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LG의 마무리 고우석(23)이 13일 잠실 홈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 0-2로 뒤진 9회초 마지막 수비에 등판했다. 그런데 박빙의 경기 상황도 긴장할 만했으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 있어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도 따지 못한 '요코하마 참사' 후유증이 아직은 남아 있는지 우려를 자아냈다.
고우석의 지난 7월5일 한화전 등판 1이닝 무안타 승리를 거둔 이후 KBO리그 첫 등판이자 도쿄 올림픽 복귀 첫 무대였다. 구위는 변함이 없었다. 첫타자 롯데 4번 안치홍을 초구 시속 152km 패스트볼(파울), 그리고 2구 150km 패스트볼을 던져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다음타자 5번 전준우는 공 하나, 시속 141km 슬라이더로 우익수 플라이로 잡았다. 2사 후 6번 정훈에게 1구 커브에 이어 2구 슬라이더에 좌전안타를 내주었으나 다음 타자 한동희를 볼카운트 노볼 투스트라이크에서 제 3구 시속 151km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3구 삼진이었다. 커브의 구속도 시속 134km까지 나왔다.
고우석은 공 8개로 가볍게 1이닝을 막았으나 0-2로 지고 있는 게임에 등판해 LG가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동점이나 역전을 만들지 못하면 단지 컨디션을 점검하는 차원의 등판이 될 수 밖에 없었다. 롯데 서튼 감독은 완봉 페이스로 역투하던 박세웅이 9회말 선두타자 홍창기를 7구 접전 끝에 볼넷으로 진루시키자 지체없이 마무리 김원중을 투입해 경기를 2-0으로 끝냈다.
LG는 SSG와의 후반기 첫 3연전에서 10, 11일 경기를 승리해 전반기 포함 4연승으로 KT와 공동 1위에 올라서 있었다. 11일 SSG전에서는 외국인 용병 보어가 KBO리그 데뷔 첫 안타를 솔로홈런으로 기록하는 등 타선에서 홈런 4개가 터져 12-5로 대승했다. 아쉬웠던 것은 전날인 12일 경기가 갑자기 내린 폭우로 취소됐다는 것이다.
LG 류지현감독은 이날 홈구장에서 계속된 롯데와의 3연전 첫 경기에서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로 전반기 막판 KBO리그가 전격 중단, 연기되고 올림픽 휴식 기간이 겹치면서 후반기에는 연장전 승부가 없다는 점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고우석을 0-2로 뒤진 상황에서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을 것이다.
그러나 9회말 볼넷으로 진루한 홍창기에 이어 롯데 마무리 김원중 등판 후 타석에 들어선 2번 김현수는 좌익수 플라이아웃, 휴식기에 트레이드로 영입한 서건창은 삼진, 그리고 전 경기서 자신의 KBO리그 첫 안타를 홈런으로 기록한 용병 보어는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고우석은 국가대표로 도쿄올림픽에 참가했으나 마무리가 아닌 불펜으로 등판했다. 한일전에서 수비를 하다가 1루 베이스커버를 실수해 패배의 빌미가 된 아픔을 겪었다. 그에게는 도쿄 올림픽이 큰 상처로 남아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팀의 마무리로 복귀한 고우석을 지고 있는 경기가 아니라 동점, 혹은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시켜 리그 1위를 노리고 있는 소속팀 LG 벤치의 변함없는 신뢰를 보여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컸다.
어떤 팀도 모든 경기를 이길 수는 없다.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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