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 김경문감독이 이끄는 도쿄올림픽 한국야구 국가대표팀은 결국 미국과 일본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의 황금기의 발판이 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프리미어(Premier)12 등 큰 국제대회에서 한국야구는 드라마틱한 경기를 펼쳐왔다. 그 배경에 한국야구보다 역사도 길고, 저변도 강하고, 수준이 높다고 인정받고 있는 미국, 일본을 꺾는 투혼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특유의 근성을 앞세운 한국야구의 전통이 사라져버렸다.
2000년 9월 호주 시드니 올림픽 때 김응용감독의 한국 대표팀은 준결승전에서 토미 라소다감독의 미국에 패한 뒤 3~4위전에서 일본을 꺾고 올림픽 첫 메달(동)을 따냈다. 올림픽은 셰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관하는 대회이다.
메이저리그(MLB)는 2006년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야구의 세계화에 나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orld Baseball Classic, WBC)를 만들었다.
WBC가 미국 메이저리그 주도로 열리자 2015년 WBSC는 일본의 지원을 받아 세계 랭킹 12위까지 국가들의 대표가 참가하는 WBSC 프리미어 12 대회를 창립했다. 2015년 제1회 프리미어12의 우승팀이 한국이다. 김인식감독의 한국 대표팀은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에 눌리다가 바뀐 투수를 공략해 4-3으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에서는 미국에 8-0으로 완승했고 당시 MVP가 이번 됴쿄 올림픽 주장 김현수였다.
메이저리그(MLB)와 일본프로야구(NPB) 대표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은 좋은 성적을 거두기는 했어도 우승한 적은 없다. 2006년 첫 대회에서 4강, 그리고 2009년 제2회 WBC에서는 결승전까지 진출했으나 일본의 간판타자 이치로에게 결정타를 맞아 준우승에 그쳤다. 2013년과 2017년 대회는 1라운드 탈락의 수모를 겪고 있다.
김경문감독이 국가대표 전임 감독이 돼 처음 펼친 2019년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은 준우승을 차지하기는 했으나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에 8-10, 결승전에서 다시 일본에 3-5로 패해 전력 차이를 확연하게 드러냈다. 아쉬운 것이 2019 프리미어12에서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치밀하게 한국야구의 위기를 분석해 전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했다는 것이다.
한국야구는 내년 9월 2022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게 된다. KBO 구본능총재는 2017년 7월24일 선동열감독을 한국야구 초대 국가대표 전임감독으로 선임해 한국 야구의 미래를 준비했다.
선동열감독은 정운찬 후임 총재 때인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으나 국회 청문회에 서는 불명예를 겪고 국가대표 감독직에서 자진사퇴했다. 제2대 국가대표 전임 감독이 김경문감독이다. 김경문감독은 2019년 1월28일 취임해 김시진 기술위원장과 함께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을 준비해왔다.
김경문감독은 1차 준결승전에서 일본, 2차 준결승전에서는 미국에 패해 두 번의 결승 진출 기회를 모두 놓친 뒤 인터뷰에서 속뜻은 그런게 아니었는데 오해를 살 수 있는 말을 해 청와대 국민 청원까지 등장하는 상황을 맞았다.
김경문감독은 과거 두산, 2018년 6월 NC 다이노스 감독에서 물러날 때 모두 자진사퇴를 했다. 거취가 분명하고 무엇보다 명예를 소중히 여긴다.
현재 분위기라면 김경문감독은 임기인 10월 이전에 스스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정지택)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회장 이종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한국야구를 살리기 위해 프로 아마가 모두 힘을 모으는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 불가피해졌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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