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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펜싱 선수 김정환, 구본길, 김준호, 오상욱이 다양한 비하인드를 솔직하게 풀어냈다.
17일 방송된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에서는 2020 도쿄올림픽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펜싱 어벤져스' 김정환, 구본길, 김준호, 오상욱이 출연했다.
이날 탁재훈, 임원희, 이상민, 김준호 '돌싱포맨'은 손님맞이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알파벳 풍선을 불고 장미 꽃길을 만들었다. 그러나 미처 준비가 끝나기도 전에 손님이 도착하고 말았다.
손님의 정체는 다름 아닌 2020 도쿄올림픽 펜싱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김정환, 구본길, 김준호, 오상욱 '펜싱포맨'. 김준호는 "딱 들어오면 음악 틀면서 '축하합니다'하면서 시작하려고 했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탁재훈은 "펜싱을 어떻게 배울 생각을 했느냐"라며 물었다. 그러자 구본길은 "요즘은 좀 많아졌는데 저희 때는 전국에 한, 두 개였다. 우연히 그 중학교에 가게 됐는데 호기심에 시작했다가 지금까지 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정환은 "열에 아홉은 그만둔다. 중학교 때 그만두고 고등학교 때는 입시 때문에, 대학교 때는 군대, 그다음에는 실업팀이다"라며 "운동선수들만 갈 수 있는 부대가 있는 모집인원이 정말 적다. 20명 중 1명 정도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상민은 '펜싱포맨' 결성 계기를 이야기했다. 은퇴를 한 김정환을 구본길이 다시 불러왔던 것. 이상민은 "정환 씨가 은퇴를 했는데 다시 팀으로 복귀할 때, 준호 씨 같은 경우 개인전을 못 뛰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준호는 "이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불편하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정환은 "컴백에 본길이가 한 50% 정도 해줬다. 그리고 제가 작년 9월에 결혼을 했다. 아내는 저를 '왕년에 운동 좀 한 국가대표' 정도로 알았다. 집에 와서 TV를 보는데 후배들이 나오면 '오빠도 저 정도 했어?'라고 하더라"라며 "'더 했지'라고 하니까 '에이' 이러더라. 그런데 그때 갑자기 가슴이 뜨거워졌다"라고 회상했다.
이를 들은 김준호는 "형수님께 운동했던 거 보여주려고 가슴이 뜨거워졌다고 하셨다. 그것 때문에, 저도 7년간 준비했는데…"라고 말해 출연진들을 폭소케 했다.
구본길은 "준호가 저랑 정환이가 대선배니까 말을 못 했다"라며 웃어 보였다. 때마침 김준호와 구본길은 룸메이트였다고. '돌싱포맨'이 상황극으로 재연을 시도하자 김준호는 "상욱아, 소주있냐"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구본길과 오상욱은 2018년 아시안 게임 결승에 맞붙였던 이야기를 꺼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는 군 면제 혜택을 받는다. 구본길은 "상욱이는 군 면제가 걸려있었다. 저는 아시안게임 3연패 기록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구본길은 "고민을 정말 많이 했다. 게임을 하면서도 마음이 약해졌다. 결국 제가 이기긴 했다. 끝나고 너무 미안했다"라며 "끝나면 '와아아' 해야 하는데 너무 미안해서 눈물이 났다. 오히려 상욱이가 저를 위로하더라"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오상욱은 "저도 은메달 따고 '하아' 했다. 인터뷰 하는 데까지 같이 걸어가야 하는데 본길이 형이 울고 있었다. 그래서 '괜찮냐고' (위로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구본길은 "저희가 단체전이 있었다. 저는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큰 그림을 그린 것"이라며 마무리했다.
