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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정지현 기자] 가수 이효리가 반려견 순심이와 함께한 시간들을 돌아봤다.
16일 오전 방송된 SBS 'TV 동물동장'에는 지난주에 이어 이효리와 순심이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날 이효리는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순심이를 떠올리며 "산책할 때마다 너무 보고 싶다. 그러기 전부터 두 달 전부터 산책을 나가기 싫어했다. 저희 다른 개들이 크지 않나. 순심이는 그 사이에서 치이는 편이었다. 같이 가는 산책을 싫어하더라. 그래서 제가 순심이만 따로 산책을 시켰다. 다른 애들에게 봉사하고 입양한다고 해서 너랑 단둘이 있는 시간을 결혼 후에 한 번도 못 가졌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순심이가 아프고 나서 병원에서도 더 이상 해줄게 없다고 하고, 한 일주일 정도 오빠랑 나랑 나머지 개들이랑 거실에서 다 같이 모여서 생활한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효리는 "진짜 뭔가 해주고 싶은 마지막 순간에는 특별히 해줄 만한 게 없다. 물도 안 마시니까. 그리고 병원 치료도 더 이상 애를 힘들게만 할 뿐이니까 그냥 좋은 음악 틀어주고 환기 시켜주고 햇빛 쬐주고. 그거 말고는 해줄 게 없으니까 계속 혼자 생각하는 거다. 뭘 원할까. 뭘 해주면 좋을까. 조금 시간이 지나니까 노래도 불러주고"라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이효리는 순심이와 이별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오빠(이상순)는 자고 있었고 저는 마음이 불안해서 깨있었다. 또 발작을 해서 제가 다치지 않게 꽉 잡아주고 있었는데, 마지막 발작을 하고 숨을 멈추더라. 고요해지는 순간 '순심아!!'하는 슬픔보다는 희한한 느낌이었다. 어떤 한 생명이 사랑을 주고받고 하다가 마지막에 집착하지 않고, 더 먹으려고 하지 않고, 더 살려고 아등바등하지 않고 훌쩍 떠나는 순간이 굉장히 경이롭다고 해야 하나. 그런 느낌이었다. 고마웠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제작진은 이효리에게 "아주 잠깐이라도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떤 걸 하고 싶냐"고 물었다. 이효리는 "그냥 쓰다듬어주고 싶다. 쓰다듬어주고 안아주고, 다른 개들 없이 단둘이 산책하고 싶다. 그 촉감이 안 잊혀진다. 쓰다듬어 주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고 답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순심이가 가고 나서 다른 개들한테 훨씬 집중하게 됐다. 언젠가 이별할 줄 알았지만 진짜 이별을 한다는 걸 깨닫게 되니까 그 이별하는 순간에 제일 후회했던 것들을 후회하지 말자는 마음이 커졌다. '마지막까지 나를 변화시키고 가는구나', '나를 철들게 하고 가는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효리는 "우리가 나눴던 사랑의 순간들을 떠올리면서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애도하고. 슬픔이 참아질 수 있냐. 참아지지 않고 순간순간 찾아온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야 되는 거구나 싶다. 충분히 울고, 충분히 슬퍼하고, 충분히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그러고 나면 보낼 때도 서로 슬프고 힘들기보다 아름답게 끝낼 수 있고, 아름답게 이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순심이와 함께한 3647일은 아름다웠다"고 전했다.
[사진 = SBS 방송 화면]
정지현 기자 windfa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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