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쓰라고 해요."
키움 히어로즈 손혁 전 감독은 올 시즌을 치르면서 투수들의 에너지 관리에 가장 신경을 쏟았다. 불펜 투수의 경우 3연투는 물론, 어지간해선 멀티이닝도 자제시켰다. 시즌 중반까지는 불펜 투수들을 되도록 이닝 중간에 투입하지 않았다. 선발투수의 투구수도 최대한 조절했다.
불펜이 8~9월에 크게 흔들린 건 맞다. 관리를 받았으나 빡빡한 일정을 치른 후유증이었다. 그래도 10월 들어 다시 힘을 낸다. 선발진도 시즌 초~중반보다 안정감이 있다. 한현희가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곧 돌아온다.
김창현 감독대행은 부임 직후 불펜 투수들의 3연투도 마다하지 않는다. 마무리 조상우는 4점차에도 등판해 경기를 마무리한다. 선발투수가 며칠 덜 쉬게 되더라도 매치업에 따라 과감하게 순번을 바꾸기도 했다.
잔여경기가 적은 특성상 어떻게든 승률을 높이고자 하는 몸부림이다. 이제 그 절정으로 향한다. 17~18일 고척 두산전, 23일과 30일 잠실 두산전만 남은 상황. 더 이상 선발 '로테이션'은 의미 없다. 23일 혹은 30일 경기에 원투펀치 에릭 요키시와 제이크 브리검을 동시에 투입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창현 감독대행은 16일 고척 두산전을 앞두고 "23일과 30일은 기본적으로 외국인투수들이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브리검과 요키시 모두 컨디션이 좋다면 같이 들어갈 수도 있다. 당일 컨디션을 확인해봐야겠지만, 기존 선발투수들(최원태, 이승호)도 중간에 합류, 전부 대기시킬 생각이다"라고 했다.
냉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키움 마운드에서 다른 팀들의 타선을 압도할 만한 투수는 브리검과 요키시, 조상우 정도다. 브리검과 요키시를 배제하고 상대적으로 기복이 있는 최원태나 이승호를 투입할 이유는 없다. 18일 고척 두산전이 끝나면 4일간 휴식한다. 23일 잠실 두산전이 끝나면 6일간 휴식한다. 극단적으로는 23일과 30일 경기 모두 브리검과 요키시만으로 끝낼 수 있다.
다만, 한현희의 경우 23일 혹은 30일 경기에 불펜으로 투입해 컨디션을 체크할 계획이다. 한현희는 3일 인천 SK전 이후 골반 통증으로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팔꿈치가 살짝 좋지 않은 이영준도 23일 혹은 30일에 등판 기회를 가질 가능성이 있다. 한현희는 선발과 불펜이 모두 가능하다. 이영준은 시즌 막판 페이스가 나빴다. 그래도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이라는 점에서 포스트시즌서 활용 가치가 높다.
키움은 두산과의 잔여 4경기에 사활을 건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무덤덤한 반응이다. 브리검과 요키시를 동시에 쓸 수도 있다는 말에 "쓰라고 해요"라고 했다.
[브리검과 요키시(위), 브리검과 요키시와 러셀(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