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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정수정(크리스탈), 장혜진이 현실을 방불케 하는 친근한 모녀 케미로 영화 '애비규환'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12일 오전 방송된 SBS 파워FM 라디오 '박하선의 씨네타운'(이하 '씨네타운')에 영화 '애비규환'(감독 최하나)의 배우 정수정, 장혜진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애비규환'은 똑 부러진 5개월 차 임산부 토일 이 15년 전 연락 끊긴 친아빠와 집 나간 예비 아빠를 찾아 나서는 설상가상 첩첩산중 코믹 드라마. 이번 영화로 스크린에 첫 데뷔한 정수정은 극중 위풍당당하고 주체적인 스물두 살 임산부 토일 캐릭터를 연기했다. 영화 '기생충', 드라마 '산후조리원' 등을 통해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장헤진은 냉철한 엄마 선명으로 분했다.
정수정은 '애비규환' 출연 계기에 대해 "저는 평소에도 독립영화를 좋아해서 늘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다. 항상 기회가 없다가 작년에 우연하게 제의가 들어왔다. 처음에 임산부 역할이라고 했을 때 너무 놀랐다. 어떻게 할까 싶었는데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더라. 안 할 이유가 없어서 확 해버렸다"라며 영화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박하선이 그룹 에프엑스로도 활동한 정수정에게 노래와 연기 중 무엇이 더 어렵냐고 묻자 "고를 수가 없다. 둘 다 너무 어렵다. 연기는 정말 어렵고 무대를 하는 것도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3분 안에 다 보여줘야 하는 거라 어렵다"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자 박하선과 장혜진은 "본능적으로 연기를 잘하더라"라고 극찬했다.
임산부 캐릭터 소화를 위한 노력으로는 "스펀지 같은 복대를 차고 뒤에 벨트를 했다. 제가 (임신) 간접경험을 한 것 같다. 여름이고, 허리, 무릎, 목이 정말 아프더라. 정말 대단하고 위대하다고 생각했다"며 "걸음걸이나 자세가 많이 다를 것 같아서 실제 임신했던 언니들한테 묻고 유튜브에서도 영상을 많이 봤다. 그런데 다른 점을 많이 못 느끼겠더라. 하지만 가짜 배를 차니까 자연스럽게 행동이 나왔다. 계속 아랫배를 잡고 있었다. 그냥 나도 모르게 나오더라"라고 밝혔다.
장혜진은 "정말 디테일하게 다 하더라. 역시 본능적으로 타고난 배우다"라고 재차 칭찬해 웃음을 더했다. 이처럼 장혜진은 정수정을 향해 아낌없이 애정을 표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두 사람은 라디오 중에도 손을 잡는가 하면, 실제 모녀 사이처럼 편하고 끈끈한 면모를 보였다.
시사회에서도 손을 잡았던 이들은 "우리가 왜 손을 잡고 있었는지 생각을 해봤는데 기억이 안 난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평상시에도 장혜진을 '엄마'라고 부른다는 정수정은 "엄마, 언니, 선배 다 부른다"라고 전했고 장혜진은 "그냥 그때마다 자기가 생각나는 대로 부른다"라고 덧붙여 폭소케 했다.
장혜진은 '기생충' 비화도 털어놨다. 한국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며 역사를 바꾼 '기생충'이다. 이에 장혜진은 "지금 생각해도 꿈같은 일이다. 제가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도 못했는데 다녀오게 됐다. 지금도 꿈같다. 사진을 봐야 '갔다왔구나'라고 느낀다. 제 첫 영화제고, 아카데미 시상식이 제 첫 시상식이었다. 첫 상도 미국에서 받은 거다"라고 밝혔다.
한국예술종합학교 1기 출신으로 배우 이선균과 동기이기도 한 장혜진은 과거 "연기를 안 하고 마트에서 일했다"라고 밝히며 "연기 말고 다른 일을 하고 싶었다. 공부하면서 조금 힘들었다. 그래서 아예 다른 일을 하면서 리프레시하려고 했다. 마트에서 화장지를 팔았다. 전국 1등도 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시 백화점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봉준호 감독님한테 '살인의 추억'을 같이 하자고 연락이 왔다. 그때 '연기를 관두고 일을 하고 있다'고 대답했고 감독님이 '중요한 역할이 아니니 (내가) 잘 되면 다시 연락하겠다'라고 하셨다. 그러다가 이렇게 만났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정수정은 '애비규환'을 연출한 최하나 감독과의 친분도 자랑했다. 그는 "감독님과 두 살 차이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너무 통하는 게 많았다. 취향, 성향, 좋아하는 음악, 드라마 다 비슷했다. 그래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으러 다녔다. 다이어트도 안 해도 돼서 진짜 임산부처럼 나왔다. 저보고 감독님이 며칠 보시더니 '수정 씨는 '아싸'(아웃사이더)에요'라고 하시더라. 낯을 가리고, 놀러 다니는 타입이 아니라서 본인과 비슷하다고 생각을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정수정은 "너무 가족 같았다. 저는 첫 영화고, 다 선배님들과 촬영하는 거라 긴장을 했었는데 제일 편하게 해주신 게 선배님들이다"라고 했고 장혜진은 "모든 선배들이 수정 씨를 너무 예뻐했다. 수정이가 더워하면 '얘들아 우리 수정이가 더워하잖아!'라고 했다"라고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본격적으로 배우 행보를 걷고 있는 정수정은 연기에 대한 매력으로 "다른 사람이 되어서 산다는 게 좋다. 그 캐릭터가 되어서 말을 하고 행동하는 게 신기하고 재밌다. 제 생각과 다르게 말을 하는 건데, 그걸 제가 하고 있는 것도 신기하다"라고 꼽아 연기를 향한 열정을 엿보게 했다.
한편, '애비규환'은 이날 개봉했다.
[사진 = SBS 파워FM 보이는 라디오 캡처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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