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녁마다 연락이 온다."
전자랜드가 예상을 뒤엎고 1라운드서 승승장구한(7승2패)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에서도 이대헌의 존재감을 빼놓을 수 없다. 정효근과 강상재가 동시에 빠져나갔다. 지난 시즌 각종 부상으로 주춤한 이대헌에 대한 신뢰도는 다소 하락했다.
그러나 이대헌은 시즌 준비를 잘했다. 지난달 31일 DB와의 홈 경기 후 "그렇게 다쳐본 적이 없었다. 힘든 시기였는데 멘탈을 잡았다. 올 시즌은 조금 아파도 쉬지 않고 열심히 운동했다. 몸 관리가 가장 중요했다"라고 돌아봤다.
이대헌은 군 복무 후 2018-2019시즌 플레이오프서 깜짝 활약을 했다. 엄청난 웨이트 트레이닝에 의해 근력과 파워를 보강했다. 골밑에서 힘 있는 마무리 능력이 향상됐다. 슛거리를 늘리면서 스트레치4의 가능성을 선보였다.
올 시즌에 다시 그 시절의 모습이 나온다. 특히 헨리 심스, 에릭 탐슨과의 호흡이 상당히 좋다. 지난달 18일 KCC전 종료 4.9초를 남기고 합작한 결승득점이 대표적이다. 당시 이대헌은 김낙현에게 핸드오프 패스를 하는 척 하다 골밑으로 파고 들었고, 자신에게 스크린을 한 뒤 골밑으로 파고든 탐슨에게 절묘하게 공을 건넸다. 전자랜드의 2점차 승리.
탐슨보다 공격력이 좋은 심스와도 좋은 장면을 많이 만들어낸다. 하이포스트로 나와서 로포스트의 심스에게 공을 연결, 득점을 돕기도 하고, 심스에게 도움수비가 들어가면 손쉬운 골밑 득점을 만들어낸다. 심스가 좀처럼 무리하지 않고 국내선수들의 찬스를 잘 보는 덕도 본다. 물론 이대헌이 스크린을 건 뒤 팝아웃해서 외곽슛을 터트리는 장면도 적지 않다.
이대헌은 수비에서의 공헌도도 높다. 심스나 탐슨이 포스트업 수비를 하면 자신의 공격수를 순간적으로 버리고 공을 긁거나 스틸 하기도 한다. 수비에 성공하면 곧바로 속공에 가담한다. 공수활동량이 많다.
1일까지 9경기서 평균 28분25초간 15.7점 3.6리바운드 2.0어시스트 0.3블록. PER 19.5. 괜찮은 기록이다. 전자랜드는 정효근과 강상재의 공백으로 토종 포워드진은 약화됐다. 그래도 심스와 탐슨, 이대헌이 괜찮은 골밑을 구축했다. 여기에 탄탄한 수비조직력이 더해지면서 시즌 초반 단독선두를 질주 중이다.
이대헌은 "심스가 찬스를 잘 봐준다. 얘기하면서 호흡을 맞춰간다. 지금까지는 좋다. 수비의 경우 약속한 로테이션이 있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다. 자신 있게 스틸도 한다. 꾸준한 모습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전자랜드가 시즌 중반 이후 페이스가 떨어질 것이라는 시각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외국선수들이 클러치타임에서의 득점 임팩트가 2% 부족한 게 그 중 하나다. 그러나 이대헌은 "신경 쓰지 않는다. 심스와 탐슨은 나름의 장점이 있다. (김)낙현이 형 등 클러치 상황서 해줄 국내선수들도 있다"라고 했다.
그런 이대헌은 요즘 매일 밤 정효근의 동영상을 찾아본다. 정효근은 내년 1월이면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한다. 정효근의 장점을 습득하려는 노력이다. 이대헌은 "효근이는 외곽플레이도 좋고, 외국선수들과의 2대2를 잘 한다.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본다"라고 했다.
정효근은 그런 이대헌에게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준다. 이대헌은 "효근이가 돌아오면 좀 더 좋아질 것이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효근이가 채워줄 것이다. 경기를 보고 잘못된 점을 얘기해주기도 한다"라고 했다.
유도훈 감독은 "대헌이가 시즌 준비를 잘 했다. 좀 더 영리한 플레이에 눈을 뜨는 시즌이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만족하지 않는 자세와 연구, 철저한 노력을 하는 걸 감안할 때 희망적이다. 이대헌은 "개인훈련을 매일 하긴 쉽지 않은데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러 가면 혼자다"라고 했다.
[이대헌.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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