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윤욱재 기자] KBO 리그는 후반기 들어 중요한 변수가 하나 생겼다. 바로 연장전이 사라진 것이다.
보통 대부분 경기는 정규이닝인 9회에 마무리되지만 연장전이 없는 야구는 벤치의 생각과 움직임을 통째로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변화라 할 수 없다. 경기가 시소 게임으로 흐르면 벤치에서는 연장전을 대비한 전략도 마련하는데 이제는 그 전략이 완전히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연장전이 없는 야구는 외국인 감독도 번트 사인을 하도록 움직이는 힘을 가졌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지난 14일 인천 SSG전 8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최원준에게 번트 사인을 지시했다. 최원준은 투수 희생번트를 성공했다. 비록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KIA에게는 필요한 작전이었다. 2-1로 겨우 리드하고 있었기에 1점만 추가한다면 승리와 가까워질 수 있었다. 실제로 이 경기는 9회 2-2 무승부로 끝났다.
윌리엄스 감독은 "최원준에게 번트를 시도하는 사인을 냈는데 보통 일반적인 경기였다면 사인이 안 나갔을 것이다. 이제는 초반 득점이 프리미엄이 붙는 느낌이다. 우리 뿐 아니라 모든 팀에 공통 적용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연장전이 사라지면서 벤치의 움직임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윌리엄스 감독은 "선발투수에게 기대하는 이닝이 5이닝 정도로 달라졌다. 불펜투수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준비가 가능하면 리드시 6회부터 가동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득점 찬스가 있으면 무조건 살려야 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자연스레 무승부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무승부도 어떤 과정 끝에 무승부가 됐느냐에 따라 선수단의 분위기도 달라질 수 있다. "사실 지고 있는 상황일 때 따라잡아서 동점이 되면 오히려 이긴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마련이다. 반대로 이기고 있다가 동점이 되면 경기를 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라는 것이 윌리엄스 감독의 말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연장전이 없으면 운영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입장이다. "8~9회는 수비를 강화하는 것을 위주로 운영할 수 있다. 승리조도 빨리 붙일 수 있다"는 김태형 감독은 "연장전이 있을 때는 연장에 가서 상위타선 차례가 올 것 같으면 대주자를 쓰기 망설여지기도 한다. 연장전이 없으니까 좋기는 하다"라고 말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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