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열심히 안 했다? 그건 동의할 수 없다."
베이징올림픽 야구 금메달리스트에게도 '요코하마 참사'는 안타까움 그 자체였다. 키움 이용규는 TV를 통해 한국 야구대표팀의 도쿄올림픽 노메달을 목격했다. 아끼는 후배 김혜성에겐 영상통화까지 걸어 격려했지만, 차가운 현실을 확인했다.
이용규는 12일 고척 KT전 직후 "우리 대표팀을 굉장히 많이 응원했다. (김)혜성이에겐 일본전을 앞두고 이겨달라고 했는데 많이 안타까웠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력으로 부족한 부분을 느꼈다. 뛴 선수들도 느꼈을 것이다. 투수들이든 타자들이든 좀 더 개개인이 발전하고 기량을 늘려서 준비를 잘 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베이징올림픽과는 확실히 달랐다. 이용규는 "그때는 선발투수들이 굉장히 좋았다. 외국 투수들에게 뒤처지지 않았다. 타선도 굉장히 짜임새가 좋았고 컨디션도 좋았다. 여러 가지가 잘 맞아떨어졌다. 이번 올림픽은 반대로 잘 안 풀렸다. 선수들이 경기를 하면 할수록 부담을 갖고 임했다"라고 돌아봤다.
이용규는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하다. 도쿄올림픽이 열리기 전에도 "국제대회 스트라이크 존은 KBO리그와 다르다. (심판들의 스트라이크 콜이)바깥쪽으로 후하니 바깥쪽을 노려야 한다"라고 했다. 실제 김경문호 참패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찬스에서 적시타가 터져야 할 때 터지지 않은 점이다. 이해할 수 없는 스트라이크 콜도 분명 있었다. 그러나 적응하지 못한 것에 대한 핑계는 있을 수 없다.
이용규는 "일본과 미국에 좋은 투수가 많았다. 우리 타자들이 위축된 것 같있다. 초구에 치기 좋은 볼이 굉장히 많았는데 방망이가 잘 안 나왔다. 그러다 2스트라이크에 몰렸다. A급 타자라고 해도 2S 이후에는 불리해진다. 그러다 보니 선취점도 못 뽑고, 점수를 빼앗긴 뒤 몸도 경직됐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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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진단이다. 김경문호는 선취점을 뽑아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간 경기가 많지 않았다. 생소한 투수들에게 고전했다. 여기에 올림픽 전부터 각종 악재가 있었고, 올림픽서 반드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그러나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계속 꼬였다. 악순환이었다.
이용규는 "원래 못하는 선수들이 아닌데 조심스럽지 않았나 싶다. 내가 보기에도 우리 타자들이 부담감이 굉장히 많다는 걸 느꼈다. 그걸 이겨내면 좋았을 텐데 안타까웠다. 물론 상대에 기량 좋은 투수도 많았다"라고 했다.
단, 이용규는 "열심히 하지 않았다? 그건 동의할 수 없다"라고 했다. 일각에서 지적한 경기에 임하는 태도의 문제는 아니라고 봤다. 사실 대회 준비의 디테일, 벤치 디시전의 효율성에서 일본과 미국, 도미니카공화국에 밀렸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요코하마 참사를 거울 삼아 다음 국제대회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이용규는 "(강)민호도 나와 동기다. 대표팀에 뽑힌 게 부러웠다. 나보다 기량 좋은 선수들이 올림픽에 가서 응원을 했는데 아쉬웠다. 사실 국가대표에 한 번도 못 가는 선수가 많지 않나. 다음 국제대회서 이번 올림픽을 교훈 삼아 준비를 철저히 해서 좋은 결과를 내면 좋겠다"라고 했다.
[이용규의 베이징올림픽 출전 모습(위), 김경문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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