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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권혜미 기자] 개그맨 김영철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개그우먼 박지선을 애도했다.
3일 오전 SBS 파워FM 라디오 '김영철의 파워FM(이하 '철파엠')'이 방송됐다. 이날은 보이는 라디오가 아닌 음성으로만 진행됐다.
어렵게 오프닝을 진행한 김영철은 "믿기지가 않는다. 어제 오후에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사람들을 웃게 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던, 제가 참 아끼고 사랑했던 후배다. 박지선 씨가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났다. 어제 종일 집에서 기다리다 빈소가 마련됐다고 해서 라디오 끝나고 바로 가볼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지선 씨가 우리 '철파엠' 가족이지 않나. 10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함께 했더라. 더 슬픈 게, 오늘 박지선 씨 생일이다. 그래서 오늘 하루 '철파엠'은 그리운 사람에게 음악 편지를 띄우는 날로 정해봤다"고 슬픔을 드러냈다.
이어 시작된 3부에서 한 청취자는 박지선이 평소 좋아했던 김애란 작가의 구절을 문자로 보냈다. 김영철은 "'사랑은 나의 부재를 알아주는 사람'이라는 구절에서 마음이 먹먹해졌다. 지선 언니한테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다"는 말에 눈물을 글썽이며 어렵게 다시 말을 이었다.
그는 "박지선 씨가 아주 재기발랄하게 1m앞에서 이 구절을 읽어줬던 때가 생각이 난다. 지선 씨 특유의 의상이 아른거린다. 김애란 작가님 소설 좋아한다고 얘기도 하고. 1년 반도 더 됐다. 그때 지선이가 생각이난다. 오늘은 참 쉽지 않다"고 씁쓸하게 답했다.
더불어 2017년 1월 설 특집 때부터 '철파엠' 코너를 진행했던 박지선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 시간을 가졌다. 유쾌하고도 즐겁게 대화했던 그의 말에 청취자들 모두 추모의 댓글을 보냈다.
글들을 읽으며 김영철은 "우리는 아마 다 힘들 거다. 그런데 참 표현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요즘 들더라. 지선이가 힘든 얘기, 아픈 얘기 잘 안 하는 성격이었다. 누군가에겐 엄살이겠지만 아프고 힘들고 그런 얘기 많이 했으면 좋겠고, 못 알아챘을 수도 있으니까 더 많이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라디오 엔딩에서 김영철은 박지선에게 마지막 편지를 띄웠다. 그는 "8월 15일 박성광 결혼식이었다. 지선이 얼굴이 안좋아보여서 제가 눈치를 채고 끝나고 문자를 했다. '지선아. 무슨 일있니. 안좋아보여'라고 하니까 '선배님. 제가 좀 아픈데 빨리 나을게요'라고 했다. '빨리 낫고 연락 줘. 조만간 보자'라고 했다. 그게 마지막 문자였다. 두달 반 전이었다"고 말하며 울먹였다.
그러면서 "라디오 3년 동안 하며 힘들고 아픈 얘기를 안해서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전 지선이에 대해 많이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작별하려고 하니 너무 미안하고, 제작진들도 준비가 안된 것 같다. 아주 특별하고, 기발하고, 재밌고, 많이 웃겼던 지선인데"라고 회상했다.
동시에 김영철은 "어제 그 생각이 들더라. 우리 머지않아 만날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일찍 갔나 생각이 들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선후배 분들 중 더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있을 거다. 문득 '지선아 오늘 놀 건데'라고 말하면 '선배님 저 갈게요'하고 한걸음에 달려와줬던 지선이가 많이 생각이 날 것 같다"라며 "지선아 거기선 아프지 말고 진짜 행복하고. 거기선 더 많이 웃기고. 내겐 제일 재밌었고, 똘똘했던, 나의 최고의 후배로 기억하겠다"고 전해 마음을 아프게 했다.
한편 박지선은 2일 오후 1시 44분께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사람의 빈소는 이대 목동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5일 오전 7시, 장지는 벽제승화원이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영철 인스타그램]
권혜미 기자 emily00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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