이었다. ‘왜 매년 기록이 비슷할까?’라는 고민도 했다. 첫 30홈런이기 때문에 당연히 기분 좋다. 올 시즌 시작 전 목표로 삼고 열심히 노력했다. 시즌 중에도 컨디션 관리,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한 끝에 결과를 얻어 기쁘다. 몸 관리에 많이 신경 썼기 때문에 예년보다 많은 홈런을 때릴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하성은 더불어 “사실 유격수로 뛰는 게 편하지만, 팀 사정상 3루수도 봐야 할 때가 있다. 팀이 원하는 방향이 있다면, 거기에 맞춰 뛰는 게 맞는 것 같다. 포지션은 코칭스태프가 잘 조율해줄 거라 생각한다. 어느 포지션을 나가든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올 시즌 진출 후 해외 진출 자격을 갖게 되는 것도 김하성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요인이다. 스스로에게도 동기부여가 되진 않을까. 김하성은 이에 대해 “그런 건 아니다. 해외 진출도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팀이 조금 더 위로 올라가는 게 우선이다. 아직 시즌이 안 끝났고, 가을야구도 남아있다. 지금은 팀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하성은 커리어-하이를 향한 기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키움은 최근 들어 시련의 시기를 거치고 있다. 손혁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키움도 슬럼프가 길었던 탓에 5위로 내려앉았다.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없다. 선수는 야구에 집중해야 한다”라며 신중하게 운을 뗀 김하성은 “선수단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각자 할 일에 열심히 임하고 있다. 주장 (김)상수 형부터 박병호 선배까지 팀이 흔들리지 않도록 무게를 잘 잡아주고 있다. 프로선수라는 신분에 걸맞게 더 노력하자고 말씀해주시는 게 젊은 선수들에겐 자극이 된다”라고 전했다.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만큼, 키움은 정규시즌 종료까지 가장 적은 6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5위로 내려앉았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불리한 입장이다.
김하성은 이에 대해 “아쉽지만, 결국 야구는 선수들이 했다. 하지만 순위싸움은 결정되지 않았다. 남은 6경기를 잘 치르고 가을야구 준비를 잘한다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우리 팀은 가을야구에서 화력을 보여줬던 팀이다.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김하성. 사진 = 수원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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