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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구 최창환 기자] “투수 가운데 가장 큰 빈자리가 생겨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승리에 대한 욕심은 내려놨다.” 뒤늦게 시즌 첫 승을 따낸 순간, KIA 타이거즈 임기영은 양현종(텍사스)을 떠올렸다. 양현종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임기영의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한마디였다.
임기영은 지난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2실점(2자책) 호투를 펼치며 KIA의 9-4 승리를 이끌었다. KIA는 임기영의 호투, 타선의 폭발력을 묶어 6연패에서 벗어났다.
임기영이 7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은 지난해 5월 21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1년만이었다. 더불어 올 시즌 7번째 등판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임기영이 KIA로 이적한 후 시즌 첫 승을 따내기까지 가장 많은 경기가 소요된 시즌이 바로 2021시즌이었다.
임기영은 4월 3경기서 총 13⅓이닝 동안 15자책을 범하는 등 1패 평균 자책점 10.13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5월 4경기에서는 1승 1패 평균 자책점 3.91을 기록하는 등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구위를 보여주고 있다. 4경기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잠시 2군에 다녀오기도 했던 임기영에겐 1개월 사이 어떤 변화가 있었던 걸까. 임기영은 이에 대해 묻자 “투수 가운데 가장 큰 빈자리가 생겨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라고 말했다. KIA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양현종을 지칭하는 한마디였다.
두 말할 나위 없는 KIA의 에이스였던 양현종은 꿈을 위해 미국무대에 도전했다. 자연히 남은 투수들이 짊어져야 할 몫도 커졌다. 임기영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선 내가 더 잘 던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말한 이유다.
임기영은 더불어 “승리에 대한 욕심은 내려놨다. 개인적인 목표는 다 버렸다. 내가 승을 못 따내더라도 팀이 이기면 만족한다. 개인이 아닌 팀의 승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팀이 이길 수 있도록 던지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양현종과)같이 있을 땐 잘 몰랐는데, 빠져나가고 보니 느끼는 점이 많다. 선수들이 다 함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맷 윌리엄스 감독 역시 5월 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임기영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5월 들어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등판하면 팀에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선발투수 역할을 잘해내고 있다. 임기영은 경험이 많은 투수다. 앞으로도 5월과 같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양현종에 대한 응원의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임기영은 “(양)현종이 형이라면 무조건 콜업될 거라 믿고 있었다. 소식을 접하게 돼 나도 뿌듯했다. KBO리그에서 워낙 잘했던 투수였고, 미국에서도 당연히 잘할 거라 믿었다.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며 웃었다.
[임기영.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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