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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KBL 김희옥 총재(73)가 취임한지 한 달 보름 정도 지나고 있다. 전임 이종대 총재에 이어 지난 7월1일부터 3년 임기를 시작했다.
KBL은 10개 구단들이 돌아가며 총재를 추천한다. 그 첫 번째가 현대모비스가 추천한 이종대 전총재였고 김희옥 총재는 KCC의 추천을 받았다.
김희옥 총재는 어떤 분인지 한번 찬찬히 살펴보자. 농구팬이라고 하지만 농구와 1도 인연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법연수원 8기 출신인 김총재는 검사로 공직에 입문한 후 서울동부지검장-법무부차관-헌법재판관을 역임한 전형적인 법조인 출신이다. 대학총장 등도 지냈지만 40년가량 공직에만 있었던 분이다.
‘농구 문외한’인 김 총재가 법조계 출신이다보니 앞으로 KBL을 운영해 나갈 화두로 던진 것이 ‘공정성’‘윤리성’‘투명성’이다. 지난 7월1일 있은 취임사 끝부분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는데 김 총재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난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당연히 ‘공정성’ ‘윤리성’ ‘투명성’ 등 이 세가지 조건이 답보되지 않으면 프로스포츠가 아니다. 김 총재는 지금 KBL에서 이 세가지 가치가 훼손되었다고 판단하고 계신 것일까? 만약에 그렇다면 KBL은 문을 닫아야 할 위기인데 말이다. 많은 농구인들이 좀 뜬금없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 총재는 취임식에서 “경기장을 찾는 농구팬들의 발걸음이나 언론 미디어의 관심 등이 결코 예전 같지 않음을 알고 있다. 관중 수가 2011-2012시즌(133만 3,861명)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인 점 등 위기가 커져간다는 우려 또한 듣고 있다”라고 말했다. 나름대로 '위기의 KBL'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듯해 그나마 다행이다.
그래서 지금 김희옥 총재에게 가장 필요하지만, 취임사에서는 언급되지 않은 가장 아쉬운 덕목이 있다면 바로 비즈니스 마인드이다.
지금 KBL의 인기는 이제 겨우 바닥을 탈출하는 상황이다. 기업가 출신인 전임 총재가 끝없이 추락을 하던 농구의 인기를 그나마 조금 끌어 올린 덕분이다.
김 총재도 전임 총재에 이어 가장 많은 고민을 해야 되는 것이 프로 농구를 활성화시켜서 팬들의 사랑을 되찾아 오는 것이다.
프로농구도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모기업 주머니에서 운영자금이 나온다고 하지만 프로 스포츠는 산업이고 비즈니스이다. 자생력을 갖춰야 한다는 말이다. 프로 스포츠가 살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은 팬들의 인기이다.
김 총재 앞에는 프로농구의 현안들이 첩첩산중 쌓여 있다. 코로나 19의 팬데믹 때문에 어려움도 있지만 김 총재는 이제 걸음마 단계인 10개 구단의 통합마케팅을 어떻게 가속화시켜 프로농구의 내실을 다질 것인지 궁금하다.
또 KBL은 FA 제도 개선(지난 에어컨리그부터 원 소속구단 우선협상 폐지) 등등 몇몇 제도가 여전히 선수에 비해 구단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
심판 육성 및 관리 시스템도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다른 프로 스포츠에 비해 부족한 점이 많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팬들의 사랑을 되찾아오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인데 김 총재의 취임사에서는 그 생각을 읽을 수 없다.
여기에다 도쿄올림픽을 통해서 여자프로배구의 인기는 정말 하늘을 찌를 듯 하다. 같은 겨울 스포츠인 배구의 인기가 높아 진다는 것은 농구의 관심이 떨어진다는 이야기와 다름없다.
공교롭게도 KOVO(한국배구연맹)는 직접 구단주가 총재를 맡은 이후 배구는 인기를 얻었고 프로농구를 추월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런 내우외환에 처한 KBL인데 자꾸 눈에 밟히는 단어가 ‘공정성’ ‘윤리성’ ‘투명성’이다. 김 총재가 이 세가지만 강조하다 보면 또 다시 KBL은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
‘무관심한 구단주’에 ‘문외한인 총재’라는 오명을 듣지 않으려면 김 총재의 생각부터 바꿔야 하지 않나 싶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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