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깨끗한 도화지에 처음부터 그린다는 생각으로."
키움 히어로즈 홍원기 감독은 2008년부터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프런트와 코치를 거쳐 감독을 맡았다. 누구보다 키움 선수들을 잘 안다. 스프링캠프를 눈 앞에 두고 지휘봉을 잡은 상황서 시즌 준비가 매끄러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런데 '잘 안다'는 생각이, 자칫 '객관성의 결여'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 팀도 선수도 생물이다. 계속 변한다. 기량이 발전하기도 하고, 쇠퇴하기도 한다. 잘 아는 건 분명 장점이다. 그러나 객관적 시각을 유지하기 위해선 계속 지켜보면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 부분은 장기레이스에서 가장 중요한 플랜B, C 수립의 원천이 된다.
홍원기 감독은 최근 취재진과의 비대면 인터뷰서 키움과 선수 개개인에 대해 '단정'하지 않았다. 그저 "대표이사님과 단장님도 새로 부임했고, 나도 감독을 처음 한다. 선수들의 포지션을 정해놓고 준비하는 게 아니라, '깨끗한 도화지'에 처음부터 그린다는 생각으로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려고 할 것이다. 스프링캠프에서 많은 게 결정될 것 같다"라고 했다.
말 그대로 깨끗한 도화지에 전력을 다시 쌓아 올리겠다는 의지다. 개개인에 대한 기본적인 평가는 깔아놓되, 편견 없이 새롭게 판단하겠다는 의미. 최대한 많은 선수를 발굴하고, 투타 각 파트에 적절하게 배치하기 위해 필요한 자세다.
실제 올 시즌 키움은 새롭게 채워가야 할 포지션이 많다. 일단 공수에서 주전유격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 떠난 자리를 잘 메워야 한다. 외국인타자도 아직 영입하지 못했다. 베테랑 불펜 김상수의 빈 자리도 누군가 메워야 한다. 임병욱은 군 입대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누구 하나 빠졌다고 해서 전력이 '강하다', 아니면 유명한 외국인선수가 와서 팀이 '강해졌다' 이런 답을 내놓고 싶지 않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대처하고 준비하는 게 내가 할 일이다. 사심 없이 객관적 시선을 통해 코치들과 상의해서 강점을 부각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게 준비하겠다"라고 했다.
때문에 스프링캠프에서 지켜볼 선수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 호명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안우진의 선발 복귀 여부나 전담포수제 지속 여부에 대해서도 "캠프에서 지켜보겠다"라고 했다. 심지어 특급신인 장재영을 두고서도 "돈(계약금)을 얼마 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잠재력은 있다고 들었지만, 프로와 아마추어는 다르다. 하나부터 천천히 다시 보겠다"라고 했다.
냉정히 볼 때 지난 2~3년보다 키움 전력은 떨어졌다. 그러나 홍 감독은 미리 색안경을 끼지 않는다. "코치를 할 때도 그랬다. 많은 선수가 다른 팀에 이적했다. 보강보다 유출이 많았다. 그러나 공백에 대한 걱정보다 새로운 선수들에 대한 희망이 더 컸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 우리 팀에 훌륭한 선수가 많이 보인다. 그 선수들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공백을 충분히 메울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 사진 = 키움 히어로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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