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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개그맨 유재석(49)의 미담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2015년 2월 작성된 유재석에 대한 미담 글이 다시금 퍼지며 화제 몰이 중이다.
당시 작성자 A 씨는 "지금으로부터 13년 전쯤, 제가 군 복무 중이었을 때"라며 "그때 저는 이병에서 일병 올라가기 전이었는데 집 사정도 별로 안 좋고 군대에서도 적응도 별로 못하고 있었을 때이다. 그러던 와중 진짜 심각한 소식을 집에서 듣고 저는 그냥 극단적 선택을 결심했다. 군 생활도 익숙해지지 못하고 동기 중에서도 친구도 없었고 군대에서 왕따 비슷한 걸 당했다. 사방이 막혔었다. 숨이 턱턱 막히고... 그래서 그냥 죽는 게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런 생각을 하고 근무표를 보니 마침 다음날에 새벽 근무가 잡혀 있었다. 그래서 '근무 갔다 와서 끝내자' 이렇게 생각했다. 막상 죽으려고 준비를 하니 맘이 아주 홀가분하더라. 지금 생각하면 진짜 바보 같은 생각이었지만 그때는 방법이 안 보였다"라면서 "마침 저는 그때 케이블공사 감독이라는 작업으로 거의 매일 부대 근처 일산 SBS 방송국 앞쪽 시내에 작업을 나가던 중이었다. 지뢰탐지기를 들고 군 통신 맨홀을 찾고 있었다(통신병이었다). 지뢰탐지기로 그 큰 놀이터 바닥에서 어딘가 묻혀 있을 맨홀을 찾아봐야 했다. 같이 나갔던 간부가 다른 곳에 급한 일이 생겨 제게 잠시 일을 맡기고 갔고, 저는 마침 잘 됐다 싶어 근처 슈퍼에서 시원한 콜라 한 잔을 사 먹으려고 보니 지갑을 안 들고 나왔더라. 호주머니에 50원밖에 없는 거 보고 진짜 기가 차서 헛웃음밖에 안 나오더라. 맘을 삐딱하게 먹으니 생각도 삐딱하게 진행이 되어서 '오늘 저녁에 안 그래도 죽을 건데 먹고 싶은 콜라도 한 잔 못 먹고 죽겠네' 이딴 생각들만 하면서 계속 작업 중이었다"라고 떠올렸다.
이때 유재석이 초면인 자신에게 따뜻한 호의를 베풀며 감동을 줬다는 것.
A 씨는 "작업하다가 문득 인기척이 느껴져서 뒤를 보니 유재석이 뒤에서 저를 보고 있더라. 진짜 깜짝 놀랐다. 죽는 날 연예인을 보고 죽다니 운이 좋은 건가? 싶기도 했다. 당시 제 기억으론 '일요일은 즐거워'였나 플라잉 체어를 타고 뒤로 날아가 물 맞고 하는 그런 프로그램을 하셨던 것 같다. 여하튼 유재석이 제 뒤에서 신기하게 절 보고 계시길래 얼떨결에 인사를 드렸더니, 되게 반갑게 인사를 받으셨다. 제게 '지뢰탐지기로 뭐 찾는 거냐' 하고 물어보시고 옆에 매니저 같은 분이랑 가던 길을 가셨다"라고 전했다.
이어 "참 신기했다. 연예인을 그때 처음 봐서. 그러고 나서 다시 일을 하고 있는데, 누가 등을 치더라. 뒤돌아보니 유재석이 이온음료 두 캔이랑 아이스크림 가지고 오셔서는 '날 더운데 드시고 하시라'라며 손에 쥐어주고 가셨다. 가면서 장난스럽게 '충성~ 수고하세요' 하시는데 어안이 벙벙했다. 그늘에 앉아서 음료를 마시는데 진짜 왜인지 모르겠는데 눈물이 그렇게 나더라. 엉엉 울면서 음료 두 캔을 비우고 수박맛바까지 다 먹고는 한참을 앉아서 울다가 지쳐 넋을 놓고 있었다. 왜인지 모르겠는데 저는 그날 저녁 근무를 끝내고 단잠을 잤다. 그 뒤로 저 자신도 놀랄만큼 많이 바귀었다. 전역 때까지 후임과 선임과 동기들과 잘 어울리며 지금까지도 군대에서 사귄 애들과 잘 만나면서 지내고 있다. 이유는 모르겠다"라고 얘기했다.
작성자는 "한 순간에 제 자신이 바뀐 이유를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제 인생에 한 번 있었던 유일한 터닝 포인트를 꼽으라면 그 더운 날 유재석에게 받은 배려와 음료 두 캔, 수박맛바가 떠오른다. 사람이 그리웠던 건지 정이 그리웠던 건지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만 어쨌든 안면도 없는 사람에게 그렇게 맑은 웃음과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정과 호의를 줄 수 있는 사람이 유재석이었다는 게 지금도 참 기분이 좋다. 언젠가부터 '유느님'이란 별명이 생겼는데 정말 맘에 드는 별명이다. 제게는 진짜 '유느님'이다. 맘에 품고 있던 얘기하니까 기분이 좋다"라고 밝혔다.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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