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 박주현 "프레데터 이승기, 정체 알고 연기했죠" [MD인터뷰](종합)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에 출연해 '괴물 신인'이라는 찬사를 이끌어낸 배우 박주현이 케이블채널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를 통해 다시 한번 연기력을 입증했다.

박주현은 최근 '마우스' 종영을 앞두고 화상 인터뷰를 진행해 드라마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박주현은 이번 작품에서 오봉이 역을 연기했다. 봉이는 어린 시절 할머니의 심부름을 나갔다가 성폭행을 당했으며, 하나뿐인 가족이었던 할머니마저 잔혹한 살인으로 잃었다. 감당하기 어려운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만, 겉으론 당차고 걸크러시한 면모도 있는 감정선의 진폭이 큰 인물이었다.

한국나이로 28살에 고등학생 역할을 소화해야 했던 박주현은 "미성년자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게 아주 부담이 없진 않았다. 내가 고등학생 때 겪었던 감정적인 부분을 위주로 캐릭터에 접근했다"며 "봉이는 감히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일을 겪은 친구인 만큼 내 마음대로 정의를 내리지 않고, 조금씩 섬세하게 캐릭터를 만들어나갔다"고 설명했다.

'마우스'는 인간헌터 추적극을 표방한 만큼 잔혹하고 공포스러운 장면들이 수없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촬영장 분위기는 배우들의 노력으로 좋게 유지가 됐다. 박주현은 "각각의 캐릭터들이 깊은 사연을 가지고 있어 다들 과묵한 분위기였지만 선배님들이 후배들을 잘 챙겨주려 하셨고, 특히 희준 선배님이 분위기 메이커였다. 장르물이었지만 나름 즐겁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승기 오빠도 배려심이 많은 분이라 잘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마우스'는 프레데터 정체에 대한 윤곽이 후반부에 드러났는데, 박주현은 이승기가 진범 역할이라는 사실을 "알고 연기했다. 제가 겪어보니 프레데터의 정체를 모르고 당한 분들은 훨씬 연기하기 편하셨을 것"이라며 "제 경우는 이승기 오빠가 제 앞에서 프레데터 비하인드를 연기해야 해서 대본을 봤기 때문에 알고 있었지만 중반부에 알게 된 분들도 계셨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박주현에게 '마우스'는 감정 소모가 컸던 작품이었지만, 좋은 체력을 무기로 무사히 완주했다. 그는 "제가 체력이 좋고, 작품 속 캐릭터를 한 명, 한 명 만나는데 있어서 정말 많은 에너지가 소모됐지만, 계속 힘이 생겨났다"며 "그런 설렘이 어떤 원동력보다 컸고, 이 캐릭터를 만나 연기하는 순간이 기대됐다"고 털어놨다.

오봉이를 더욱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었던 데는 최준배 감독과의 소통도 큰 힘이 됐다. "감독님이 제게 항상 봉이의 상태나 심정 같은 것들을 물어보셨어요. 섬세하고 디테일하세요. 저도 찍을 신에 대해 모든 것들을 준비해가지만 감독님과 대화하며 찾아지는 것들이 있어요. 쿵짝이 잘 맞았어요. 감독님과 만나면 대화가 길어졌고, 드라마를 만든다는 게 감독님의 액션, 컷뿐만이 아니라는 걸 이번 작품을 통해 느꼈어요."

최준배 감독은 신인인 박주현에게도 스스로 길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했다. "감독님이 제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해주셔서 되게 좋았어요. 저라는 배우는 '마음 가는 대로 연기할 때 빛이 나는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거든요. 그래서 제 입에서 대사가 나가는 마지막 순간까지 대사 하나하나 소중히 다룰 수 있는 배우가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박주현은 굉장히 밝고, 스스로도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인 걸 좋아한다고 말하지만 연기 이야기가 나오면 사뭇 진지해진다. "차기작은 제가 잘 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 그런 대본을 만났으면 좋겠어서 신중하게 보고 있어요. 언제까지나 '괴물 신인'일 순 없으니까 배우로서 시청자에게 신뢰를 주고 늘 성장해나가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사진 = 935엔터테인먼트 제공]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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