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타율 .194의 굴욕 속에 한국을 떠났던 제라드 호잉이 돌아온다. 호잉은 1위 수성을 노리는 KT에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까.
KT 위즈 유니폼을 입게 된 호잉은 23일 오후 4시 30분 델타항공을 통해 인천 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입국한다. 가족과 함께 비행기에 오른 호잉은 입국 후 곧바로 자가격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호잉은 웨이버 공시된 조일로 알몬테를 대신해 KT와 총액 4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별다른 이상이 없다면, 자가격리를 거쳐 오는 8월 10일 재개되는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후반기 첫 경기부터 출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호잉은 KBO리그 팬들에게 친숙한 얼굴이다. 호잉은 2018년 한화 이글스에 입단, 폭넓은 수비범위와 장타력을 두루 갖춰 한화를 11년만의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KBO리그 데뷔시즌 성적은 142경기 타율 .306 30홈런 110타점 85득점. 한화로선 재계약을 추진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한용덕 당시 한화 감독 역시 “오래 보고 싶은 외국선수”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호잉은 적극적인 자세를 바탕으로 2루타를 47개 만들었다. 이는 지난 시즌 이정후(키움, 49개)가 신기록을 세우기 전까지 한 시즌 최다 2루타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호잉의 기동력을 엿볼 수 있는 단편적인 예 가운데 하나였다.
이강철 KT 감독이 기대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KT는 알몬테가 공격적인 면에서 어느 정도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수비와 기동력은 예상보다 약했다. 이로 인해 KT는 외야 라인업을 구상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호잉은 이와 같은 불안요소를 채워줄 수 있는 카드다.
이강철 감독은 “우익수를 맡아주는 것만 해도 시너지 효과가 충분하다. (유)한준이도 복귀하기 때문에 지명타자 활용이 보다 편해진다. 호세 피렐라(삼성)처럼 야구에 대한 열정을 지닌 선수다. 호잉이 동료들에게 열정을 전달해줄 것”라며 호잉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호잉으로서도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찬스다. 호잉은 KBO리그 2년차 시즌에 타율 .284 18홈런 73타점에 그치는 등 데뷔시즌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바깥쪽 코스에 대한 약점도 더욱 두드러졌다. 한화는 매 경기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호잉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줬지만, 호잉은 2020년 34경기 타율 .194의 부진에 그쳐 결국 방출됐다.
이후 미국무대로 돌아간 호잉은 마이너리그를 거쳤고, 최근 류현진의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콜업돼 빅리그 복귀전을 치르기도 했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출산휴가를 마친 후 복귀, 다시 마이너리그로 향했던 호잉은 KT의 러브콜을 받아 약 1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한화와 달리, KT는 투타에 걸쳐 안정적인 전력을 지닌 팀이다. 탄탄한 선발 로테이션을 앞세워 전반기를 1위로 마쳤고, 후반기에도 전력상승 요인이 많다. 활용할 수 있는 불펜자원이 보다 많아졌고, 베테랑 유한준도 복귀한다. 강백호, 황재균 등 해결사들이 많아 호잉으로선 한결 부담을 덜고 타석에 임할 수 있다.
KT 역시 호잉을 활용한 작전야구를 펼치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 호잉의 KBO리그 데뷔 첫 안타는 기습적인 번트안타였다.
하락세로 인해 방출된 후 KBO리그로 돌아온 외국선수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이 가운데 명예를 회복한 케이스는 흔치 않았던 게 사실이다. 한화에서 치른 3시즌 동안 희로애락을 모두 맛봤던 호잉이 KT에서는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제라드 호잉.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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