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한국전력 외국인선수 카일 러셀이 아내의 힘을 등에 업고 펄펄 날았다.
한국전력은 지난 1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3라운드 홈경기서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결과로 2연승을 달리며 우리카드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시즌 7승 8패(승점 22)다.
러셀은 서브 에이스 3개를 포함 양 팀 최다인 21점(공격 성공률 58.62%)을 올리며 셧아웃 승리를 이끌었다. 1세트 8점(54.55%), 2세트 4점(50%), 3세트 9점(70%)을 각각 올리며 기복 문제를 지웠고, 3세트 승부처에선 강력한 서브 에이스 2개로 해결사를 맡았다. 이날은 3세트 내내 한국전력의 에이스다운 면모를 뽐냈다.
경기 후 만난 러셀은 “3-0으로 이기는 건 항상 기분이 좋다. 팀 리듬이 너무 잘 맞아서 기분 좋게 이길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 2라운드까지 한국전력의 고민은 러셀의 ‘슬로우 스타트’였다. 에이스가 1세트부터 터지지 않으며 상대에게 초반 흐름을 내주고 시작하는 경기가 잦았다.
장병철 감독이 고민 끝 결단을 내렸다. 몸이 늦게 풀리는 러셀의 워밍업 시간을 10분 정도 당긴 것. 그러자 1세트부터 러셀 특유의 시원한 스파이크가 나오기 시작했다.
장 감독은 “몸 풀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트레이너를 붙여서 10분 정도 먼저 풀게 했는데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러셀 역시 “몸을 풀 때 준 변화가 긍정적이다. 몸이 더 빨리 달아오르고, 경기력도 나아지고 있어 효과적이다”라고 흡족해했다.
이날 활약 뒤에는 아내의 힘도 있었다. 러셀의 아내는 미국에서 대학 배구 선수로 뛰었던 재미교포 이유화 씨. 지난 9월 미국으로 잠시 떠났던 이 씨는 13일 한국으로 들어와 현재 자가격리 중에 있다.
아내와 같은 곳에 있어도 얼굴을 볼 수 없는 상황. 또한 3주 일정으로 귀국해 2주 자가격리 이후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일주일밖에 없다. 그러나 러셀은 “같은 땅,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는 것 자체로도 마음에 위안이 된다. 경기 중에도 같이 있다는 생각을 하니 잘 됐다”고 전했다.
배구선수 출신인 아내가 있어 경기 후 애정 어린 피드백도 받을 수 있다. 이날은 아내가 흡족해할만한 경기력이었다. 러셀은 “그 동안 잘 못하면 지적을 해줬는데 오늘만큼은 기분이 좋을 것 같다”고 행복해했다.
기복이 줄어든 부분도 아내의 힘 때문이었을까. “기복을 알고 있다”는 러셀은 “그 동안 집중력과 마음가짐이 문제가 됐던 것 같은데 오늘은 안 된 것들은 다 뒤로 하고 다음 플레이에 대비했더니 잘 풀렸다”고 설명했다.
이적생 황동일 세터와의 호흡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러셀은 “괜찮은 호흡”이라며 “물론 조금씩 차이가 있어서 맞춰야할 부분은 많지만, 운동 끝나고 훈련하면서 그런 부분들을 맞춰가고 있다. 꾸준히 호흡을 잘 맞추고 있어 좋다”고 했다.
한국전력은 오는 19일 안산에서 OK금융그룹을 상대로 3연승을 노린다. 선두권과의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장 감독은 “러셀의 기복은 계속 안고 가야할 부분이지만, 스스로 잘 이겨내서 기복을 줄여준다면 플러스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키플레이어로 러셀을 꼽았다.
[카일 러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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