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스무살 노예림(하나금융그룹)의 ‘화려한 성인식’은 언제 이뤄질까.
미LPGA투어의 ‘차세대 기대주’로 꼽히고 있는 재미교포 노예림(미국명 Yealimi Noh)이 제2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자신의 10대 마지막 날 ‘메이저 대관식’을 눈앞에 뒀다 막판 주저 앉았던 노예림이 역전패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재도약을 다짐하고 있는 것.
노예림은 지난달 26일 프랑스 에비앙에서 열렸던 미LPGA투어 메이저대회 아문디 에비앙챔피언십(총상금 450만달러) 최종일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에 실패, 연장에 합류치 못해 분루를 삼키고 말았다. 티샷이 밀리면서 오른쪽 러프로 가는 바람에 아이언으로도 쉽게 투온이 되는 홀에서 레이업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결국 2m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 꿈을 이루는데 실패했다.
2001년 7월 26일 생으로 이날이 정확히 10대의 마지막 날이었던 노예림은 ‘틴에이저 여왕 대관식’은 물거품이 됐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사실 노예림은 이제 막 스무살이 넘은 투어 루키지만 앞서 이미 두 차례나 우승 기회를 목전에 두기도 했던 ‘미완의 대기’다. 아마 시절이던 2018년과 2019년 미 주니어무대의 메이저 대회랄 수 있는 걸스 주니어 PGA챔피언십과 US주니어아마챔피언십(이상 2018년), 캐나디언여자아마챔피언십(2019년)을 거푸 제패, 동년배 최강의 자리에 올랐었고 최고의 영예라 할 수 있는 AJGA(미국주니어골프협회) 2019년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기도 했었다.
이러한 걸출한 아마 경력과 함께 미LPGA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던 노예림은 비록 두차례에 걸쳐 비록 실패를 맛봤지만 세계 최고봉에 오를 절호의 기회를 맞기도 했다. LPGA투어 데뷔 직전인 2019년 9월 시드가 없어 먼데이퀄리파잉을 거쳐 출전한 캄비아포틀랜드클래식에서 최종일 3홀을 남기고 3타차 선두였으나 막판 중압감을 이기지 못해 호주의 한나 그린에게 역전패를 당한 바 있다.
두번째 실패는 지난해 12월의 발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카의 공동 2위. 이 대회에서도 마지막 날 1타를 줄이는데 그쳐 4타를 줄인 노장 안젤라 스탠포드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따라서 세번째 분루를 삼킨 이번 아문디 에비앙챔피언십이 더욱 아쉽다. 첫날부터 선두에 올라 대회 내내 안정감 있는 플레이로 우승을 가시권에 뒀으나 막판 연속으로 짧은 퍼트가 홀을 외면한데다 스코어를 줄일 수 있는 마지막 홀 마저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나 우승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경기 후 노예림은 “메이저 대회에서 이 만큼의 성적을 낸 것도 감사한 일이나 짧은 퍼팅을 많이 놓쳐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는 보다 침착한 플레이로 찾아 온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노예림은 176cm의 좋은 체격조건에서 나오는 시원한 장타가 일품이다. 평균 비거리가 270야드에 육박, 투어 정상권의 비거리를 가지고 있다. 롤렉스 세계랭킹 32위에 올라 있다.
노예림은 2018년 하나금융그룹이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개최했던 하나금융그룹 박세리 주니어챔피언십에 출전해 우승을 차지하면서 국내 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당시 국내에서 열리던 미LPGA투어 하나금융그룹챔피언십 출전권이 걸려 있던 대회에서 우승해 LPGA투어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하나금융그룹과도 인연을 맺어 올해로 3년째 후원을 받고 있다. 안정적으로 투어에 전념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됐던 것. 또 지난해부터는 하나금융그룹 외에 애디드 컴퍼니의 ‘새콤부차’를 새로운 서브 스폰서로 영입, 더욱 안정된 투어 생활을 영위하고 있기도 하다.
새콤부차는 발효음료인 콤부차를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개발한 제품으로 재정적인 후원과 함께 컨디션 조절에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기도 하다.
자신의 틴 에이저 시절을 마감하며 세차례 ‘실패의 쓴맛’을 본 노예림이 ‘소중한 경험’을 어떻게 승화해 정상의 단맛을 볼 지 많은 이들이 지켜보고 있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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