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이 친구, 잘 하겠구나."
KT 서동철 감독은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뽑은 신인 박지원의 팀 훈련을 지켜보며 이런 생각을 했다. 현 시점에서 박지원이 어떻게 성장하고, 어느 정도의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예상하는 건 너무 이르다. 분명한 건 시작이 좋다는 점이다.
박지원은 올해 드래프트서 즉시전력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다. 포인트가드에게 필요한 시야가 넓고, 어시스트 센스와 안정적인 볼 핸들링 능력을 지녔다. 돌파력도 좋고 수비력도 나쁘지 않다. 다만, 외곽슛 능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게 가치를 갉아먹는 부분이다. 트랜지션과 2대2가 중요한 현대농구서 슈팅능력이 떨어지는 가드는 치명적이다.
일단 출발은 좋다. 5일 현대모비스와의 홈 경기서 18분7초간 8점 6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출전시간 대비 생산력이 상당했다. 특유의 패스센스를 발휘하면서도 왕성한 공수활동량을 바탕으로 준수한 돌파력과 수비력을 보여줬다. 3점슛 시도는 아예 하지 않았지만, 적극적인 리바운드 참여도 돋보였다.
서 감독은 6일 전자랜드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프로와 아마의 갭 차이를 감안해도 기대 이상이었다. 시야와 센스가 좋다. 속공전개나 수비도 괜찮다. 허훈과 같이 뛰어도 좋다. 허훈이 갖지 않은 기능도 있다"라고 했다. 신장이 크고, 수비력이 괜찮다는 점을 의미한다. 허훈은 신장이 작고 수비력은 약하다. 박지원이 허훈과 함께 뛰면서 앞선의 신장이 보강됐다. 스위치디펜스를 해도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이날 전자랜드전도 박지원이 1쿼터 종료 1분42초전에 투입되면서 흐름이 확 바뀌었다. 박지원은 허훈 대신 들어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양홍석과의 2대2를 선보이는 과정에서 좋은 어시스트가 나왔다. 4.5초전에는 김낙현의 공을 툭 쳐서 스틸한 뒤 클리프 알렉산더에게 감각적인 백패스를 건넸다.
2쿼터 초반에는 김낙현의 돌파를 블록으로 저지했다. 이후 허훈과 함께 뛰면서 볼 핸들링을 주도, 허훈의 체력을 안배했다. 수비는 계속해서 김낙현을 맡았다. 스크린에 걸리자 파이트스루로 따라가는 모습도 괜찮았다. 3쿼터 종료 5초전에는 위크사이드에서 골밑으로 침투, 브랜든 브라운의 패스를 받은 뒤 펌프 페이크로 수비수를 속이고 골밑슛을 넣었다. 신인에게 기대하기 힘든 침착함이었다. 추가자유투까지 넣었다.
서 감독은 3쿼터 중반 이후 허훈과 박지원을 함께 기용해도 허훈에게 볼 핸들링을 맡겼다. 아무래도 KT는 허훈 위주의 공격시스템이 확고하다. 다만, 허훈과 스타일이 다른 박지원의 가세로 KT 공격에 다양성이 생긴 건 분명하다. 서 감독은 "우리 팀에 옵션이 많아졌다"라고 했다.
박지원은 이날 26분35초간 7점 6어시스트 3리바운드 1스틸 1블록으로 또 다시 좋은 활약을 했다. 앞으로 박지원은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다. 장기레이스에서의 체력 관리, 외곽슛의 약점에 의한 새깅 디펜스 극복 등이 대표적이다. 이날 전자랜드는 박지원에게 새깅을 거의 하지 않아 박지원의 돌파와 패스가 수월한 측면은 있었다.
[박지원.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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