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그런 생각을 갖고 던진 것 같다."
키움 홍원기 감독이 후반기를 준비하면서 가장 걱정한 건 역시 선발진이었다.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과 토종 주축 선발 한현희, 안우진의 이탈은 마운드를 넘어 전력의 커다란 균열로 다가왔다. 주전 2루수 서건창을 LG에 넘기면서 정찬헌을 영입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필승계투조 이승호를 선발투수로 복귀시키고, 추격조로 나서던 사이드암 김동혁을 선발진에 넣었다. 사실상 에릭 요키시 외에는 계산되는 선발투수가 전무하다. 최원태를 제외하면 토종 선발투수 전원 물갈이다.
이들이 무너지면 키움의 후반기도 무너질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최원태와 김동혁이 잇따라 호투한 후반기 첫 3연전은 의미 있었다. 최원태는 11일 고척 KT전서 5.2이닝 5피안타 1탈삼진 4사사구 1실점으로 시즌 5승(5패)을 수확했다.
최근 1~2년 주춤했다. 잔부상도 많았고, 기복도 심했다. 투심패스트볼이라는 주무기가 있었지만, 안정감이 떨어졌다. 한현희와 안우진이 토종 기둥 역할을 하면서 사실상 5선발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에릭 요키시에 이어 실질적 2선발 노릇을 해야 한다.
홍원기 감독은 고무적으로 바라봤다. "5회까지 세 차례 위기가 있었는데 주축투수들이 없는 상황서 책임감을 가져야 할 투수다. 그런 생각을 갖고 투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했다. 오히려 최원태는 6회를 스스로 마무리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홍 감독은 "6회 마무리를 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하던데,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앞으로 기대된다"라고 했다.
김동혁은 새로운 5선발이다. 홍 감독은 "5이닝만 버텨주면 하는 바람이다. 올림픽 브레이크에 투구 개수를 올려놨다. 운영을 영리하게 하면 5이닝까지 막아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사이드암으로서 투심,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며 1군 추격조로 중용됐다.
공 스피드는 최고 132km에 불과했다. 제구에 기복은 있었다. 1회에 사구만 두 차례 허용하며 3실점하는 등 프로 데뷔 후 첫 선발등판서 고전했다. 그러나 5회까지 추가 실점하지 않고 버텨냈다. 3회를 제외하면 매 이닝 위기가 있었지만, 도망가지 않고 버텨냈다. KT 타자들이 생소한 김동혁의 느린 공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장면이 많았다.
키움은 후반기 첫 3연전서 선두 KT에 예상을 뒤엎고 스윕했다. 최원태 책임감과 김동혁의 가능성을 확인한 게 최대 수확이다. 두산과의 주말 홈 3연전은 이승호의 선발 복귀전과 정찬헌의 키움 데뷔전이 이어진다. 이승호는 전통적으로 두산에 강했고, 정찬헌은 LG에서 꾸준히 5선발을 수행했다. 결국 토종 선발 4인방이 키움의 올 시즌 운명을 쥐었다.
[최원태(위), 김동혁(아래). 사진 = 고척돔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