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송구 입스가 와서…"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정후는 2021시즌에 풀타임 중견수로 뛴다. 프로 5년 차를 맞이한 지금은 외야 수비가 어색하지 않지만, 사실 이정후는 내야수로 입단했다. 2017년 스프링캠프에서 외야수로 변신했던 건 키움 팬들도 잘 안다.
그런데 이정후는 지난 10일 고척 연습경기를 마치고 "몇몇 팬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라고 했다. 자신의 외야수 변신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했다. 2017년 스프링캠프에 들어가자마자 외야수 훈련을 한 게 아니었다. 오키나와 2차 캠프 막판부터 외야수 훈련을 하면서 경기도 소화했다.
당시 수비코치가 홍원기 감독이었다. 이정후는 "애리조나 1차 캠프에서 감독님(당시 홍원기 수비코치)이 내게 의사를 물어봤다. 송구 입스가 와서 가까운 거리 송구가 쉽지 않았는데, 그래도 내야수로 들어왔으니 내야수를 해보겠다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자 홍 감독은 "너는 타격이 너무 좋고 강점이니 수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마라. 단점은 천천히 고치면 된다"라고 했다. 내야수로서 송구 입스가 온 이정후에 대한 격려였다. 아마도 당시 장정석 전 감독이나 홍원기 감독은 이정후를 외야수로 전향시키고 싶은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당시에도 키움은 내야가 탄탄했다. 단, 이정후의 타격재능을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후 이정후는 "외야수를 한다고 할 걸, 후회하고 있었다"라고 했다. 송구 입스를 극복하기 쉽지 않았다. 그런데 오키나와 캠프에서 귀국하기 이틀 전에 주축 외야수 한 명이 부상하며 공백이 생겼다. 팀에서 이정후에게 외야수 준비를 지시했고, 경기를 잘 치렀다.
이정후는 "외야에 나가라고 해서 너무 좋았다. 경기도 잘 했다. 귀국한 뒤에도 외야수로 시범경기에 나갔고 잘 했다. 마음이 편해지면서 방망이가 너무 잘 맞기 시작했다"라고 했다. 동료의 부상은 안타까웠지만, 이정후에겐 야구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외야수비 적응을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래도 고교 시절 외야수를 맡은 경험이 있었기에 빠르게 적응했다. 이정후는 "외야 수비를 전혀 안 해본 건 아니었다. 고교 1~2학년 때 외야를 조금씩 봤다.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자꾸 하다 보니 (외야수비)실력이 늘었다"라고 했다.
데뷔 후 외야 전 포지션을 돌며 최고의 교타자로 거듭났다. 외야 수비력도 리그 상위급이다. 이젠 풀타임 중견수에 도전한다. 올 시즌 키움의 주요 관전포인트다. 이정후는 "대표팀에서도 중견수를 본 경험이 있고, 외야수를 하면서 성장했다. 활동량이 많아질 텐데 준비를 더 잘 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정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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