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한참을 울었던, 소중한 순간"…'내가 죽던 날' 김혜수x이정은의 눈물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김혜수와 이정은이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내가 죽던 날'(감독 박지완) 언론시사회가 열려 박지완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 등이 참석했다.

단편영화 '여고생이다'(2008)로 제1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아시아 단편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박지완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김혜수),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 순천댁(이정은)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작품. 영화는 범죄 사건의 주요 증인으로 채택돼 섬마을에서 보호를 받던 소녀 세진(노정의)이 사라진 이후의 상황을 그린다. 현수가 세진이 사라진 이유를 되짚어보는 탐문수사 형식으로 이뤄져 흥미를 자극하면서 세심한 감정, 인물 표현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세 여성이 끝내 이루는 연대가 깊은 여운을 안긴다.

배우들의 열연도 일품이다. 매 작품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연기력과 흥행력을 모두 인정받은 대한민국 대표 배우 김혜수가 사라진 소녀의 흔적을 추적하며 삶의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형사 현수로, 친근한 매력과 막강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대중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연기파 배우 이정은이 현수에게 마지막으로 목격한 소녀의 행적을 알려주는 마을 주민 순천댁으로 분해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췄다. 노정의는 사라진 소녀 세진으로 변신, 10대 소녀의 외롭고 고통스러운 심경과 예민한 감정 변화를 촘촘하게 그려냈다.

이날 박지완 감독은 "김혜수 님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는 영화다. 김선영, 문정희 배우님들에게 시나리오를 드린지 얼마 안 돼서 빨리 답을 받았다. 여쭤보니, 김혜수 배우님과 함께 하고 싶다고 하시더라. 선배님 덕분이다"라고 김혜수를 치켜세웠다.

개인적으로 상처를 받아 힘들었던 시기에 '내가 죽던 날'을 접하게 되면서 큰 위로를 받았다는 김혜수. 그는 극 후반에 등장했던 이정은과의 만남 장면을 언급하며 "실제로 그 장면이 중요했고 정은 씨와 현장에서 어떤 느낌으로 공유하고 반응할지 궁금했다. 멀리서 정은 씨가 리어카를 끌고 오시는데, 순천댁이 오더라. 시나리오를 보고 내용을 다 알고 있는데도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정은 씨의 순천댁이 똑같이 눈물을 흘리고 있더라. 촬영이나 리허설도 아니었다. 그냥 각자 따로 준비하고 있다가 그냥 만난 거였다. 그렇게 둘이 손을 잡고 한참 울었다. 저도 현장에서 처음 경험하는 아주 특별하고 복합적인 감정이다.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제게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이다. 말을 하지 않으면서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고 연대했던 느낌이다. 예상하지 못했던 완벽한 순간이다"라고 회상했다.

이에 이정은은 "어떤 감정인지 되짚어봤다. 극중 배역도 배역이고, 혜수 씨도 스타로서 50년을 지내지 않았나"라고 전해 폭소를 자아내더니 "위치는 다르지만 시대를 같이 살아온 연대가 이뤄지는 순간이라 소중하다고 느꼈던 것 같다. 또 이제는 뒷세대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게 할지 고민을 하는데, 이 때 (노)정의 씨와 만나고 이야기해 소중했다"라고 노정의와의 호흡도 밝혔다.

그러면서 "연극을 오래 하긴 했지만 영상 매체에 온 게 불과 8~9년 밖에 안 된다. 그래서 친구 같은 마음으로 노정의와 함께 호흡했다"며 "제가 몸이 아픈 적이 있었는데 도움을 못 받았다. 저는 배우 이전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다만 노정의는 "교장 선생님 두 분이 계시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부담이 많이 됐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더니 "그냥 부담이 아니라,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작품에서 누를 끼치고 싶지 않은 느낌의 부담이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부족한 걸 채워나가고 배워나갈 수 있는 감사한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라고 솔직히 털어놔 김혜수, 이정은의 엄마 미소를 유발했다.

김혜수는 김선영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그는 "개인적으로 김선영 배우에게도 너무 고마웠다. 저희 영화가 전체적으로 덤덤하고 차분한데, 현장에서 가장 큰 에너지와 활기를 주신 분이다. 현장에 있든, 없든 늘 현수의 친구 같은 느낌이었다"라며 "보석 같은 동료들을 만났고 값진 친구들을 얻은 거 같아서 이것만으로도 큰 행운이고 축복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오는 12일 개봉한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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