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주축 베테랑들이 대거 팀을 이탈한 두산. 이제 내년 시즌부터 팀 리더는 ‘90트리오’다.
허경민에 이어 정수빈까지 잔류하며 두산이 자랑하는 90트리오가 해체를 피했다. FA 최대어로 꼽힌 허경민이 일주일 전 4+3년 최대 85억원에 잔류를 택했고, 전날 정수빈이 6년 56억원에 친구를 따라 베어스에 남기로 결정했다. 아직 FA 자격을 얻지 못한 박건우와 함께 1990년생 절친 셋이 내년에도 함께 잠실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게 됐다.
세 선수는 지난 2008년 신인드래프트서 나란히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출신학교, 지명순위에 데뷔 시기까지 모두 달랐지만, 서로 의지하며 두산에서 10년이 넘게 한솥밥을 먹었고, 아기 곰에서 어엿한 팀의 핵심 전력으로 성장했다. 90트리오는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 후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주역이었다.
세월이 흘러 내년이면 이들이 벌써 31살이 된다. 나이, 1군 통산 경기수를 봤을 때 조금씩 고참의 반열로 향하는 시기로 볼 수 있다. 그 동안 팀의 악동, 활력소, 비타민 등과 같은 역할을 맡았다면 이젠 조금씩 리더의 면모를 뽐내야 한다. 여기에 이번 스토브리그서 그 동안 팀의 맏형을 맡아오던 오재일(1986년생), 최주환(1988년생)이 각각 삼성과 SK로 둥지를 옮겼다. 2021년부터는 두산 90트리오의 무게감이 확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정수빈도 FA 계약 후 기쁨보다는 팀 내 달라진 위치에서 오는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오)재일이 형, (최)주환이 형이 떠났다. 팀의 맏형이자 주축 선수가 나간 것”이라며 “이제는 (허)경민이, (박)건우와 함께 팀의 리더가 돼야 한다. 맏형이 돼야하는 상황이라 책임감이 많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의 90트리오를 향한 애정과 기대 역시 남다르다. 누구보다도 이번 스토브리그서 이들의 잔류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올 시즌 한 인터뷰에서 “처음 부임할 때만 해도 세 선수가 모두 어렸는데 이제 어느덧 중고참이 됐다. 이제는 3명이 더그아웃을 이끌 시기”라고 기대를 나타낸 적이 있다.
세 선수 중에는 허경민이 차기 주장감으로 가장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리더십뿐만 아니라 특유의 성실함과 올곧음이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다. 친구를 쭉 지켜본 정수빈은 “(허)경민이가 리더답게 잘한다”며 “같이 원클럽맨이 됐으니 책임감을 갖고 옆에서 (박)건우와 함게 많이 돕겠다”고 밝혔다.
격동의 스토브리그를 보내고 있는 두산의 2021시즌은 어떤 모습일까. 90트리오 중심으로 재편될 두산 더그아웃 분위기에 기대가 모아진다. 정수빈은 “두산에서 은퇴할 때까지 뛰게 됐으니 친구들과 함께 많은 후배들을 이끌면서 가겠다”는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좌측부터 정수빈-박건우-허경민(첫 번째), 허경민-정수빈.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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