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최창환 기자] 패배를 잊은 지 오래다. 김재윤이 KT를 넘어 KBO리그 톱클래스 레벨의 마무리투수로 거듭났다.
KT 위즈는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 16일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는 패색이 짙은 9회말 2사 1, 2루서 제라드 호잉이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극적인 5-5 무승부를 만들었다. 역전승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순위 경쟁 중인 팀을 상대로 벼랑 끝에서 따낸 무승부라는 데에 있어 승리 못지않은 의미가 있었다.
투수, 타자 가릴 것 없이 KT의 1위 질주를 논하는 데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조각들이다. 이 가운데에서도 김재윤은 KT가 승리하는 순간을 마운드에서 가장 많이 누린 선수다. 김재윤은 올 시즌 39경기에 등판, 4승 1패 22세이브 평균 자책점 1.76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특급 마무리투수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는 수치다.
22세이브는 김재윤의 개인 한 시즌 최다 세이브다. 종전 기록은 지난 시즌의 21세이브였다. 더불어 KT 소속 투수의 한 시즌 최다 세이브이기도 하다. 김재윤이 곧 KT의 역사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오승환(삼성, 27세이브)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KT의 전력과 최근 삼성의 경기력을 감안하면, 김재윤으로선 생애 첫 세이브 1위도 노려볼만하다.
패배를 잊은 질주다. 김재윤은 지난 5월 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패전투수가 된 후 패배 없이 세이브를 쌓고 있다. 탄탄한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한 KT는 주권-김재윤으로 이어지는 필승조가 올 시즌에 보다 강력한 면모를 발휘, 창단 첫 한국시리즈를 향한 진격을 이어가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김)재윤이 덕분에 계산이 엄청 편해졌다. 데이터를 봐도 RPM을 비롯해 직구 구위가 많이 좋아졌다. 편하게 볼 수 있다. 스스로도 최근 2년의 경험을 통해 자신감이 많이 붙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이어 “시즌 초반에는 주자를 내보낸 후 따낸 세이브도 종종 있었지만, 최근에는 완벽한 세이브가 많다.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꾸준히 세이브를 따내면서 자신감도 얻었을 것이다. 실점했다면, 똑같은 상황에서 잔상이 남아있었을 것이다. 그걸 이겨낸 덕분에 현재까지 좋은 결과가 이어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재윤은 후반기에 보다 많은 경기에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KBO리그가 코로나19 여파로 후반기 연장전을 폐지, 9회까지만 경기가 운영되기 때문이다. 무승부 역시 상위권 팀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김재윤은 세이브 상황이 아닌 경기에서도 KT의 뒷문을 맡는 경기가 많을 것이다.
전반기보다 체력,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은 레이스. ‘끝판왕’과의 격차를 점진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는 김재윤의 기세는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김재윤.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