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박승환 기자] "죄송하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도쿄올림픽 일정을 모두 마치고 8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취재진과 만난 김경문은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몇번이고 숙였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도쿄올림픽을 통해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했다. 하지만 지난 4일 준결승에서 일본에 2-5, 5일 미국과 패자 준결승에서도 2-7로 패하면서 올림픽 2연패에 실패했다.
한국은 두 번의 결승 기회를 놓친 후 도미니카공화국과 동메달을 놓고 맞대결을 가졌다. 하지만 이마저도 6-10으로 재역전패를 당하며 충격의 노메달 수모를 당했다. 결국 메달을 딸 수 있는 세 번의 기회를 모두 눈앞에서 놓쳤다.
김경문 감독은 먼저 "죄송하다"며 "사실 국민들이 많은 성원을 보내주시고 응원해 주셨는데, 감독으로서 기대에 보답을 하지 못한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중 김경문 감독은 "금메달을 못 따서 아쉽지 않다"는 등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는 "누가 올림픽을 가는데 금메달을 따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겠나"라며 말 문을 열었다.
이어 김경문 감독은 "13년 전에도 그랬듯이 선수들과 한 경기 한 경기 하다가 목표를 이루는 것이다. 내가 선수들에게 금메달을 딴다고 이야기하면 부담이 얼마나 크겠나. 전혀 그런 뜻이 아니었다. 경기를 져서도 마음이 아픈데, 이런 내용을 접하면 마음이 조금 더 아프다"고 했다.
타격감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대표팀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타격이라는 것은 투수들이 좋으면 타자가 치기 어렵다. 13년 전보다 미국과 일본의 투수가 좋았다"며 "우리가 인정해야 한다. 13년이 지났는데, 조금 더 좋은 투수를 발굴하지 못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전했다.
비록 4위에 올랐지만, 전혀 소득이 없지는 않았다. 좌완 이의리(KIA)를 비롯해 김진욱(롯데), 김혜성 등 처음 태극 마크를 단 선수들의 활약이 고무적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국제 대회라는 것은 선발이 (중요하다). 13년 전에도 그랬지만, 선발이 힘을 내줘야 야수들도 벤치도 힘이 난다. 선발에서 조금은 부족했다. 하지만 이의리, 김진욱 좌완 두 선수가 앞으로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에 전혀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강백호의 '껌'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드러냈다. 김경문 감독은 "야구계가 여러가지로 안 좋은 것만 부각되는데, 물어보니 강백호도 경기를 이기고 있다가 역전되는 순간에 자기도 어떤 행동을 했는지 모르고 있더라"며 "선배들과 지도자들이 가르치고 주의를 주면 될 것 같다. 야구가 너무 안 좋은 쪽으로 공격을 당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야구대표팀이 김경문 감독이 8일 오후 '2020 도쿄올림픽'을 끝낸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입국장을 빠져 나오고 있다.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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