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예능
[마이데일리 = 정지현 기자] 배우 유태웅이 이름밖에 몰랐던 소중한 인연과 재회했다.
16일 오후 방송된 KBS 2TV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90년대 청춘스타 유태웅이 출연했다.
이날 유태웅은 "28년 차 배우 유태웅이다"라며 "대학교 공연영상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오랜만에 '빈센조'라는 작품에 출연해 악의 축의 한 획을 그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유태웅은 찾고 싶은 소중한 인연에 대해 "사실은 본 적도 없고 통화만 한 사이다. 제가 알고 있는 건 그분의 성함뿐이다. 10년 전에 제가 어떤 기사를 봤는데, 저를 아주 절실하게 찾는 기사였다. 시민 기자였다"라며 송영애 씨를 찾고 싶다고 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어 "2007년에 어떤 기사를 봤는데, 초등학생 아이가 축구 교실을 다니고 싶어 했다. 그 기사를 우연치 않게 보게 됐는데 마음이 아프더라. 언론사를 통해 전화번호를 알게 돼 통화를 했고, 후원을 하게 됐다. 2년 조금 넘게 5만 원 정도의 액수로 축구 교실 회비를 후원했다"고 회상했다.
이와 함께 "그때 저희 첫째가 3살, 둘째가 2살이었다. 부모의 마음이 어떨까 싶더라. 그분이 저를 찾겠다는 기사를 낸 걸 나중에 보게 됐다. 010으로 전화번호가 바뀌던 시기였다. 저도 휴대전화를 바꿀 때 번호를 다 분실했다. 그래서 제가 더 이상 송영애 씨의 번호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유태웅은 "제가 배우 유태웅인지 모르셨던 것 같다"라며 "제가 불쑥 그때 연락 못 드린 게 마음에 걸렸다고 해서 의뢰를 하는 게 옳은 것일까 생각을 했다. 그때 후원을 시작했던 게 이 시기였다. 이맘때쯤 되면 기억이 나고, 잘 지내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으면서도 연락을 못 했다"며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1997년 MBC 연기대상 신인상을 수상한 유태웅. 그는 "그렇게 6~7년 정도 계속하다 보니까 대본 리딩까지 했는데 다음날 연락이 안 오는 거다. 연출부에 전화했더니 배역이 바뀌었다더라. 그런 경험도 했다. 고정된 이미지가 강했던지 재벌 2세, 의사 역할만 계속 들어왔다. 비슷한 역할을 계속하니까 신나지 않았다. 그런 슬럼프 시기에 제 매니저가 권투를 했던 매니저였다. 같이 복싱을 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슬럼프 극복을 위해 복싱을 시작한 유태웅은 시합에 나가 금메달을 땄다고 밝혔다. 2003년 전국 신인 아마추어 복싱대회 헤비급 신인왕에 등극한 것. 그는 "성취감도 생기고 자신감도 생겼다. 정말 신기하게도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다. '야인시대' 유지광 역이었다. 진짜 열심히 했다. 그거에 이어서 바로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드라마를 하게 되고, 이어서 결혼까지 했다"고 말했다.
언론사를 통해 송영애 씨에게 연락을 했다. 송영애 씨가 '제가 이러려고 기사를 올린 게 절대 아니다. 마음만 감사히 받겠다'더라. 전화를 끊고 생각해 보니 그냥 지나치면 안 될 것 같았다. 다음 날 또 전화해 설득했지만, 거절하셨다. 계속 전화를 했던 것 같다. '아드님이 축구를 계속해서 큰 선수가 될 수도 있지 않냐. 아이에게 기회를 주는 게 우리 부모가 해야 하는 일 아니냐'고 했다. 그분이 제 제안을 감사히 받아들여줬다"고 떠올렸다.
제작진과 현주엽은 송영애 씨가 시민기자로 활약했던 언론사를 찾아 흔적을 찾아 나섰다. 제작진은 송영애 씨를 찾았지만, 이후 송영애 씨는 몸이 안 좋다는 이유로 출연을 거절해 눈길을 끌었다. 유태웅은 "모든 게 때가 있나 보다. 그 기사를 늦게 보기는 했지만, 만약에 그때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연락했다면 만났을 거 아니냐"라며 아쉬워했다.
이후 송영애 씨가 운영하는 식당을 찾은 유태웅. 그는 송영애 씨의 이름를 애타게 불렀고, 그때 송영애 씨가 나타났다. 유태웅은 "그 기사를 조금 늦게 봤다. 그때 연락할 수 있는 길이 없었다"며 미안해했다. 송영애 씨는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한 번쯤은 만나 봬야할 것 같았다"라며 출연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고마운 마음으로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성인이 된 아들 오승근 씨도 함께했다. 오승근 씨는 "일단 너무 감사하다.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너한테 후원해 주시는 분이 생겼다. 고맙게 생각하고 열심히 운동해라. 나중에 커서 제2의 유태웅 씨가 돼라'고 하셨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에 오승근은 "저는 누나가 하나 생겼고 아들이 하나 생긴 것 같은 느낌이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송영애 씨는 자신이 번 돈을 꺼내며 유태웅 씨의 이름으로 좋은 곳에 써달라고 부탁했다. 이와 함께 건넨 편지에는 '우리 아들처럼 힘든 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게끔 고마운 유태웅 님의 이름으로 누군가에게 전달했으면 좋겠다. 너무 감사했다'라고 적혀있었다. 유태웅은 이를 읽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이 돈을 다시 승근이에게 주고 싶다"고 해 훈훈함을 안겼다.
유태웅은 송영애 씨에게 "누나, '동생 하나 생겼다'하고 살자"고 말했고, 송영애 씨는 "그래"라고 쿨하게 답해 웃음을 안겼다.
[사진 = KBS 2TV 방송 화면]
정지현 기자 windfall@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