그러자 김준호는 "울었다고 하지 않았냐. (미안해서) 그것 때문에 울었냐 기뻐서 울었냐"라고 물었다. 오상욱은 "(구본길의) 입이 웃고 있더라"라고 맞장구쳤다. 그러자 구본길은 "시상식에서 사진을 찍지 않느냐. 저도 모르게 손가락 3개를 펴고 있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올해 28살인 김준호는 펜싱 선수로는 어린 나이라고. 구본길은 "서른 정도는 돼야 노련미가 생긴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아직 20대인 김준호와 오상욱은 "어린 나이도 더 잘할 수 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어중간한 둘째 구본길이 "제가 애매하다. 여기 갔다 저기 갔다 흔들린다"라고 말하자 오상욱은 "좋은 것만 저희 쪽으로 온다"라고 말했다. 이에 구본길은 "얼굴은 이쪽으로 하겠다"라며 바짝 붙어 앉았다.
이상민은 "이 펜싱기술은 전 세계에서 내가 1등인 것 같다"라고 질문했다. 이를 들은 김정환은 "본길이 같은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하다. 얍삽함이 4대륙 중에 최고"라고 답했다.
김준호가 "펜싱이 얍삽할 게 뭐가 있느냐"라고 묻자 김본길은 "펜싱이 가위바위보랑 비슷하다. 수 싸움이다. 상대를 빨리 읽는 거다. 깐족깐족 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표정이 보이지 않으니 동작을 활용한다고. 구본길은 "파이팅을 일부러 앞에서 넣는다. 사람이 화가 나면 동작이 커진다"라고 덧붙였다. 김정환은 "몸 자체가, 라인이 약 오른다"라고 거들었다.
구본길은 "비디오 판독할 때 보통 선수들은 매너 있게 요청한다. 저는 간절하다"라며 즉석에서 행동을 재연해 보였다. 무릎을 살짝 굽히며 요청한다고. 구본길은 "안 주면 바로 무릎도 꿇는다"라고 덧붙였다.
김정환은 "분위기가 저쪽으로 넘어가면 한국말로 '앗 따가라'라고 한다. 상대가 와서 미안하다고 하면 그때 찌른다"라며 "본길이가 우리나라 대표팀이라는 게 너무 든든하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탁재훈은 "(경기 중) 소리는 왜 그렇게 지르냐. 양쪽 다 지르더라"라고 물었다. 구본길은 "판정은 심판이 한다. 제가 심판을 볼 때도 어필하는 쪽에 약간이라도 기울어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늦게 찌른 걸 알아도 할리우드 액션이 필요하다. 저희 셋은 늦었다 싶으면 실점을 인정한다"라며 "본길이 같은 경우 조금 늦은 걸 알아도 그 표정이 있다. 너무 억울하다는 그 표정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구본길은 "그게 전략이다. 분위기니까"라며 변명했다.
2020 도쿄 올림픽의 명대사 중 하나인 '의심 하지 마'. 구본길은 "상욱이가 잘하는 선수인데 점수 차이가 많이 났다. 상욱이 실력으로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자기 실력을 자꾸 의심하더라. 그래서 뒤에서 '의심하지 마'라고 했다.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오상욱은 "한 포인트를 하고 뒤를 돌았는데 팀원들이 가만히 있으면 힘이 안 난다. 뒤 돌았을 때 형들이 제스처를 해준다. 그런 게 힘이 된다"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이후 '돌싱포맨'과 '펜싱포맨'의 자존심 대결이 펼쳐졌다. 첫 번째 대결은 상대가 던지는 공을 버티는 '짐볼 볼링'. 1대 1 대결은 놀랍게도 무승부로 돌아갔다. 최연장자 탁재훈과 최연소자 오상욱이 서로의 공을 버텨낸 것. 그러나 이어진 단체전은 임원희가 쓰러지면서 손쉽게 '펜싱포맨'이 승리했다. 패자 임원희의 딱밤으로 '짐볼 볼링'은 끝이 났다.
다음 대결은 레몬을 빨리 그리고 많이 먹으면 되는 '레몬 의리 게임'. 스포츠와는 상관 없는데다 경험이 있기 때문에 '돌싱포맨'의 승리가 점쳐졌다. '돌싱포맨'의 기록은 무려 5분 7초. '펜싱포맨'은 "펜싱, 펜싱, 파이팅"을 외치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 =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 방송 캡처]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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